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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와 역사	펀글
04-26 22:19

차와 역사

들어가는 말

차는 인류와 역사를 같이 하는 가장 오래된 기호식품이다.
신농씨가 지금부터 5천년 전에 차를 처음 마셨다는 이야기가 있고
이미 3천년 전에 차를 재배하기 시작했다는 기록이 있으모로 대단히 오래된 것을 알 수 있다. 차가 어찌나 인기가 있었던지 이를 구하기 위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노력을 했고 밀수와 위조가 끊이지 않았으며 전쟁이 일어나기도 했다.
오늘날 차를 마시는 대표적인 나라는 영국. 영국인들은 아침에 일어나서 마시는 breakfast tea 부터 시작해서 afternoon tea, high tea 등 하루 4-5 잔을 마신다. 그렇지만 이렇게 홍차를 마시는 관습은 불과 약 100년 전에야 널리 퍼진 것이다. 19세기 중엽까지는 영국인들조차 차보다는 커피를 훨씬 많이 마셨다.

아마도 영국은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커피에서 홍차로 국민들의 기호를 유도한 것 같다. 미국은 보스톤 차 사건 이후 차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게 되면서 커피로 바뀌었다고 한다. 게다가 중국에서 수입된 차는 녹차이므로 유럽인들이 처음 마신 차는 녹차나 약간 발효된 녹차에서 설탕이나 우유를 넣은 것이었다.
홍차가 본격적으로 나오게 된 것은 19세기의 일이다.

1. 신농씨(神農氏)가 시작한 차

중국의 전설에 따르면 지금으로부터 약5천년 전인 기원전 2737년에 신농씨(神農氏)가 차를 처음 마신 것으로 되어 있다.
신농씨는 백성들에게 농경과 목축을 처음 가르쳤다는 머리가 소의 모습을 한 고대 중국의 황제인데 신농씨는 산과 들에서 나는 여러 식물을 직접 먹어 보면서 먹을 수 있는 것을 가려 내던 중 독초에 중독되어 차나누 밑에서 쉬면서 끙끙 앓고 있었는데 떨어진 나뭇잎을 먹자 정신이 들었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차를 처음에는 먹었다는 것을 시사한다. 실제로 중국에 떡차(餠茶)가 있고 차의 원산지로 생각되는 중국 운남성(雲南省) 일대에 차를 발효시켜 먹는 소수 민족들이 살고 있는 것으로 보아 처음에는 약초로 먹다가 나중에 끓는 물에 넣고 마시게 된 것 같다. 또 다른 이야기는 신농씨가 위생을 생각해서 백성들에게 먹을 물을 모두 끓여서 마시라는 칙령을 내렸다고 한다.
그리고 변경 지방을 순시하던 중 차나무 그늘에서 쉬었고 하인은 물을 끓이고 있었다. 우연히 한 나뭇잎이 떨어져 하인이 끓이는 물 속에 빠지자 물의 색이 변하면서 좋은 향기가 풍겼다. 이를 보고 신농씨가 마셔보니까 맛이 좋았고 이렇게 해서 차를 마시게 되었다고 한다.

인도의 전설에 따르면 석가모니가 처음 먹은 것으로 되어 있다. 몇 년 동안 잠자지 않고 명상을 하는데 졸음이 자꾸 와서 옆의 수풀에서 잎사귀를 따서 씹자 정신이 맑아지고 피로가 사라졌다고 한다.
석가모니가 깨달음을 얻은 자리는 보리수 아래이지만 깨달음을 얻기까지 수도하도록 도와준 나무는 차나무인 셈이다.
이것이 사실인지는 모르지만 차는 불교와 함께 중국, 한국, 일본 등 동양 일대로 퍼져나갔다.

