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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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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대통령이 확실시 되는 이명박 후보가 증권사를 방문해 증시 전망을 피력했군요.
"정권이 교체되면 내년에 증시가 3000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며, 제대로 되면 임기 중 5000까지 가는 게 정상"이라고 했답니다.
아울러 "주가가 외국인 투자가들에 의해 크게 좌우되는데 국내 투자가들은 상대적으로 이익을 못보고, 때론 손해를 본다. 우리 국민 모두가 재산을 주식을 통해 증식시켜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네요.
정치적 허풍이 아니라면, 증시 발언은 투기꾼의 면모를 짐작케 해줍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특히 신자유주의 경제 정책이 판을 치고 있는 오늘날, 금융투기로 인한 거품이 일정 부분 경제성장을 견인한다는 측면이 있음을 인정한다 해도, 실로 나라의 훗날이 걱정되는 발언입니다.
글로벌 경제가 침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는 있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방법이 없는 건 아닙니다. 우리도 금융 선진국처럼 '금융투기'를 (잘)하면 됩니다. 무역수지 적자와 엄청난 재정 적자를 글로벌 금융투기에 의한 막대한 이익으로 커버하고 있는 미국처럼 말입니다. 외환위기를 계기로 개방이 본격화된 신흥 자본시장을 공략해 수조달러의 자본 이익을 챙긴 사례를 벤치마킹하면 길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가 있습니다. 성장의 그늘이지요. 금융 자본의 투기 이익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신자유주의 경제 체제는 성장의 빛은 일부에 집중되고 성장의 그늘은 갈수록 외연의 확대와 내연의 농도를 더해 갈 수 밖에 없는 시스템이기 때문입니다.
외환위기 10주년, 그리고 정권 이양을 눈 앞에 현 시점에, 10년 전에 비해 5배 이상 상승했고, 현 정권의 임기 중 3배 이상 상승한 한국 증시의 모습을 (금융투기적 관점에서) 돌아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입니다.
현 정권이 들어선 뒤 부의 절대적인 크기를 차지하고 있는 보수 기득권세력은 정부의 좌파적 경제정책을 핑계로 바람직한 경제활동을 통해 마땅히 시장에 풀어놓았어야 하는 돈을 꽉 움켜쥐고 의도적인 ‘실물경제 죽이기’로 나갔습니다. 그렇다고 자본의 본성인 자기증식을 유보하는 일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있을 수 없죠.
정권 초기인 2003년부터 대한민국 증시가 아무런 이유 없이 대세 상승을 시작했습니다. 바람직한 투자와 실물 경제활동 대신 투기적 자산 증식에 돈이 몰릴 것을 내다본 외국인들이 먼저 주식 매집을 시작했습니다. 고도로 지능적인 거래 기법으로 시장의 완급을 조절해가며 코스피지수가 1600에 이를 때까지 꾸준히 물량을 사들였습니다.
이어서 보수 기득권세력은 ‘반기업적이다’, ‘규제공화국이다’는 등의 비판을 상습적으로 퍼부으며, 한편으로는 (기업에 대한 투자와는 전혀 관계없는) 증시 상장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 증시는 상승 가도를 달렸습니다.
일반적으로 주식시장을 통해 주식을 사면 해당 기업에 투자하는 바람직한 투자 행위로 간주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아닙니다. 증시를 통해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이 ‘증자(增資)’인데, 오늘날 증시는 기업의 증자가 배제된 상태에서 상승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증자’ 없이 상승하는 주가는 기업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일종의 머니게임에 의한 상승입니다. 머니게임으로 자본 이득을 취하고자 하는 금융투기의 전형적인 양상입니다.
이렇듯 머니 게임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진 자들의 자본 증식 수단으로 애용되어 왔고, ‘자본의 자유화’ 기치를 들고 신자유주의 경제 노선을 달리는 미국 자본주의가 그 영역을 전세계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고삐에서 풀려난 자본이라는 이름의 괴물이 세계 곳곳을 휘젓고 다니며 자기증식을 꾀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외환위기 발발과 미국 주도의 IMF 처방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자본 괴물이 영양가 많은 한국 자본시장을 뜯어 먹기 위한 기막힌 전략이었습니다. 이 사실은 IMF와 미국 당사자는 물론 한국의 경제관료, 주류 경제학자, 보수 언론들에 의해 은폐, 위장, 미화, 부인, 묵인된 가운데 베일에 가려져 왔지만, 최근 세계적인 비주류 경제학자들에 의해 베일이 벗겨지면서 사악한 위선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최근 그 위선의 결정적인 증거가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에 대한 미국의 처방에서 나타났습니다. 동아시아 외환위기에 대한 IMF의 주요 처방 가운데 하나였던 고금리 정책과 현재의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에 대한 미 연방준비위원회 및 유럽중앙은행의 저금리 처방은 극적인 모순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같은 병에 대해 전혀 반대로 처방하고 있는 겁니다.
