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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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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구불구불한 악보를 만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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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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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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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가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뚜렷한 물증이 없다.
세상이 깊은 잠에 빠져 있을 무렵
축축한 바람의 지휘봉이 허공에 신호를 긋는 순간
낮은 구름이 물방울 악기를 불었으리라.
잎 넓은 나무에 후드득, 까치집 지붕에 톡톡
새근새근 잠자는 순이네 창문에도 솔솔, 그리고
집 앞 개울과 콸콸 합주를 하며
생의 여러 소리처럼 일 악장이 넘어간다.
자욱한 안개는
목관 악기의 연주를 들으며 기쁨과 슬픔 사이를 회상한다.
지금 내 생은 몇 악장을 넘기고 있는지.
악보는 있지만 어디 악보대로 연주되는 삶이 있던가.
때론 잔잔하게 때론 울창하게 때론 지루하게 그러다
눈물 나게 인생 교향곡은 흘러간다.
소리가 점점 연해질 즈음 대지가 축축하고
군데군데 눈물 고인 마음 숙성된다.
비온 뒤에 땅이 더 굳는다고 했던가.
그래, 먹구름 짙은 날은 하던 일 멈추고
자연이 들려주는 빗방울 연주를 들어보라.
우리네 삶 그 구불구불한 악보와 얼마나 닮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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