2. 중국인이 차를 마시다

이렇게 인류와 역사를 같이 하는 차는 중국 남부 운남성과 티벳, 미얀마에 자생하는 동백나무과의 상록수이다. 학명인 Camellia sinensis 는 중국의(sinensis) 동백나무(camellia)란 뜻. 야생의 차나무는 높이가 30m 가까이 자라며 따라서 처음에는 원숭이를 훈련시켜서 잎을 땄다고 한다. 오늘날의 차나무는 품종개량이 되어서 사람이 잎을 따기 쉽도록 높이가 1m 안팎이다. 차의 원산지로 생각되는 운남성 지역은 13세기 원나라 시대에 들어서야 중국의 영토가 되었으므로 처음으로 차를 먹은 사람은 실제로는 이 지역의 원주민일 것으로 생각된다.

이 습관이 중국인에게 퍼지면서 중국인들이 이를 달여서 마시기 시작한 것이 차의 기원일 것 같다. 처음에는 중국인들도 차를 수입하였던 것이다. 중국에서 차는 약용 음료였으나 6새기 이후 당나라 시대부터는 음료로서 널리 마시게 되었다.
맛이 있을 뿐 아니라 끓인 물을 쓰기 때문에 위생적이여서 인기가 있었다.
한국에는 7세기(그 전에도 토착종 차를 마신 기록이 있으나 중국종이 들어왔다), 일본에는 8세기에 전래되었으며 실크로드를 따라 서방으로도 전래되어 티벳 지방이나 중근동에서도 차를 마시는 관습이 생겼다.

차는 중국의 많은 문헌에 등장한다. 삼국지에는 처음에 유비가 노모에게 차를 갖다 드리다가 도적들에게 뺏기는 장면이 나오는데 당나라 때 육우(陸羽)는 차의 성경이라고 할 수 있는 다경(茶經)을 썼다. "茶者南方嘉木也"로 시작되는 책이다.

3. 중국에서 발전하는 차 제조법과 음용법

옛날에는 차를 어떻게 먹었을까? 신농씨가 찻잎을 맛보았다는 전설이 있듯이 처음에는 생잎을 씹어 먹었을 것이다. 그러다가 햇볕이나 바람에 말려서 보관하고 이윽고 불을 피워서 끓여서 마시게 되었다. 이렇게 차 제조법과 차 음용법이 발전함에 따라 차는 보다 향기롭고 맛있게 되었다.

단병차(團餠茶) : 기록상 3세기 초에 이미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이 차는 당나라와 송나라
시대의 주요 차였다. 찻잎을 따고 증기로 찐 후 압착하여 떡으로 만들고 불에 쬐어 말려서 메주같은 덩어리 모양으로 만든 것이며 단차(團茶)나 병차(餠茶, 떡차)라고도 한다.

잎차 : 송나라 시대부터는 찻잎을 증기로 찐 후 건조 시켜 만든 잎차가 시작되었다.
단병차와 달리 찻잎 고유의 향미가 잘 보존되므로 점차 인기를 끌게 되어 명나라 시대에 이르러서는 덖음차가 만들어지기 시작되어서 오늘날과 거의 같은 잎차를 마시게 되었다.
차를 마시는 법도 계속 발전하였다. 처음 나온 단병차는 여러가지 파나 생강 등 열가지 양념을 넣거나 소금 등으로 간을 하였다. 차 덩어리를 불에 구운 뒤 식혀서 가루를 내고 끓인 물에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가루차를 넣어 우려내어 마셨다.
오늘날에도 티벳이나 몽고 등 중국 변방지역의 소수 민족들은 이러한 차를 마신다.
송나라 시대에는 점다법(點茶法)이라고 해서 차사발에 차가루와 끓는 물을 붓고 차선(찻솔)로
휘저어 거품을 내어서 마시는 법이 유행하였다. 이 방법은 오늘날 일본차에서 볼 수 있다.
명나라 시대가 되자 잎차를 편리하고 맛있게 마실 수 있도록 오늘날과 같은 찻잎을 다관에 넣고 우리는 포다법(泡茶法)으로 마시게 되었다.

