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보니 방향과 관계없이 치솟기만 하는 변동성 지수는 다우지수 112년 역사상 최악의 구간을 겪었던 지난주에 이미 75포인트라는 실감하기 힘든 지점을 건드렸는데, 어제의 하락에 이어 오늘 장중 4% 이상 하락하는 구간을 거치면서 81.5포인트라는 다시 볼 수 있을지 의문이 되기까지 하는 전인미답의 고지(?)를 점령하고야 말았습니다.

하지만 장 중반 이후 하락폭을 상쇄하면서 다우지수 4.68% 및 S&P 500 지수 4.25% 상승으로 마감하는 반전을 이끌어내자 변동성지수는 67포인트로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67포인트는 30포인트 후반권만 하더라도 위험하다던 이야기가 나오던 때에 비하면 결코 안정되었다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지요. 일각에서는 현재 변동성 지수의 움직임으로 의미있는 증시 분석을 이끌어내기는 어렵다는 진단을 내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한편 오늘 개장전 발표된 9월 산업생산 지수가 월가 예상치인 전달대비 0.8% 하락을 훨씬 하회한 2.8% 하락으로 드러나면서 이러한 하락폭이 지난 34년 이래 최대 하락폭임으로 밝혀지고, 이어 발표된 필라델피아 연준의 경제상황에 대한 10월 설문조사 결과가 설문조사 시행 이후 최대 하락폭인 37.5 포인트 하락으로 드러나면서 전날에 이어 전세계 리세션의 현실화 두려움에 봉착한 증시는 지속적으로 곤두박질 쳤습니다.

일각에서 주목하고 있는 상황은 특별한 뉴스나 호재 없이 오후에 다우지수가 8199선을 오늘 장중 바닥으로 만든 후 상승세로 돌입한 후 역시 여지없이 막판 한 시간동안 400 포인트 랠리를 보인 점입니다. 이에 대한 해석은 10월 10일의 바닥 이후 단기반등을 위한 쌍바닥을 형성하면서 기술적으로 단기 랠리에 대한 채비를 갖춘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있는가 하면 오늘 바닥 이후 반등해서 멈춘 지점은 400포인트 랠리라 해봤자 어제 장에서 하락으로 접어들기 직전인 마감 한 시간 전의 위치와 동일하다는 점에서 투자심리의 회복을 통한 랠리 출발로 바라보는 것은 섣부른 진단이라고 읽히기도 합니다.

이러한 장세에 대해 프로그램 거래가 주도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는데, 단기적으로 다우지수 8200 선과 9000 선 구간에서 자동으로 매수하고 매도하는 프로그램 거래가 형성되어서 단기 저항선과 지지선을 만들고 있다는 이야기지요. 이들에 따르면 이 구간에서 일정한 횡보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요즘과 같은 역사적 폭락구간에서는 이러한 횡보구간이 지속적으로 형성되는 현상 자체가 위기 폭발 긴장감이 완화되어 가는 조짐으로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그만큼 변동성이 심한데다, 여전히 뉴스와 워싱턴쪽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기에 횡보구간의 지속은 바닥을 다지는 구간으로 이어질 공산이 높을 듯 합니다.

하지만 그 전에 뉴스와 워싱턴 정가가 주요 시그널로 인식되고 있는 상황은 여전히 투자자들의 주목대상이 신용시장에 있다는 점을 반영하고 있는데, 이는 오직 정부의 전격적인 시장개입 및 공적자금 투하만이 일차적 해결 과제인 신용시장 위기국면을 해결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지난 2주간 꾸준히 진행되어 왔던 유럽과 미국의 여러가지 정부 조치들에도 불구하고 4.5% 선에서 매일 0.05% 정도의 하락세만을 보이고 있는 은행간 대출금리인 3개월 만기 리보금리의 움직임을 볼 때, 주택시장 거품을 기원으로 삼고 있는 각종 담보부 채권에 대한 상환 불능의 도미노가 끼치고 있는 영향은 상당한 수준으로 보입니다.

이에 또다른 주말을 맞이하기 전의 유럽과 미국 지도자들은 이번 회동에서는 보다 확실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논의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는데, 정말 단순하게도 시중에 돈이 필요한 개인들과 집단들이 넘쳐나고 돈줄이 되어야 할 은행들이 제기능을 못하는 상황에서 이틀 전 구체적인 방향이 밝혀진 2500억달러 정도의 규모로는 문제해결에 어림도 없음이 밝혀지면서 과연 어느 수준의 정책적 공조가 나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이번 금융위기 해결에 드는 비용이 3조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데다, 메레딧 휘트니나 마크 파버와 같은 증시 전문가들 외에도 일본의 총리에 이어 어제는 미국 3대 금융당국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FDIC 의 셰일라 베어 총재 마저 7천억달러로 누구 코에 붙이겠냐며 강한 비판을 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운영의 묘를 발휘해야만 하는 정책당국으로서는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지난 4월경 이미 두자릿수 물가상승률을 기록하며 위기설에 휩싸였던 유럽의 금융강국 아이슬랜드가 파산선고를 내리고야 만 점이 신용디폴트 스왑 시장의 존속 자체에 대한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는데, 여기에 어제와 오늘 장에서 하나 둘 씩 확인되고 있는 전세계 대형 헤지펀드 회사들의 어려움 역시 새로운 주목 대상으로 떠오르며 금융당국들의 부담감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이미 지난 봄, 모노라인들의 파산 위기에 앞서 이들이 깊숙히 관여한 신용디폴트 스왑시장이 출렁이며 각종 금융기관들의 마진콜 요구가 급증하기 시작했는데, 이 과정에서 고난이 시작된 대표적인 헤지펀드인 Citadel Capital 이 최악의 시기를 나고 있음이 확인되면서 대부분 헤지펀드들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마진콜 요구에 봉착하며 지니고 있는 유동화 자산은 돈이 된다면 뭐든지 팔아치우는 모습을 보였고 여기에 희생당한 대표적인 기관이 베어스턴즈였음을 상기시키면 당시보다 훨씬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음이 틀림없을 헤지펀드들의 ‘묻지마 매도’ 행렬이 가져올 결과가 또다시 주목되고 있는 것입니다. 어떤 이들은 이를 금융 시스템에 대한 마진콜이라 부르며 Citadel Capital 에 버금가는 규모의 헤지펀드 회사들의 도산이 목격되어야 진정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데, 이러한 전망에 상당수의 전문가들이 동의하는 듯 합니다.

