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익의 예측과 소신 펀글 04-11 08:56
1250까지 조정…비관론자 김영익의 뚝심? "코스피지수 1500 시대가 열렸지만 2분기 안에 1250까지 하락하는 큰 폭의 조정이 있을 것이다 ." 김영익 대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아직도 특유의 시장관을 유지하고 있다. 그가 철석같이 믿고 있는 전망은 경상수지와 원ㆍ엔 환율 등 몇 가지 과거 수치를 사용해서 미래 지수를 예측하는 모델에서 나온다. 2000년 자신이 직접 개발한 방법이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경상수지 흑자가 나타나면 기업의 자금이 풍부해지고 결국 유동성 증가로 이어져 지수가 상승한다는 논리다. 경상수지와 증시 사이에 존재하는 시차를 조정하는 것이 가끔씩 하는 모델 수정의 전부다. 김 센터장은 이 모델의 정확도가 68% 수준이라 "아직까지는 꽤 쓸 만하다"고 자부한다.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지만 "복잡할수록 예측력이 더 떨어지더라"는 것이 김 센터장의 결론이다. 그는 특히 단기 주가흐름도 스위스프랑과 호주달러의 환율 차이로 간단히 예측한다. 두 국가의 금리차이를 이용한 캐리트레이드가 많이 발생하는 만큼 환율 변화를 통해 전 세계 자금의 위험자산 선호도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 이를 기준으로 볼 때 조정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그러나 그에게 최근 지수 전망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는 외부 압박과 함께 새 모델을 개발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부담도 커졌다. 우선 `족집게`란 별명이 붙은 그를 믿는 투자자들이 많아 스스로 부담이 적지 않은 데다 회사의 다른 쪽에선 은근히 그가 시각을 바꿔주기를 바란다는 것. 특히 지수가 상승을 거듭하면서 주변에서 전망을 수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조언을 하는 사람이 늘었다. 그렇지만 그는 "끝까지 버텨볼 계획"이라며 변경 계획이 없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만나는 사람마다 지수 전망 조정을 물어보는 통에 언론 노출과 외부 설명회 참석 역시 가급적 자제하며 지내고 있을 정도다. "지수 상승에 피가 마르는 느낌을 받는다"는 말처럼 자신의 전망에 대해서 스스로도 가끔은 흔들릴 때가 있지만 마음을 다잡고 버텨볼 계획이라고 한다. 그나마 최근 외신 칼럼에서 전문가들이 미국 증시 30% 하락을 예측한 것으로 위안을 삼으며 견디고 있다. 김 센터장이 이렇게 `버텨보자`라고 마음을 먹고 있는 것은 지난해 비슷한 상황에서 물러섰다 낭패를 당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2분기 큰 폭의 조정이 있다며 2분기 1300선 붕괴를 예측했으나 지수 상승이 지속되면서 1300선 붕괴 의견을 접었다. 당시 그는 "살면서 먹을 욕은 다 먹은 것 같다"며 괴로운 심경을 토로했었다. 그러나 장세가 바뀌면서 결국 5월 말 1300선이 무너졌다. 김 센터장은 "작년의 경험이 있어 지금까지는 견디고 있지만 요즘엔 잠도 잘 오지 않는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