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방 ::
불꽃 흔들리는 이 밤에 한성규
05-06 10:24

추위가 산불처럼 달려드는 저녁
강렬한 불꽃처럼 살고 싶지만
아직도 떨쳐내지 못한 가슴 속 앙금, 앙금들.
은하수에 씻어 불을 댕기면
은은한 달빛으로라도 피어오를까.
푸른 연기 나지만 불꽃 없는 불발.
세상살이에 매워지는 눈물
한때 일렁이는 불꽃처럼 사는 게 꿈이었다.
이 몸 불이 돼 세상 따뜻해 질 수 있다면.
하지만 두렵다 한 줌 재로 남는다는 게.
조금이라도 아껴야 오래가는 법
만만치 않은 세상 꿈에게 밥을 먹여주지 않지.
랍비여, 자신에게 따뜻하라, 베드로는 말했다
어둠은 항상 있고 불꽃은 잠시
비겁하다 늘 앞장 선 자 뒤에 숨은 두려운 얼굴
저 붉은 촛불, 저 붉은 동백을 볼 때마다
부끄러운 마음 붉게 물든다.
한 알의 밀이 죽어 얼마나 많은 생명이 주렁주렁 잉태하는지.
불꽃처럼 살아라.
가슴 속에 밴 불온한 습기가 불씨 숨막히지 않게
엄동설한, 불꽃 동파되지 않게 안아주어라
긴 겨울 뚫고 나온 어린 싹들
움트는 그 날까지
뜨거움으로 살아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