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莊子) 첫 머리에 큰 붕(鵬)새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 붕이 9 만 리를 날아오릅니다. 그러자 말매미와 발의새가 이 것을 보고 비웃으며 하는 말이 “ 우리는 날개를 푸드덕거리며 날아올라 느릅나무와 참빗살나무 가지를 쪼려고 하지만 때로는 닿지 못하고 땅바닥에 동댕이쳐지지. 무슨 필요가 있어서 9 만리나 날아올라 남쪽으로 가려고 하지?”
"푸른 풀숲이 있는 들로 가는 자는 세끼의 점심만를 싸가지고 가도 돌아올 때는 배가 부릅니다. 그러나 백리를 가는 자는 밤에 미리 양식을 절구에 찧어 준비를 해야 하고, 천리를 떠나는 자는 석 달 양식을 가지고 출발합니다. 이 벌레와 새가 무엇을 안단 말입니까? 작은 지혜는 큰 지혜에 못 미치고 짧은 수명을 가진 자는 긴 수명을 가진 자에 미치지 못한다 함은 이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인간의 작은 지혜는 조물주의 큰 지혜에 미칠 수 없습니다.
1 뒤로 0 이 80 개 정도 붙는 수는 얼마나 큰 수일까요? 과학자들이 추산하기로는 그 숫자는 관측 가능한 우주 내에 존재하는 원자의 총 수와 비슷하다고 합니다. 그러면 [코스모스]의 저자인 칼 세이건 박사가 말한 대로 1 뒤로 0 이 100 개가 붙은 수는 얼마나 더 크겠습니까? 그런데 1 뒤로 0 이 100 개 붙은 수 만큼 1 뒤로 0 이 붙은 수는 또 얼마나 큰지, 그 수을 기다란 종이 테이프에 적어 나간다면 그 종이는 관측 가능한 우주 공간을 가득 채우게 된다고 합니다.
그런 수일지라도, 그만한 날들 일지라도 무한과 영원에 비하면, 1 혹은 몇 일과 그리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물며 사람의 소유물과 수한(壽限) 그리고 지혜라고 해봐야 얼마나 되겠습니까?
2004/1/21(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