4. 유럽으로 전래되고 영국에서 인기를 끌다

유럽에는 17세기에 이르러 비로소 차가 전해졌다. 당시 바다를 주름잡던 포르투갈과 네덜란드
상인이 중국에서 수입한 것이 시초이다.
처음에는 음료보다는 만병통치약으로 소개되었다. 네덜란드와 포루투갈의 궁정에서 시작된 차를 마시는 관습은 17세기 중엽 네덜란드에서 자란 찰스 2세와 포루투갈에서 온 캐더린 왕비가 영국 궁정에 차를 소개하면서 영국에 전해졌다.
차는 영국에서 폭발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가격이 계속 내려가게 되어 귀족층 뿐 아니라 서민들도 마시는 음료가 되었으며 영국의 공장주들은 노동자들이 술을 마시고 곤드레가 되는 것보다는 차를 마시고 열심히 일하기를 바랬다.

이리하여 영국에는 차가 독일의 맥주나 프랑스의 포도주와 같은 국민적인 음료가 되었다.
프랑스에는 와인이나 쵸클렛, 카피 등 다른 음료에 눌려서 차가 주요한 음료가 되지는 못하였다. 1721년에는 드디어 네덜란드를 누르고 영국의 동인도회사가 차 수입의 주도권을 잡게 되었는데 이 당시에는 아직 홍차가 없었고 녹차에 우유나 설탕을 타서 마셨다. 참고로 각 나라의

차의 발음은 차가 전래된 중국의 지방사투리에서 유래되었다. 차를 중국 광동성(廣東省)에서는
"CHA", 복건성(福建省)에서는 "TAI"라고 부르는데 광동성 발음은 주로 육로를 따라 전파되어 한국과 일본의 "CHA", 아라비아의 "SHAI", 터어키의 "CHAY", 러시아의 "CHAI" 등으로 불리게 되었다. 한편 복건성 발음은 주요 차 무역항이었던 하문(厦問, Amoi)을 통해서 해상으로 전해져서 유럽에서 영국의 "TEA", 프랑스의 "THE", 독일의 "THEE"과 같이 발음되게 되었다. 다만 포르투갈은 광동성 마카오에서 차를 전해 받았으므로 "CHA"이다.

5. 밀수되고 위조된 차

영국의 차에 대한 세금은 18세기 중엽에는 119%에 달하였다. 이렇게 높으므로 당연히 밀수가 성행하게 되었다. 대단히 이윤이 높았으므로 농부, 상인, 수도사, 정치가 등 많은 사람들이 이에 끼어 들었고 네덜란드와 스칸디나비아반도에서 몰래 들여온 차는 전국 각지로 밀수조직의 지하통로를 따라 운반되었다. 밀수 뿐 아니라 위조도 성행하였다.

차에다가 마시고 남은 차찌꺼기뿐 아니라 버드나무나 감초잎으로 만든 가짜 차나 심지어는 재와 양의 똥을 섞어 만든 것까지 섞어서 만들었다. 물론 법으로 여러 차례 금지되었지만 엄청난 이윤이 걸려 있는 한 사라질 리가 없었다. 1784년에 윌리엄 피트(소 피트)가 1784년에 차에 대한 세금을 119%에서 12.5%로 내릴 때까지 밀수는 계속 되었고 위조는 1875년에 식품 및 의약품 조례에 의하여 엄한 법이 적용되고 나서야 비로소 사라지게 되었다.

6. 전쟁과 차(미국 독립전쟁과 아편전쟁)

제국주의 시대에 이르러 차는 커다란 두 전쟁의 원인이 된다. 신대륙 사람들은 영국인과 마찬가지로 차를 무척 좋아했지만 영국이 어려운 경제를 메꾸기 위하여 신대륙으로 가는 차에 무거운 세금을 물리자 차 불매운동을 벌이고 차 상자를 바다에 집어 던졌으며 (보스톤 차 사건, 1773) 급기야는 독립을 선언하였다.

