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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동화 펀글
08-04 10:35
대대로 농사를 지으며 평화롭게 살고 있던 ‘아싸구리 왕국’의

‘복돼지 마을’에도 몇 달 전부터 사람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하면

너나 할 것 없이 ‘졸노파 산’의 ‘샛노랑 부족’ 이야기로 웅성거리곤 했습니다.




“아 글쎄 저기 저 서쪽으로 한 달 정도를 걸어가면 ‘졸노파 산’이 나오고

그 산 위에 ‘샛노랑 부족’이 살고 있대.

근데 그 마을은 흔해 빠진 게 금이라 소금을 가지고 가면 그 부족 사람들이

고맙다고 소금의 몇 배 값어치가 나가는 금덩이를 준다네 글쎄.“




“그러게 말이야. 안 그래도 요즈음 그 마을에서 소금이랑

금덩이를 바꿔서 부자 된 사람이 꽤 된다고 하던데 말이야. “




“아 영식이 소식 들었나? 그 왜 영식이 말일세.

며칠 전에는 옆 마을에 사는 영식이가 땅 팔고 소 판돈을

죄다 소금으로 바꿔 한 봇짐 지고 그곳으로 떠났다고 하더라구“




“하긴 요즘 농사지어서 뭐하겠는가?

평생 고생해봐야 맨날 거기서 거긴걸

나도 이 이참에 돼지라도 팔아서 조만간 다녀와야겠네.

어떤가 자네들도 같이 가지 않겠는가?“




‘복돼지 마을’도 전국을 강타한 ‘샛노랑 부족’ 열풍으로

이제 더 이상 평화롭지 않았습니다.




“대감어른 저도 댕겨와야 쓰겠구먼유.”

마을에서 근면성실하기로 소문난 머슴 ‘성실이 총각’도 이제 더 이상

참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성실아 너는 소금도 없고 돈도 없지 않느냐.

그런데 무슨 수로 소금에 먼 길을 떠날 노자 돈을 구해

그 곳을 다녀온단 말이냐”

‘복돼지 마을’의 알부자이자 어려운 사람을 돕는 자선가로 소문이 자자한

‘최여유 대감’이 말했습니다.




“근께 제가 그동안 일한 새경만 대감어른께서 섭섭지 않게 챙겨주시면

지도 그 돈으로 소금을 구해 부자가 될 것 이구먼유.“

성실 총각이 얼굴이 빨개지며 말했습니다.




“어허 그놈 참. 욕심이 없는 줄 알았더니 부자가 되고 싶다...

허허... 그래 부자가 돼서 무엇하려고 그러느냐?“

최여유 대감이 웃으며 이야기 했습니다.




“그냥 부자가 되면 결혼도 하고 대감님처럼 사람도 돕고

그렇게 인간답게 살고 싶구먼유.“

성실 총각이 고개를 숙인 채 대답했습니다.




“허허.. 사람을 돕고 싶다... 그래도 성실이 네놈이 기특한 면도 있구나.

하긴 내 그동안 너의 행동거지를 보아온바 거짓말을 할 놈은 아니지.

그러고 보니 내가 너를 너무 일만 시켜 네가 세상을 못 보는 것이니

니탓이 아니라 내탓이구나“

최여유 대감이 성실이를 보며 말했습니다.




“성실아. 너는 내가 새경을 두둑이 챙겨주면

부자가 될 성 싶으냐.?“

최여유 대감이 물었습니다.




“저는 대감님도 아시다시피 누구보다 걸음이 빠르고 힘도 좋으니

소금을 금으로 바꾸고 다시 그 금을 소금으로 바꾸고

다시 그 소금을 금으로 바꾸고

그리고 다시 그 금을 소금으로 바꾸고...

히히..

그렇게 열심히 일해서 남들보다 빨리 부자가 될 자신이 있구먼유.“

성실이 총각이 자신 있게 대답했습니다.




“성실아 네 생각은 알겠지만 세상이 그렇게 네 생각처럼

호락호락 만은 하겠느냐.

