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습니다.

쳣째, 1997년 당시 말레이시아는 외환보유고 고갈을 걱정할 정도의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말레이시아는 1990년대 중에 무역수지가 대체적으로 흑자를 기록했었지요. IMF의 도움은 전혀 필요가 없었지요. 환율이 다소 크게 올랐을 뿐입니다. 한 마디로, 우리나라나 태국이나 인도네시아와 같은 외환위기를 말레이시아는 겪지 않았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말레이시아의 경기하강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깊었고, 경기부진의 기간도 우리나라보다 훨씬 길었지요. 이게 과연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을까요? 아울러,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기 전까지는 우리나라의 신용도가 과거 1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말레이시아보다 더 높았지요.

둘째, 신자유주의란 개방화, 민영화, 규제완화를 추구하는 정책노선입니다. 모두 개방하자는 것도 아니고, 모두 민영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도 아니며, 모든 규제를 철폐해야 한다는 것도 아닙니다. 좀 더 개방을 하고, 좀 더 민영으로 전환하고, 규제를 좀 더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장하준 교수는 이것마저 결사적으로 반대하였지요. 국내산업 보호가 필요하고, 공공의 영역이 필요하고, 규제는 일종의 제도라는 것이 그의 입장이지요. 민영화와 개방화와 규제완화를 추진하지 않고도 경제번영을 이룬 나라는 세계적으로 하나도 없는데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미국발 금융위기는 신자유주의의 산물이 아닙니다. 과거 국가개입주의가 전성기를 누릴 때에도 지금에 못지 않은 금융위기가 발생했었습니다. 1970년대 초의 금융위기와 1970년대 말부터 시작하여 1980년대 초까지 진행된 금융위기는 대표적인 사례지요. 금융위기는 경제질병의 하나일 따름입니다. 아무리 건강한 사람도 병에 간혹 걸리듯이, 경제도 마찬가지지요. 만약 병에 걸렸다면 독한 약도 써야 하고 필요하다면 신체의 일부를 잘라내는 수술도 해야 하지요. 그러면 경제상황은 좀 더 어려워지겠지요. 또한 비용도 좀 많이 들겠지요. 설령 그렇더라고 병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그것이 필수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