보스턴 차 사건은 1773년 12월 16일 밤 인디언으로 가장한 150여명의 괴한들이 보스턴 항에 정박 중이던 영국 동인도 회사 소속의 무역선 3척을 급습하여 배에 실려 있던 324상자의 인도산 차를 바다 속에 던져버린 사건이다.

이는 단순사고라는 관점으로 보면 영국의 차 조례에 반발한 식민지인들의 소행에 불과했지만
역사라는 큰 관점으로 보면 미국 독립을 향한 수순이였다.
영국과 아메리카 식민지간의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은 영국이 프랑스와 벌인 7년 전쟁으로 고갈된 재정을 메꾸기 위하여 영국 식민지에 관세를 강화하고 그간 묵인해온 밀무역을 단속하면서부터 촉발 되었다.

차 사건이 일어나자 영국은 즉각 보스턴항을 봉쇄하고 매사추세츠주의 자치선거를 금지하는 등
강경책을 썼지만 식민지인들이 더욱 단결함으로써 되레 반발만 키우는 꼴이 되고 말았다.
급기야 1775년 4월에는 보스턴 교외에서 영국군과 식민지 민병대가 무력 충돌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 이후로 미국인은 차 대신 커피를 마시게 되었다.
그렇지만 장사속에는 밝아서 나중에 처음 고속범선(tea clipper)을 만들어 차 무역에 혁명을 일으킨 사람은 미국인이었다. 중국과 차 무역을 하는데 있어서 장애물은 비단 언어 뿐 만이 아니었다. 차 대금으로 해마다 엄청난 돈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훌러 들어갔다. 영국은 생각 끝에 인도에서 아편을 싸게 재배해서 중국에 몰래 팔아 이를 메꾸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아편을 금지했고 영국은 아편을 팔기 위해서 아편전쟁(1870)을 일으켰다.

7. 차 무역으로 고속범선(tea clipper)이 발전하다

18세기와 19세기에는 중국 남부에서 대량의 차가 유럽으로 운반되었다. 중국에서 인도양을 지나고 남아프리카의 희망봉을 돌아 대서양을 북상하여 런던으로 오는 기나긴 길은 1년 내지 1년 반이 걸렸다. 이렇게 오랜 항해 중에 차는 상했으며 또 그 해애 런던에 들어온 첫 차는 경매에서 특별히 바싸게 팔렸다. 그리하여 범선은 점차 개량되어 선체는 늘씬하게 되고 바람을 최대한 받기 위해서 돛대와 돛이 매우 커졌는데 이를 clipper라 불렀으며 범선의 완성된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하여 1년 이상 걸리던 길이 약 100일로 단축되었다.

19세기 중순에는 미국과 영국의 clipper들이 중국 복건성에서 런던으로 차를 싣고 가는 경쟁이 연례행사가 되었다. 중국의 Canton 강에서 출발하여 동지나해를 남하하고 인도양을 지나 남아프리카 남단의 희망봉을 돌고 대서양을 올라가서 아조레스 제도를 지나 런던으로 들어온 후에는 예인선에 끌려 테임즈 강을 올라와서 선착장에 누가 먼전 찻짐을 던지는가 겨루었다. 이 경쟁은 지구를 반 바퀴 도는 기나긴 경주이지만 흔히 몇 분 차로 승부가 결정되곤 했다고 한다. 양주 상표로도 나오는 유명한 범선인 Cutty Sark도 tea clipper로 태어난 배이다. 1870년대에 증기선이 나올 때 까지 이들 화려한 범선들은 바다에서 가장 빠른 배였다. 1870년경까지 영국은 차의 대부분을 중국에서 수입하였다. 양도 엄청났지만 여기에 걸린 이윤도 대단했다. 중국에서 차를 한 번 실어 나르면 그 댓가로 차를 나른 배로 살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다. 나중에는 이 때문에 전쟁까지 일어나고(아편전쟁 - 1840년) 이렇게 되자 영국은 다른 나라에서 차를 만들 궁리를 하게 된다. 그래서 낙점된 곳이 인도다.