하지만 더욱 우려되는 것은 이들 헤지펀드 회사들의 도산이 “깔끔하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인가 입니다. 이미 합성담보부 증권을 통해 패니매 프레디맥이나 리만브라더스 및 워싱턴 뮤추얼 등의 파산 위험에 대한 보증 채권을 사들였던 아이슬랜드 정부의 예에서 보듯이, 추적이 불가능하다시피 한 모기지 담보부 증권 및 신용파생상품들을 통한 리버리지에 깊숙히 관여한 헤지펀드들이 부부지기수인 것 생각하면 “깔끔한 파산” 으로 끝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또한 헤지펀드들이 도산위기를 넘기기 위해 닥치는대로 팔아치우는 모드로 돌입했다는 것은 이렇게 복잡하게 얽혀있는 실타래를 풀기(unwind) 시작하면서, 자신들도 알지 못했던 채권이 촉박한 만기일과 함께 빚을 갚으라고 들이대는 상황을 맞이할 기관들이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하기에 더욱 우려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악화되면 우리가 관습적으로 이야기하는 신용시장의 위기가 심화되는 그림이 나타나는데, 증시에 대한 선행지표가 이 신용시장인 만큼 위기가 잠식될때까지 아래 신용시장 관련 지표들을 정기적으로 점검해보시기 바랍니다.

대표적인 것이 리보금리가 있고 3개월 만기 리보금리와 3개월 만기 국채 수익률간의 차이를 나타낸 TED Spread 가 있음은 잘 아실 것입니다.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되는 이들 지수는 아래 cnbc 사이트에서 확인하실 수 있고 하루 시차를 두고 블룸버그 웹사이트에서는 차트를 보실 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사이트로 이동합니다)

하지만 리보금리는 이미 올해 4월경 신용시장 관련 지표로 한 차례 주목을 받던 중 시중은행들이 일부러 실질 거래금리보다 높은 숫자로 보고를 한다는 월스트릿 저널의 기사가 있었고, 중앙은행에서 은행간 거래금리보다 낮은 수준에서 시중은행들에게 자금 유동성을 공급하는 한 이 유동성에 대해서는 은행간에 높은 시중금리로 거래해야 할 필요는 없기 때문에 실질적인 자금시장 상황을 반영하기에는 일정정도의 한계가 있는 것으로 이야기되고 있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미국쪽에서는 리보금리와 overnight index swap(OIS) 금리간의 차이를 주목하기도 하는데 두 금리간의 격차가 벌어질수록 은행간 대출에 대한 높은 리스크를 부담해야 하는 상황임을 의미합니다.

또다른 지표로는 연준에서 발표하는 회사채 거래 금리 상황이 있는데 아래 페이지를 참조하시면 됩니다. 특히 요즘과 같이 초단기 거래 이외에는 거래 자체가 얼어붙은 상황에서는 비금융업 부문 채권인 A2/P2 의 1일 만기 금리가 다른 종목들에 비해 높게 형성된 것을 보실 수 있는데, 첫번째 그래프에서는 검은색 점선으로 나타납니다. 여기에서는 실물경제에서 유통되는 채권거래의 흐름이 드러나며 단기 금리가 높게 나타날수록 채권에 대한 수요가 형성되기 어려움을 뜻하겠지요. 이렇게 되면 회사들은 자금난을 겪게 될 것이구요.

또한 리보금리와 비교했을 때 알아보기 쉬운 지방채권 스왑 지수가 있는데, 아래 그림을 클릭하시면 나타나는 웹사이트에서 확인하실 수 있으며 이는 매주간 거래 금리 변동상황이 업데이트됩니다. 증권금융산업협회(Securities Industry and Financial Markets Association)에서 발표되는 것으로서 이들의 머릿글자를 따 SIFMA 지수라고도 불리는데 이 지수는 1주일 만기 리보금리의 60-80% 선에서 형성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 지수가 일반적인 수준을 상회해서 넘어서게 되면 채권 발행기관이 높은 금리에 대한 압박으로 자금운용이 용이한 단기채권을 정리하고 장기채권으로 갈아타야 하는 상황에 봉착할 가능성이 높음을 나타내 줍니다.

마지막으로 아래는 작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시 잘 알려졌던 MarkIt 에서 발표하는 주택담보부 증권 외에 상업용 모기지 담보부 증권 상황을 알아볼 수 있는 사이트인데, 주택 모기지에 이어 상업용 모기지 시장도 위험하다는 지적이 여러 번 나왔던 만큼 주기적으로 점검해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