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했다.

아무리 이명박 정부가 정신나간 정책을 사용한다고 해도 과연 그걸 쓰겠는가 했다. 그런데 오늘 이명박 정부는 그걸 발표한다고 한다. 아침 뉴스를 듣고 이 인간들 드디어 갈때까지 가는구나 라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도대체 그게 뭐냐구?..그건 다름아닌 수도권 투기 과열지구 해제 라는 카드다.

안팏으로 부동산에 관련된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원래 현장에 민감했던 터라 여기저기 들리는것도 있다. 질문도 많이 받는다. 특히 내집마련을 앞두고 있는 사람들과 어렵사리 집한간 마련하여 최근 대출금리 인상에 발동동 구르는 사람들에게 말이다. 이런 질문을 받다 보면 이제까지는 "충동적으로 매매 하지 말라"라는 말을 많이 해왔다. 집은 거주의 목적이기 때문에 거주목적이 충분하고 자금의 여유가 있으면 가격변동이 다소 있다고 하더라도 사는게 맞다. 지금 사야(또는 팔아야) 될때나 말아야 될때냐..묻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럴때마다 나는 "남들 생각하지 말고 자신의 입장에 충실하라"라고 말했다. 길게 보면 그게 정답이기 때문이다.

집이 두채, 새채 있는사람들에겐 최근 부동산 흐름은 재앙과도 같은 처지일 것이다. 거기에 자기 자본이 아닌 담보레버리지를 이용해 부동산 양의 규모를 늘린 사람들은 제삿날 받아논 사람마냥 후달릴 듯 하다. 매매는 정지되고 호가는 하락하고 담보이자는 올라가는 형국에서 깡통되는건 시간문제이기 때문이다. 자기 자본으로 부동산 규모를 늘린사람도 다주택자라면 부담되긴 마찬가지다. 그만큼 투자의 기회비용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은 이제 양도차를 노리는 매매 시장으로 기능은 그 흐름을 다했다고 할 수 있다. 이명박이 아무리 양도세를 줄인다고 하더라도 인구 구조상 새로운 수요를 더 창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각종 신도시 건설은 이제 수요의 한계를 넘어선 공급량이다. 더이상 아파트를 여러채 돌리면서 매매차익을 구성하기는 어렵다. 부동산 시장은 장기적으로 볼때 장기임대시장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많다.

그런측면으로 볼때도 향후 3~4년간 부동산 시장의 가격하락은 어쩔 수 없는 대세다. 임대산업은 소득대비 임대료 수준으로 갈 수 밖에 없는데 지금의 주택가격은 그런 정상적인 가격산정을 불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명박 정부의 태도에 있다.

본론으로 들어가 오늘 투기과열지구해제에 수도권 버블세븐지역이 포함되게 되면 나는 경고한다. 1~2년안에 기존 주택을 가진 사람들은 무조건 팔아야 한다. 물론 주택사려는 무주택자는 절대로 사지 말아야 한다. 두가지 해법은 모순이 있다. 파는 사람에게 무조건 팔아야 한다고 하고 사려는 사람에겐 사지 말라고 하니..이게 무슨 해괘한 궤변인가?.

이 역설적인 해법에 앞으로 밀어닥칠 부동상 시장의 모순이 담겨져 있는것이다. 투기과열지구, 또는 투기지구 해제가 선언되면 어떤 현상이 벌어지나?..우선 첫째 청약자격 규제가 풀린다. 1가구 2주택자도 신규공급 물량 청약이 가능해진다. 두번째로 대출규제가 완화된다. 담보대출 비율이 확대되고 현재 1인1건의 대출제한도 풀린다. 셋째 전매거래가 가능해진다. 분양즉시 프리미엄 거래가 가능해진다는 뜻이다.

이렇게 되면 어케 되나?.장롱속에서 잠자고 있던 현금이 슬금슬금 기어나온다. 수도권 미분양 물건이 하나둘씩 이들 돈에 의해서 매집된다. 그리고 프리미엄으로 가공되서 파생상품마냥 떳따방에 의해 재판매 된다. 여기에 만일 시중 유동성 부족이유를 들어 금리인하까지 결부된다면 상황은 완벽해진다. 다시금 부동산 단기거래가 활성화 되는 것이다.