둘 중 하나가 바른 처방이라면, 다른 하나는 잘못된 처방입니다. 물론 저금리 정책이 올바른 처방입니다. 자국에는 좋은 처방을 할 줄 알면서 타국, 그것도 약소국에게 나쁜 처방을 행하는 사악성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교수가 기고한 글은 그 사실을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 올해로 동아시아 위기가 발생한 지 10주년이 됐다. 1997년 7월 2일 태국에서 시작된 위기는 10월에 인도네시아, 12월에 한국으로 확산됐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러시아와 브라질 등 라틴아메리카를 포괄하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퍼져 나갔다. 여파는 그 후에도 계속됐고, 2001년 아르헨티나도 이 위기의 희생자로 간주될 수 있다.
당시 위기의 뿌리는 국제자본의 이동인데, 여기에 연루되지 않은 국가들 가운데도 죄 없는 희생자가 많이 나왔다. 사실 라오스는 최악의 영향을 받은 국가에 속한다. 모든 위기는 결국 끝나기 마련이지만, 당시에는 누구도 위기가 얼마나 광범하고 깊으며, 경기후퇴와 불황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 지 알지 못했다. 동아시아 위기는 세계대공황 이래 가장 심각한 글로벌 위기였다.
당시 나는 세계은행의 이코노미스트이자 수석 부총재로 불타는 화재 현장 속에서 위기의 원인과 적절한 처방을 둘러싼 논의의 한가운데 있었다. 올여름과 가을에 걸쳐 나는 말레이시아, 라오스, 태국, 인도네시아 등 당시 외환위기의 영향을 받은 많은 국가를 다시 방문했다. 이들 국가의 부활을 보면서 마음이 훈훈했다. 동아시아의 기적 때만큼은 아니지만, 이들 국가들은 5% 혹은 6% 이상 성장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한, 위기 이후에 가능한 성장 속도보다 훨씬 빨랐다.
많은 국가들은 정책을 바꿨지만, 방향에 있어서는 IMF가 권고한 개혁 내용과 현격한 차이가 있다. 위기로 인해 가장 큰 짐을 짊어진 계층은 가난한 사람들이다. 임금은 추락하고, 실업률은 치솟았기 때문이다. 이들 국가들은 다시 살아나면서, 빈부 및 도농(都農) 간의 점증하는 격차를 바로잡기 위해 ‘조화(harmony)’를 강조했다. 사람에 대한 투자에 무게를 두고, 더 많은 시민들이 의료보험과 금융을 이용할 수 있도록 혁신적인 조치들을 시작했고, 지역공동체 발전을 돕는 사회기금을 만들었다.
10년 뒤에 당시 위기를 되돌아보면서 우리는 IMF와 미국 재무부가 내렸던 진단과 처방, 예측이 얼마나 잘못된 것이었는지 분명히 목격하고 있다. 문제의 근원은 성급한 자본시장 자유화였다. 그러므로 미국 재무부가 다시 인도의 자본시장 자유화를 밀어붙이는 것을 보는 것은 아이러니다. 인도는 중국과 함께 1997년 위기에 휩쓸리지 않은 주요 개도국이다.
자본시장을 완전 개방하지 않은 두 국가가 매우 잘해오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IMF의 후속 연구는 모든 진지한 연구들이 보여준 결과를 다시 확인하고 있다. 자본시장 자유화는 불안정을 가져오지만, 반드시 성장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인도와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경제라는 게 바로 그 증거이기도 하다.
물론 미국 재무부가 이익을 대변하는 월가(街)는 자본시장 자유화로 이득을 얻는다. 월가는 자본이 들어올 때도 돈을 벌고 나갈 때도 돈을 벌며, 그 결과로 혼란이 발생해 구조조정이 일어나도 돈을 번다. 한국에서, IMF는 은행들을 미국 투자자에게 팔라고 요구했다. 한국인들은 지난 40년간 고성장하며, 안정적으로 경제를 잘 관리해왔고, 미국 금융시장에서 자주 발생하는 시스템적인 추문도 없었음에도 말이다.
