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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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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대통령 ‘미국 협박’ 털어놔
[한겨레] 미국이 2001년 9·11 테러 직후 파키스탄 정부에 “대테러 전쟁에 협조하지 않으면 폭격해 석기시대로 만들어 버리겠다”고 협박했다고 21일(현지시각) 페르베즈 무샤라프(52) 파키스탄 대통령이 털어놨다.
무샤랴프 대통령은 이날 <시비에스>(CBS)> 방송 ‘60분’ 프로그램과의 회견에서, 9·11 직후 리처드 아미티지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파키스탄 정보국장에게 “대테러 전쟁에 협력하지 않으면 폭격 맞아 신석기 시대로 돌아갈 각오를 하라”고 위협했다고 공개했다.
그는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과의 전쟁을 위해 (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 국경의 파키스탄 군 기지와 초소들을 미군에게 넘기라는 요구도 함께 전달받았다”며 “매우 무례한 발언이라고 생각했지만 국익을 생각해 행동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과 우호 관계에 있던 파키스탄은 그 뒤 이슬람권의 대표적인 친미 정권으로 탈바꿈했다. 그러나 때때로 탈레반 세력을 뒤쫓는 데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미국 강경파들한테 받았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또 “미국의 다른 요구 가운데는 ‘웃기는 것’들이 있었다”며 일부를 소개했다. 그는 ‘파키스탄 내에서 대미 테러를 지지하는 의사표현을 단속해 달라’는 요구도 미국대사관을 통해 전달됐다며, “의사표명을 하는 것까지 막을 수 있는 일이냐”고 반문했다.
무샤라프는 22일 워싱턴을 방문해 조지 부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무샤라프가 왜 이런 얘기를 털어놨는지도 관심거리다. 최근 부시 대통령이 <시엔엔>(CNN)과의 회견에서 “파키스탄 영토 내라도 오사마 빈 라덴을 잡기 위해서라면 미군이 필요한 조처를 취하겠다”고 밝혀, 파키스탄의 반발을 산 적이 있다.
한편, 아미티지 전 부장관은 “파키스탄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 건 사실이지만 파키스탄을 폭격하겠다고 말하진 않았다”고 부인했다고 <시엔엔>이 보도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한겨레 2006-09-22 21:5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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