이번 조치가 특히 위험한건 그간 부동산 상승과 달리 어거지성이 될 가능성이 많다라는 점이다. 2001~2002년 부동산 시장 분위기는 98년,99년 최악의 구조조겅 상황을 빠져나온 결과에 기인한바가 있다. 전반적으로 상승할 분위기를 만들어 놓고 규제완화들이 이어져 가격상승이 만들어진 반면 이번에는 돌발적이고 충동적으로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다.

잠시 반짝하고 1년정도 부동산 경기가 살아났다가 정말 누구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폭락하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물론 이런 상황이 이명박 정부의 숙명이기도 하겠지만 ...

투기지구 해제가 발표되면 그뒤로 나올 수 있는 뉴스는 각종 개발호재 뉴스와 이로 인한 전매차익에 관련된 뉴스일것이다. 500만원짜리 프리미엄부터 시작된다. 직장인들의 점심식사 자라에서 분양권을 샀는데 한달뒤에 500만원을 벌었다.. 이런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리게 될것이다. 수도권 어느 모델하우스에 1만명이 모여서 밤새 줄을 섰더라..줄서주는 알바비용이 30만원이다..라는 뉴스도 등장하게 될꺼다..함 틀린지 맞는지 ..확인해봐라

이건 거의 히로뽕과 같은 효과를 나타낸다. 기력을 잃고 흐느적 거리던 사람이 펄펄 뛰게 된다. 다들 경기가 꿈틀거리는 모습을 보게 된다. 당장 오늘이후 동네 부동산 중개소 모습들을 한번 보자..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인테리어 다시하고 손님 맞을 준비하는 업소들이 하나둘 생기게 될것이다. 호가들도 기분좋게 올려부치고 전화상담에도 윤기가 좌르르 묻어나게 된다.

신문들도 함 보자 . 오늘이후 부동산 분양 광고가 하나둘 점차로 늘어날것이다. 그간 밀려있던 분양일정 잡느라 웅성웅성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린다. 분양광고가 최대고객인 조중동 입장에서도 화색이 싹 돌것이다. 이 모든게 바로 부동산 뽕의 효과이다.

어떻게 할것인가..우선 투기에 동참하려는 사람들은 상관없다. 각자 알아서 열심히 하던말던..각자 책임이니까..난 투기에 자신도 없고 그럴 생각도 없는 사람들은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일단 시장을 주시하고 매도시점을 살펴야 한다. 이제는 투기자금이 들어 가격을 올릴때 물량을 넘겨야 한다. 이 파도가 지나고 나면 큰 사단이 날지 모르기 때문에 그 불확실성을 견딜 이유가 전혀 없다. 미친돈이 들어 놀때는 가치없이 넘긴다는 상황 판단을 해야 한다. 정확한 시점이 언제인지는 알아서 판단하고...

거주의 목적으로 주택을 사려는 사람들은 판단을 잘해야 한다. 만일 대출없이 자금의 여유가 있다면 지금 당장 실행하던가 아니면 구입시점을 더욱더 뒤로 늦추는 게 좋지 않나 싶다. 절대로 뇌동 매매 해선 안된다고 본다. 결혼시점, 분가시점 이런거에 기계적으로 맞출려고 하지 말라. 중요한건 시장의 모습이다. 부동산 시장이 안정되고 있다?..이런 뉴스가 나오면 사면 안된다. 왜냐?..안정 다음 과열이니까..

은행대출이 용이해지면 더더욱 판단을 잘해야 한다. 대출을 안해주던 은행이 대출제한을 완화 한다는건 이유가 있다. 상황이 골로 가면 같이 죽자는 말이기 때문이다. 대출을 받아서 집을 사고 이걸 단기 전매로 넘기고..이딴식의 짱구를 굴리려는 사람이 가족중에 있다면 밥을 굶기고 방에 가두는게 낫지 않나 싶다.

이명박 정부는 지금 갈때까지 가려고 한다. 가장 건드려서는 안될 대출규제 완화카드를 꺼내려고 한다. 이건 뭐 거의 폭탄을 끌어 앉고 화약고에서 불꽃놀이 하자는 말고 다름이 아니다. 곧 심판의 날이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