아이에게 미안한 여름 코스모스펀드 12-29 09:29
이름: 바위처럼2 2001/8/4(토) 11:30 아이에게 미안한 여름   어제 무척 더웠지요. 회사에서는 에어컨 나오고 시원했는데.. 퇴근 후에는 고작 선풍기 하나 밖에 없는 집에서 열대야를 견뎌야 했습니다. 더위에는 어지간히 자신있다고 생각했으나 어젯밤은 정말 견디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얼마전 아내는 돌도 안된 아이를 위해 에어컨을 사자고 요구했지만, 저는 에어컨보다 전기료가 더 걱정되어 망서렸습니다. 그런데 어제 뉴스를 보니 전기요금 누진세 때문에 많은 가정들이 예년에 비해 곱절 이상 많은 전기료 요금에 당황했다는 이야기가 있더군요. 그걸 보고 아내는 어차피 못쓸 에어콘, 사면 뭐하냐며 주눅든 가장을 위로했지만, 세상에 태어나 이렇게 무더운 밤을 처음 맛보았을 아이에게는 정말 미안했습니다. 요즘에 들어서 아끼고 산다는게 정말 쉽지 않다는걸 알았습니다. 웬만한 가정에는 있을 자동차나 에어콘  한 대도 없이 동네 몇바퀴 돌며 주말을 보내는 우리 부부로서는 미래를 위해 현재의 어찌보면 단조롭고 재미없는 생활을 견뎌야 한다는게 쉽지 않은 선택인 것 같습니다. 더구나 이런 절약하는 생활이 돌도 안된 우리 아이에게 무더운 여름을 억지로 강요하는 것 같아 아빠로서 마음이 좋지 않습니다. 그나마 한가지 위로가 되는 건 에어컨을 산 우리 옆집 이웃들도 전기료가 무서워 에어컨을 거의 못쓰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좀 못됐지요? ^^; 어찌되었건 서민들은 다들 그렇게 무더운 여름을 견뎌내며 아끼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만 절약하고 아끼고  아이에게까지 무더운 여름을 보내게 만드는게 아니고 다른 나와 비슷한 생활수준의 분들도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한결 위로가 됩니다. 무더운 여름, 다들 잘 견뎌내십시오. 여기 시원한 수박 화채 한사발 올립니다. 건강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