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방 ::
금기 그리고 헛된 희망 구름길
09-25 17:58
George Frederick Watts, Hope, 1885


데블스 에드버킷이란 영화에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신은 인간에게 본능이라는 아주 매력적인 선물을 주셨지..
그리고는 룰을 정한거야.
보긴하되... 만지지는 말라...
만지기는 하되... 맛보지는 말라...
맛보기는 하되... 삼키지는 말라...

인간이 본능과 말씀사이에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위에서 지켜보는 하나님은
''새디스트''야.. 라고 적그리스도가 말합니다.

그래서 하늘을 보며 물어 봤었어요..
''새디스트신가요?''
그랬더니 별 말씀 없으시더군요...제 말이 씹혔다는것을 느꼈습니다.


하하...
솔직히 그렇잖습니까.
나는 내가 믿은 종교에 그렇게 열심인 신자는 못되지만
세상사 많은 것들이 실컷 궁금증만 잔뜩 만들어 놓고
''절대 하지말라''하면
그것이 뭐 말처럼 쉽게 되나요?

아마도 신화에서 하지말라고 했던 금기의 함정에 빠진 이중
가장 으뜸은 <판도라> 일 듯 싶니다.

<판도라>는 신화에서 인류 최초의 여성입니다..
<판도라>의 뜻은 "온갖 선물을 다 받은 여자"라는 것 아시지요?

많이 들으셨겠지만 그리스 신화 얘기 좀더 하겠습니다.
프로메테우스가 인간에게 불을 가져다 주자 제우스가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헤파이스토스에게 여자를 만들게 했다고 합니다.

참 이상도 합니다.
아니 왜 여자의 창조를 그런 이유땜에 만들었는지...참...그렇네요.
하여간 헤파이스토스가 여자를 만들자
아프로디테가 아름다움을 불어넣고
헤르메스는 남자를 설득하는데 필요한 기지를 선물했다고 하는군요.

그리고 그 문제의 상자를
제우스는 판도라에게 주면서
절대 열어보지 말라고 했다지요.

아니 열어보지 말라고 하면서 왜 줍니까?
차라리 주질 말든가...
아니면 그 안에 무엇이 있는지 가르쳐주어
경고를 하든가 하지요.

신들의 왕 제우스 알고보면 참 치사합니다.
프로메테우스가 불을 훔쳐서
인간들에게 가져다 주었다고 열받아서리
예쁜 여자 만들게해서 일저지르게 하고...
아시다시피 당근 호기심을 견디지 못하고 열어보게 되지요.

상자의 뚜껑을 여는 순간 제우스가 인간 세상에 내려보내려고
준비해 둔 질병, 가난, 불행 같은 재앙들이 훌훌 빠져나왔지요.

기절초풍하여 기겁한 판도라가 얼른 뚜껑을 닫아 그나마 상자안에 남아
빠져 나오지 못한것이 단하나 "헛된 희망"이라고 하지요.

결국 예쁜 여자 판도라가 열어본 상자안에서
겨우 담아낸 것이 "헛된 희망" 하나뿐이니
이 세상 많은 사람들이 헛된 희망에 매달려
그렇게 살다 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위의 그림은 Watts가 그린것입니다.
19세의 화가인데 판도라의 상자에 남은
"헛된 희망"을 그림으로 형상화한 것입니다.

보기에도 애처로운 이 여인은
지구위 같은 곳에 앉아 두 눈을 천으로 감싸인채
[리라]의 소리에 애착하고 있는 듯 합니다.
이미 끊어진 줄과 남겨진 마지막 줄 사이에서요.

흠...
Watts의 그림을 보면 그런데 왠지 마음이 아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