너는 소문만 들었을 뿐 아직 그곳에 가보지도 못했을 뿐 아니라




그 사람들이 언제까지 소금을 금으로 바꾸어 주리라

어떻게 확신하느냐? “

최여유 대감이 물었습니다.




“... 그러니께 음... 거... 일단 소금을 금으로 바꿔 돈번 사람도 많구요

많은 사람들이 지금도 떠나고 있지 않습니까유.“

성실 총각이 얼버무리며 이야기 했습니다.




“성실아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느낀 것 중 하나가 바로

주변 모든 사람이 욕심에 눈이 멀어 집단적으로 움직일 때는

반드시 한 발 물러서야 한다는 사실이란다.

물론 욕심이 돈으로 바뀔 때도 있지만 정말 확신이 있다면

남들이 미치기 전에 한 발 먼저 움직여야만 큰 이익을 얻을 수가 있지.

내가 볼 때 지금은 참는 것이 이익이라 생각되는구나.“

최여유 대감이 말했습니다.




“아닙니다요 대감님.. 어쩌면 이번이 저에게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릅니다요.

대감님은 배운 것도 많으시고 돈도 많으셔서 잘 모르시겠지만

저에게는 정말 절박한 기회구먼유.“

성실 총각은 최여유 대감의 말에도 완강히 고집을 피웠습니다.




“허허 그 놈 참. 내 생각 같아서는 너를 그곳에 보내서

시장의 광기가 어떤 것인지 경험하게 해주고 싶으나

네 놈의 성실함이 괴씸하고 그간의 정이 무서워 너에게 한 가지

비밀을 알려주겠느니라.

그러니 잔말 말고 따라오너라.“

최여유 대감은 조용히

성실 총각을 뒷마당의 구석진 창고로 데리고 갔습니다.




흐름한 창고는 일견 쓰레기를 모아둔 곳 같았으나

막상 문을 열고 자세히 살펴보니

큰 항아리들이 여러 개 보였습니다.




“성실아 이 항아리들이 뭔지 알겠느냐?”

최여유 대감이 물었습니다.




“잘 모르겠구먼유.”

성실 총각이 대답했습니다.




“그럼 너는 이번 일로 누가 가장 많은 이익을 얻었으리라 생각하느냐?”

최여유 대감이 다시 물었습니다.




“그야 당연히 가장 많은 금을 가지고 돌아온 사람들이겠지요.”

성실 총각이 대답했습니다.




“허허. 니 생각도 그러하냐.

지금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겠지만

분명 가장 많은 이익을 본 사람은 어느 누구도 아닌

‘소금장수’일 것이니라.“

최여유 대감이 자신있게 말했습니다.




“네가 어떻게 생각하든 이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왜냐하면 내가 이번 일로 가장 많은 이익을 본 사람 중

한명이니까 말이다.

지금 저 항아리에는 금만큼이나 비싼 소금들이 담겨 있느니라.

내가 팔다 남은 것들인데 아직도 네가 깨우치지 못했거든

새경대신 원하는 만큼 지고 그곳을 향해 출발하도록 해라.“

최여유 대감이 성실 총각에게 말했습니다.




“성실아. 나는 이 소문을 처음 듣고 너보다 더 관심이 있었단다.

여지껏 그런 마을이 있었음에도 왜 사람들이 몰랐으며

올해 소금 생산량이 많아 소금 값이 많이 내려있는 시점에

그런 일이 발생했는지를 말이다.

오랫동안 생각하고 또 생각해보니

이건 소금 장수들이 벌인 작전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더구나.

그래서 나는 그 소문을 관찰하면서

표 나지 않게 여러 곳에서 차곡차곡 소금을 사서 모으기 시작했단다.

그리고 가끔 소금 값이 내려 소금 장사를 접으려는 곳에서는

아예 그 소금상 자체를 인수해 버렸지.




그렇게 시간이 지나다 보니 언제부터인지

소금 값이 조금씩 뛰기 시작하더구나.

