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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 밑 상처치료 40만원·유방 혹 제거 1100만원” 옮김
06-19 00:11




한겨레 기사전송 2008-06-18 15:30 | 최종수정 2008-06-18 15:40



[한겨레] 미 한인주부들이 말하는 미국 의료 실태

보험금 받으려면 회사와 싸워야


재가입땐 의료비 큰폭으로 올라


“음식을 요리하다 기름이 손톱 밑까지 튀었어요. 상처 치료에 400달러(약 40만원)가 들었습니다. 알약 1알과 화상 연고 1통, 그리고 의사 진찰비에 말이죠.”

유학생인 남편과 10년째 미국에서 산다는 주부는 최근 <한겨레>에 보낸 전자우편에서 미국의 ‘값비싼’ 의료 현실을 전했다. 그는 “이처럼 미국에서 보험 없이 병원에 가면 그 치료비가 한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했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한 달 250달러(약 25만원) 가량 내는 보험에 가입했어요. 그런데 자궁에 생긴 물혹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은 뒤 보험료를 300달러(약 30만원)로 올려 달라고 해, 보험 계약을 해지할 수밖에 없었어요.”

미국 미네소타주에 16년째 산다는 장아무개씨는 주변 사람의 안타까운 사연을 보내왔다. 장씨는 “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한 할머니가 난소암에 걸렸는데, 병원에선 10만달러(약 1억원)를 예치하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민영 의료보험의 천국’이라고 일컬어지는 미국에 사는 한국인 주부 10여명이 <한겨레>에 전자우편으로 알려온 사연들을 보면,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이들은 물론, 보험에 든 이들마저 “미국과 같은 의료보험 제도를 만들지 말라” “한국 쪽이 훨씬 낫다”고 말한다. 최근 “광우병 우려 때문에 미국산 쇠고기를 먹지 않는다”고 밝힌 ‘미국 한인 주부들의 모임’ 회원들인 이들은, 의료 민영화를 두고도 “미국을 따라 하려는 한국이 염려된다”고 말했다.

애리조나주에 사는 주부 김아무개씨는 “유방 혹을 제거하는 수술에 병원비가 1만1천달러(약 1100만원) 가량 나왔는데, 보험 처리해 1천달러(약 100만원)쯤 들었다”며 “한국에서라면 수술비로 100만원도 들지 않고 그나마 내는 돈도 그 20~30%라고 들었다”고 썼다.

보험 처리를 하더라도 보험회사와 갈등이 만만찮다는 점을 알려온 이도 있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사는 한국인 간호사 전아무개씨는 “아이가 벤치에서 떨어져 머리를 다친 뒤 구토 등의 증상이 있어 시티(컴퓨터단층촬영) 등의 검사를 받았더니 거의 2만달러(약 2천만원)나 청구됐다”며 “그런데 이사하느라 보험 처리를 늦게 했더니, 나중에 보험회사에서 이를 확인하는 데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귀찮은 일을 해야 했다”고 했다.

미국에서 1년 동안 지낸 뒤 <미국의 의료보장>이라는 책을 쓴 김창엽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모든 국민이 대상인 공공 의료보험이 없는 미국 현실을 여지없이 보여 주는 사례들”이라며,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값비싼 의료비를 쓰면서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 가운데 최하위권의 건강 수준을 기록하는 나라”라고 지적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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