8. 영국에서 발전하는 차 문화

애프터눈 티(Afternoon tea) : 차가 들어오기 전에는 영국인들은 하루에 아침과 저녁 두 끼만을 먹었다. 1840년에 베드포드 백작부인이 시장기를 참지 못하고 오후 5시 경에 차와 케이크, 과자 등 가벼운 식사를 들기 시작하였다. 이보다 좀 전에는 샌드위치 백작이 두 빵조각 사이에 다른 것을 끼워서 먹는 방법을 발명하였다. 이리하여 오후에 차를 마시면서 샌드위치를 먹는 관습이 생겼으며 사교적인 행사가 되었다.

하이 티(High tea)와 로우 티(Low tea) : 두 가지 차를 마시는 법이 생겼다. Low tea 는
상류층 사람들이 오후 4시경 다과회를 열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에 유래되었다.
low와 high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설이 있는데 그 중 유력한 것은 차를 마시는
테이블의 높이가 low tea 는 낮은 다과회용 탁자, high tea 는 높은 식탁에서 마셨기 때문이라는 설이다.

커피 하우스 : 커피가 차보다 먼저 들어왔기 때문에 이러한 이름이 붙었지만 주로 차를 마시는
곳이었다. 커피 하우스는 1페니대학(Penny Universities)이라고도 불렀는데 1페니만 내면 차를
마시고 신문을 읽고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기 때문이다.
변호사, 작가, 군인 등 다양한 모임이 이곳에서 열렀으며 에드워드 로이드가 상인들과 모였던 커피 하우스는 나중에 국제적인 보험회사인 로이드(Lloyd's)가 되었다.

티 가든(Tea Garden)과 팁(Tips) 의 유래 : 티 가든은 신사숙녀들이 야외로 차를 마시면서 연주회, 카지노, 꽃구경, 모닥불놀이 등을 즐기는 모임이다. 커피하우스와 달리 성별이나 출신계급에 따라 구애받지 않고 함께 모일 수 있었다. 나폴레옹의 해군을 격파한 넬슨 제독이 엠마를 만난 곳도 바로 티 가든에서였다.

티 가든에는 T.I.P.S 라고 씌인 작은 나무상자가 테이블마다 있었는데 이 T.I.P.S 는 "To Insure Prompt Service"의 약자로서 손님이 웨이터를 빨리 부르고 싶으면 이름 그대로 "즉시 서비스할 것을 보증하는"상자에 동전을 넣었고 이렇게 해서 팁을 주는 관습이 생겼다.

본 차이나(Bone China) : 찻잔과 찻주전자도 중국에서 수입되었다. 중국의 찻잔에는 손잡이가 없었는데 영국인들이 마시는 홍차는 중국의 녹차보다 훨씬 뜨거웠으므로 손잡이가 달리게 되었다. 또 영국인들은 소의 뼈를 흙과 섞어서 홍차의 색이 돋보이는 부드러운 흰 색의 도자기를 만들어냈다. 이것이 본 차이나(bone china)다.

9. 홍차의 탄생

이에 대해서는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 중국에서 녹차를 배에 싣고 가는데 적도의 뜨거운 태양열을 받아서 찻잎이 발효되어 유럽에 와서 상자를 열어보니 찻잎 색깔이 까맣게 변해 있었단다. 버리기 아까와서 마셔 보니까 훨씬 맛이 있어서 모두 이러한 차를 마시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찻잎을 따자마자 가열해서 말리기 때문에 이렇게 발효되기 어려우며 또한 홍차의 발효는 찻잎 자체의 산화효소에 의한 것이므로 이렇게 발효된 것은 곰팡이투성이의 썩은 차가 되어서 마실 수가 없을 것이다.