나는 그때도 소금을 팔지 않고 시장에 소금이 동이 날 때 까지

기다렸단다.

그러던 어느 날 나에게 소금을 팔았던

소금장수 중에 한명이 나를 찾아왔더구나.




나에게 판 가격에 3배를 줄터이니

제발 소금을 좀 팔아달라고 말이다.




그래서 나는 못이기는 척 소금을 팔았고

나에게 판 가격에 3배 값에 소금을 사가는 그 상인은

고맙다는 인사도 수없이 하더구나.




나는 단지 잠시 소금을 보관만 하다 나에게 소금을 팔았던

소금장수들에게 소금을 돌려주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이익을 취했단다.




하지만 이제 내가 가진 소금도 이게 다이니 틀림없이 곧 소금 값이 내릴 것이니라.

아직도 니가 새경대신 소금을 원한다면

나는 너에게 원하는 만큼의 소금을 주겠다. “

최여유 대감이 말했습니다.




“...”

성실이 총각은 순간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오늘은 그만 가서 쉬고

집에 가서 깊이 생각해 보고 내일 다시 찾아오도록 하거라.”

최여유 대감이 조용히 말했습니다.




성실 총각은 집으로 돌아와서도 머리를 뭔가로 크게 얻어맞은 듯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밤새 뜬눈으로 지새다

새벽에 일어나 마당을 쓸고 이때까지 하지 못한 일들을 모두 끝낸 후

다시 최여유 대감을 찾았습니다.




“대감님 저는 지금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습니까?”

성실 총각이 마당에 엎드려 물었습니다.




“허허 그놈 아직도 생각을 정리하지 못한 것이냐.




너는 앞으로 열심히 일을 하며 지혜를 갈고 닦도록 해라.

네 새경은 내가 손해나지 않는 방향으로

내가 잘 불려 줄 것이니라.“

최여유 대감이 말했습니다.




“아 그리고 안그래도 어제 니 애기를 듣었으니

오늘은 손해나지 않는 방향으로 나와 네 새경을

같이 투자하러 가자꾸나.“

그날 아침 최여유 대감은 성실 총각을 데리고

논과 밭을 사러 갔습니다.




“아니 대감님 지금 농사지을 사람이 없어 싸게 내놓아도 사는 사람들이

없는 이 쓸모없는 논이며 밭을 제 새경으로 사신다는 말씀이십니까?

성실 총각이 의아해 하며 물었습니다.




“어허 그놈 참 어제 그렇게 가르쳐 주어도 아직 이해를 못하는 것이냐.

이제 금을 찾으러 갔던 사람들이 다시 돌아오면

틀림없이 농사를 지어야 할 것이고 그때는 논과 밭이 없어

서로 너에게 농사를 짓게 해달라고 부탁하게 될 것이니라.“

최여유 대감이 걱정할 것 없다며 성실 총각에게 이야기했습니다.




그렇게 두 달 정도가 지나자

졸노파 산으로 떠났던 사람들이 돌아오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모두들 기뻐하며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지친 표정이었고 몇몇 사람들은 가지고 간 소금을 그대로 이고

나타났습니다.




말을 들어보니

처음에는 많은 금을 주며 소금을 사던 샛노랑 부족사람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소금을 팔러 온다는 소문에

터무니없는 헐값에 소금을 팔고 가던지 아니면 들고 가라고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다시 소금을 지고 오기에는 너무 먼 곳이라

터무니없는 가격에 소금을 놓고 오는 사람들도 부지기수며

억울한 마음에 다시 소금을 지고 오는 사람도 부지기수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나 둘 떠났던 사람들이 다시 돌아오자

복돼지 마을은 혼란에 휩싸이고 말았습니다.




마을에 소금이 넘쳐나 소금가격은 폭락했으며

돌아온 사람들 중에 많은 사람들은 논도 밭도 없어

당장 끼니를 걱정해야할 처지에 놓이고 말았습니다.




그제서야 성실 총각은 최여유 대감의 깊은 뜻을 어느 정도

헤아릴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