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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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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이 붕괴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린다. 최고시세에 비해 10%에 미치지 못하는 가격하락에도 거품이 꺼지고 있다고 떠들기도 한다. 평균적으로는 가격이 오른 곳에서도 특정 아파트 가격이 떨어졌다는 소식을 앞세워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었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것을 붕괴라고 말하거나 거품이 꺼졌다고 말하는 것은 언어의 남용이다. 진짜로 붕괴할 경우 혹은 거품이 꺼질 경우에는 어떤 단어를 사용해야 할까? 그럼 부동산 시장은 아직 그렇게 심각하게 걱정할 단계가 아닐까? 아니다. 그 은밀한 내막을 살펴보면 여간 심각하지 않다.
미분양 아파트가 계속 쌓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시가보다 30% 내외나 낮은 가격에 땡처리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언론은 전한다. 심지어 강남구 요지의 초대형 아파트가 40%에도 미치지 못하는 분양률을 기록했다고 전하기도 한다. 부동산 시장의 더 깊숙한 내면을 들여다보면 사태는 더 심각하다. 그동안 불패신화를 자랑하던 강남 아파트 중에는 시가의 60% 수준에 급매물이 나오는 경우까지 나타나는 실정이다. 이런 급매물은 부동산 중개업소와 전주들이 합세하여 사들이고 있어서 쉽게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을 따름이다. 평균적인 시장가격은 여전히 높게 유지되고 있지만, 이것이 언제 한계에 이를지 모르는 상황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수도권의 공장부지나 주유소나 상가 등은 더 심각한 상황이라고 전한다. 돈을 빌려서 투자목적으로 사둔 사람들이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은행 등 제도권 이자율이 2% 이상 오른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사채이자는 천정부지로 솟구치고 있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공장이나 주유소 혹은 상가를 임대한 업체들에게 임대료를 대폭 올릴 수밖에 없고, 이것이 사태를 더 악화시키고 있다고 한다. 임대료를 견디지 못하여, 공장을 지방으로 옮기고 주유소나 상가의 경영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빈 곳이 하나둘 쌓여가고 있다고 한다.
이명박 정권은 이런 일에는 관심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살려달라는 건설업체들 입장을 대변하여 미분양 아파트에 대한 대책만 강구하고 있을 뿐이다. 더 심각한 사태는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물밑에서 진행하고 있는데 말이다. 만약 물밑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태가 부동산시장 전반에 파급되어 물위로 떠오른다면, 거품이 붕괴되는 사태를 맞을 수도 있다. 결국 일본처럼 극심한 경기부진을 장기간 겪어야 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물론 현재의 부동산 가격하락은 다른 경제전문가들이 거품붕괴라고 주장하는 것처럼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 아직까지는 우리 경제력이 얼마든지 버텨낼 수 있다. 잠시 가격이론에 대해 살펴보자면,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도 변동하지만, 그 수준을 결정하는 것은 소득이다. 소득이 가격에 더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수요 역시 소득이 증가해야 더 증가한다. 따러서 소득이 높아지면 웬만큼 높은 가격도 쉽게 감당한다. 그러나 소득이 줄어든다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소득이 줄어들면 부동산 가격의 수준은 버텨질 수 없고, 이 경우에는 현재의 부동산 가격도 거품으로 변하고 만다. 거품이란 오래 유지될 수 없듯이 부동산 가격도 곧 꺼지고 만다. 경제를 하루빨리 살려야 할 필요가 여기에도 있다. 아니, 이것이 경제를 살려야 할 가장 큰 이유인지도 모른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일본경제가 겪었던 십여 년 동안의 장기침체는 막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럼 성장률만 높이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까? 아니다. 무작정 성장률을 높이려고 하면 물가불안만 오히려 더 심각해질 뿐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물가불안을 먼저 잡아야 한다.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하루빨리 물가를 안정시켜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성장의 터전이 마련될 수 있다. 미국이 악몽 같았던 스태그플레이션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도 물가 안정이 그 계기를 마련해줬다. 물가가 안정되자 생산과 투자와 소비 등의 경제활동이 비로소 안정을 되찾았고, 이에 따라 생산성이 자동적으로 향상되면서 성장률이 자연스럽게 높아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리고 물가안정을 지속시켜주자 미국경제는 초장기의 경제번영을 누릴 수 있었다.
중남미 경제가 다른 나라에서 대부분 성공했던 신자주의 경제정책을 본받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실패했던 이유도 물가불안 때문이었다. 물가불안은 국제경쟁력 약화를 불렀고, 국제경쟁력 약화는 국제수지 악화를 불렀으며, 이것은 화폐가치의 폭락을 부름으로써 물가불안을 더 가중시켰다. 여기에다, 섣부른 경기부양 정책을 펼치다 재정파탄을 불렀고, 재정파탄은 통화를 증발하지 않을 수 없도록 했으며, 결국은 초 인플레이션으로 발전하고 말았다.