찻잎에는 산화효소가 있어서 그대로 놓아 두면 자연 발효가 일어난다. 중국에서는 잎을 딴 즉시 가열하여 효소를 불 활성화시켜 녹차를 만들었다. 그렇지만 제조과정 중 우연히 잘못되어 발효된 차가 만들어지기도 하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오룡차(烏龍茶) 등 반 발효차와 완전 발효차인 홍차가 태어난 것으로 보인다.

최초의 홍차는 17세기 초에 복건성 숭안(崇安)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언제부터 유럽인들이 ㅎ오차를 마시게 되었는지는 확실하지 않으나 다음과 같이 생각된다.
처음에 유럽인은 차에 설탕이나 우유를 타서 마셨다. 중국에서 들어오는 차는 대부분 녹차였지만 반 발효차인 오룡차도 조금 있었다.
이것이 인기를 끌었다. 기름기 많은 중국요리를 먹은 후에 오룡차를 마시면 입안이 개운하 듯이 고기를 많이 먹는 유럽인에게는 발효된 차가 입맛에 더 맞았던 것이다.
이에 중국은 오룡차를 더 많이 수출하면서 점점 더 발효시켜서 홍차를 만들게 된 것 같다.
이는 1780년에 중국차의 대표격인 키먼(Keemun) 차가 문헌에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짐작할 수 있다. 이리하여 19세기 중순이 되자 영국의 차는 거의 홍차로 바뀌게 되었다. 또 1839년부터 들어오기 시작한 인도의 아삼 지방의 차는 발효된 차였는데 이것이 인기를 끌어서 홍차가 퍼졌다는 이야기도 있다.

10. 인도에서 현대 차의 대표적 브랜드들이 나오다

다즐링(Darjeeling) 차 : 중국은 차 수출로 엄청나게 이익을 보고 있었으므로 차나무를 키우는 방법이나 차의 제조법 등은 극비였다. 그러나 영국은 몰래 산업 스파이를 보내서 차 제조법과 차나무를 빼내었다. 이를 인도 전역에서 시험재배한 결과 히말리아 기슭의 피서지인 다즐링 지방이 가장 적합하여서 여기에 중국 원산의 차나무를 심어 차농장을 만들었다. 이것이 홍차의 샴페인으로 불리는 다즐링 차의 기원이다.
실제로 다즐링 차의 멋스캣 향은 중국의 오룡차나 키먼차와 비슷하다.

아삼(Assam) 차 : 1831년에 인도 북동부의 아삼 지방에서 야생의 차나무가 발견되었다.
영국인 입맛에 잘 맞는 차였다. 정글 속에서 호랑이가 으르렁거리던 아삼 지방 일대는 곧 거대한 차농장으로 바뀌었으며 여기서 영국인과 인도인이 가장 많이 마시는 아삼차가 나오게 되었다.

실론(Ceylon) 차 : 실론 섬(지금의 스리랑카)은 원래는 커피가 많이 나는 곳이였으나 1869년 이후에 병충해로 커피농장이 전멸하였다. 이에 아삼 지방의 차나무를 얾겨 심었다.
이것이 실론(Ceylon) 차이다. 아삼 차와 실론 차는 같은 계통인 셈이다.

11. 미국이 발명한 일회용 tea bag 과 Iced tea

1940년에 뉴욕의 한 차 가게에서 헝겊주머니에 찻잎을 넣어 샘플로 보내기 시작했다.
이것이 간편한 것이 인기를 끌어서 일회용 tea bag 이 나오게 되었다. 그래서 일회용으로 포장된 차를 차 주머니(tea bag) 이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같은 해에 아이스티가 미국센트루이스 박람회장에서 우연히 만들어졌다. 당시 미국의 차는 대부분 녹차였는데 한 영국 상인이 홍차를 전시하였지만 무더운 날씨에 아무도 뜨거운 홍차를 거들어 보지 않았다. 이에 즉석에서 얼음을 부어 시원한 아이스티를 만들어내자 불티나게 인기를 끌었고 급기야는 박람회장의 2대 히트상품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