미국 기업들은 몇 개 한국의 은행을 사들인 뒤, 보유하고 있다가 한국에 되팔아 수십억 달러의 자본이득을 챙겼다. 하지만 IMF는 서구국가들에 은행을 사라고 재촉하다 한 가지 사소한 것을 까먹었다. 한국이 과세를 통해 이들 이득 가운데 일부분을 되가져갈 수 있다는 점을 IMF는 주지시키지 못했다. 미국 투자자들이 신흥시장의 은행업무에서 얼마나 많은 전문성이 있는지는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미국투자자들이 세금 회피 기술에서는 매우 뛰어나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IMF와 미국 재무부가 동아시아에 내린 처방과 현재 서브 프라임 사태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과는 너무 대비돼 눈이 부실 지경이다. 동아시아 국가들은 금리를 올리도록 요구받았다. 금리가 25%, 40%, 심지어는 이보다 더 높은 경우도 있어 도산사태의 원인이 됐다. 하지만 현재의 서브 프라임 위기에서,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와 유럽중앙은행은 금리를 낮췄다.
또 동아시아 위기를 겪은 국가들은 당시 보다 투명하고, 보다 나은 규제에 대해 강의를 들었지만, 투명성의 결여는 바로 올여름 신용위기의 핵심이다. 위험한 모기지 대출이 쪼개고 다져진 뒤, 보다 안전한 대출자산과 함께 포장돼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위험한 모기지는 담보물이라는 형태로 감춰졌기 때문에 누가 무엇을 들고 있는지 모르게 됐다. 그런데 지금 무지한 차입자를 착취하는 것을 금지하는 새로운 규제들이 금융시장에 장애가 될 수 있다는 경고의 합창이 나오고 있다.
마지막으로 모럴 해저드에 대한 모든 경계에도 불구하고, 서구의 은행들은 그들의 잘못된 투자들에 대해 부분적으로 구제를 받고 있다. 1997년 위기 이후, 글로벌 금융구조에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동의(consensus)가 있었다. 현재의 시스템은 불필요한 불안정을 불러일으키거나 개도국에 지나친 비용을 부과하는 반면, 몇몇의 이해에는 잘 부합하기 때문이다. 이제 10년이 지난 뒤 어떤 근본적인 개혁도 없었다는 것을 발견하는 것은 놀랍지 않고, 따라서 세계가 다시 경제 전체에 불확실한 결과를 가져오는 글로벌 금융불안의 시기에 직면하고 있는 것 또한 놀라울 게 없다. 』
세계는 갈수록 머니 게임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머니게임은 거품을 동반하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거품은 반드시 꺼지게 되어 있습니다. 거품이 꺼질 때 사람들은 고통을 당합니다. 이때 가난한 사람들의 고통이 가장 심합니다. 이것은 시대를 불문하고 변함없는 진리입니다.
게임 당사자들이 거품을 일으키며 돈을 증식하는 동안, 게임과 동떨어진 삶을 살 수 밖에 없는 사람들(서민)은 게임의 결과와 관계 없이 항상 피해자가 됩니다.
1929년 미국 대공황의 주된 피해자는 주식시장 근처도 못 가본 가난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경제공황을 일으킨 주범인 투기세력들은 상징적인 투기꾼의 몰락이나 자살로 PR되었지만, 대부분의 서민들은 생존을 위협받는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졌습니다.
1930년 3월 새로 취임한 후버 대통령은 "두 달이 지나면 증시 폭락에 따른 고용불안이 사라질 것"이라며 공황 종말을 선언했습니다. 이 발언과 함께 나온 '경제 살리기' 정책 공약 - 댐 건설 등 대규모 경기부양책 - 에 힘입어, 다우지수는 한 달만에 저점 기준으로 50% 회복했습니다.
그러나 그 후 2년 동안 다우지수는 하염없이 추락을 거듭하였고, 미국 역사상 최악의 경제정책으로 꼽히는 “후버댐 건설”은 오히려 1,300 백만 명의 실업자를 양산하며 미국 경제를 “쑥대밭”으로 만들었습니다. 후버는 광산업과 토목업으로 30대 후반에 억만장자가 된 성공한 기업가 출신입니다. 아무리 유능한 경제전문가라도 기본(fundamental)을 무시한 인위적인 경기 부양은 보이지 않는 손 - 신(神) - 의 응징을 받는 법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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