일본의 경우는 다소 예외적이다. 대대적인 경기부양 정책을 펼쳤어도 물가는 안정시킬 수 있었다. 그렇지만 경기는 끝내 살려내지 못했다. 다른 경제정책이 지속적으로 실패했기 때문이다. 특히 외환정책이 결정적이었다. 일본은 국제수지 흑자가 지속적으로 누적됨에 따라 엔화 가치의 상승압력을 받았다. 그러자 일본 정책당국은 국내 기업의 보호를 위해 엔화 가치 안정을 도모했고, 이를 위해 국내 자본의 해외 투자를 촉진하는 정책을 펼쳤다. 그런데 국내 자본의 해외 투자는 국내 소득 혹은 국내 자산의 해외 유출을 의미했고, 이것이 국내 수요의 만성적인 부족을 불렀다. 국내 수요가 만성적으로 부족하면 국내 경기도 지속적으로 부진할 것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우리나라에도 국제수지는 무조건 대규모 흑자를 기록해야 하고 외환보유고는 많아야 한다고 철저하게 믿는 경제전문가들이 제법 많다. 그러나 외환보유고를 쌓기 위해서는 재원이 필요하고, 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국고채권 발행이 필요하며, 그 국고채권 발행은 그만큼의 이자부담이 따른다는 사실을 철저하게 외면한다. 이렇게 지불해야 할 돈이 매년 무려 6조원에 이른다는 사실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한다. 그저 국가부채가 엄청나게 증가했다는 사실만 걱정할 따름이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말이다. 그뿐만 아니라, 국고채 발행은 통화 증발을 부르고, 증발된 통화를 환수하기 위해서는 통안증권을 발행해야 하며, 여기에도 이자부담이 따른다는 사실도 외면한다. 이 이자부담만 매년 5조원 이상이라는 사실 역시 꿈에도 모른다.
더욱이, 이런 미망에 사로잡힌 경제전문가들의 대부분은 환율을 높여가야 수출이 증가하고, 수출이 증가해야 국제수지가 흑자를 기록하는 것은 물론이고 경기까지 살아난다고 믿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은 현실을 외면한 것에 불과하다. 환율이 상승하면 수출은 오히려 줄었고 경기는 부진했으며, 환율이 하락할 경우에 수출은 오히려 늘었고 경기도 살아났던 것이 최근의 역사적 경험이다. 무엇보다, 그런 믿음은 모순이다. 외환보유고도 많아야 하고 국제수지도 흑자를 기록해야 하는데, 어떻게 환율이 높아지기를 기대하겠다는 것인가?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그들은 일본이 실패했던 길을 뒤따라 가야한다고 주장하고 있을 따름이다.
이제 슬슬 결론을 내려보자. 자칫 우리 경제의 초장기 부진을 불러올지도 모를 부동산시장의 거품붕괴를 막기 위해서는 경제를 살리는 일이 어느 무엇보다 시급하다. 그리고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물가불안을 하루빨리 잡아야 한다. 물가불안을 잡지 않으면 경제가 살아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이런 때에 경제를 무리하게 살리겠다고 나서면 자칫 중남미 형의 초 인플레이션에 빠져들 수도 있다. 따라서 물가불안을 잡는 일은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반드시 해내야 할 당면과제이다.
정책당국은 물가불안이 얼마나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아직 잘 모른다. 한국은행은 공공요금 인상에 따라 하반기 물가상승률이 5.6%로 상승할 수 있다고 엄살을 떨었다. 그렇지만 상황은 이처럼 안이하지 않다. 원재료물가 상승률은 이미 90%를 넘어섰고, 중간재물가 상승률도 30%를 넘었으며,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이미 10%를 넘었지 않은가. 원재료물가와 중간재물가의 격차 중 40%만 중간재물가에 추가적으로 영향을 끼치더라도, 중간재물가와 생산자물가의 격차 중 40%만 생산자물가에 추가적으로 영향을 끼치더라도,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의 격차 중 60%만 소비자물가에 추가적으로 영향을 끼치더라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장차 어디까지 오를지 빤한 상황이다. 그런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어찌 기대할 수 있겠는가? 최소한 10% 이상에 이를 것으로 봐야 하지 않겠는가? 장차 석유가격은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일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50달러 대까지 떨어져서 안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물가불안 악순환은 좀처럼 멈출 것 같지 않다는 것이 우리 연구소의 판단이다.
지금의 물가불안은 과거 어느 때에 못지않게 심각한 셈이다. 마치 우리 생명이 경각에 달린 것과 비슷한 상태이다. 만약 목숨을 잃을 상황에 처했다면, 손을 하나 잘라내고 발을 하나 잘라내야 하는 수술도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 그동안 애써 모은 재산을 모두 사용해야 하는 일도 감수해야 한다. 그래야 목숨을 지켜낼 수 있다. 그러나 우리 경제가 이처럼 어려운 상황이라는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정책당국도, 정치인도, 경제전문가도, 언론인도 아무도 없는 것만 같아서 걱정이다. 설령 외환보유고를 모두 쓰는 한이 있더라도 환율을 크게 떨어뜨려 물가를 하루빨리 안정시켜야 하는데 말이다. 그래야 물가불안에 따른 국제경쟁력 약화 및 국제수지 악화를 미리 예방할 수 있을 터인데 말이다. 그래야 제2의 외환위기를 막을 수 있을 터인데 말이다. 그리고 부동산 시장의 붕괴도 막을 수 있을 터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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