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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반기문과 함께 외통부를 이끌게 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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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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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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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제목을 바꾸고 글의 일부만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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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협상컨설턴트)김기홍부산대 경제학과 교수
지난 2000년 1월 임명된 제 29 대 외교통상부장관은 자신
의 임명 소식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자신의 느낌 일부를 털어놓았다.
장관의 소회인 즉 반기문씨가 외통부 차관으로 자신을 도와준다니 그렇게 든든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모나
지 않은 성격, 치밀한 일처리, 탁월한 어학실력, 외통부 주요 현안에 대한 파악능력. 이런 사람이 차관이 되
어 자신과 팀을 이룬다니 더 이상 좋을 수 없지 않은가. 이런 말이다.
북한의 핵실험으로 소란스러운 이 때 반기문 장관의 UN 사무총장 피선은 한 가닥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어
떤 형태로든 차기 UN 사무총장으로서의 그의 영향력과 역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기대는 일차적
으로 그의 지위에서 오는 것이지만, 지금까지 그가 보여온 `협상가`로서의 능력 때문에 그런 기대는 더 커지
게 된다.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그의 협상가로서 가장 뛰어난 능력 중의 하나는 `겸손`이다.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다.
모든 현안을 파악하고 있으면서도 기다린다. 상대방과 의견이 다를지라도 적으로 만들지 않는다. `미끄러운
뱀장어`라는 말을 들을지언정 서로 다른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공통분모를 찾는 협상가로서의 기본태도를
잃지 않는다. 그러니 흥분하지 않는다.
2년전에 필자는 `서희, 협상을 말하다`라는 책에서 고려시대의 서희 장군이 가지는 협상력을 분석한 적이 있
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서희 장군은 협상으로써 거란의 침략을 물리치고, `세 치 혀로써’ 강동 6주를 회복
하였다. 필자는 그 때 서희의 협상력을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뛰어난 대화능력, 탁월한 국제감각,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는 능력, 실익과 명분을 구분하는 능력. 그렇게
분석하다보니 지금 대한민국에서 과거 서희와 버금가는 두 사람의 협상가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 책의 서문에 두 사람의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그런 사실을 적어놓았더니 그 사람의 이름을 밝히라는 압
력을 제법 받았다. 그래서 최근의 개정판(2006년 8월)에서는 그들이 누군지 짐작할 수 있는 단서를 슬며시
풀어놓았다. 그렇다. 그 중의 한 사람이 반기문 장관이다.
또 다른 한 사람은 이제 현역에서 은퇴하신 분으로, 내가 상당기간 옆에서 그 활동을 지켜보았다. 미국과의
통상협상에 오랫동안 종사하신 분이다. 호랑이처럼 무서운 분이라 미국 사람들은 그를 `타이거 박`이라 불
렀다.
평소에는 온화한 성품인데 실제 협상에 들어가면 전혀 다른 사람처럼 치밀하고 끈질기고, 상대방을 압박하는
논리로 문제를 풀어나간다. 거기에다 탁월한 어학실력, 문제를 파악하는 능력, 모나지 않은 성격은 기본이
다.
하지만, 이 분과 일하면서 받게 되는 가장 강력한 인상은 `겸손`이다. 내가 그 분을 도와드릴 때 나는 까마
득한 후배였지만 그는 한 번도 “어험”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깍듯했지만 부드러웠다. 그래서 누구나
그를 좋아했다.
공직을 그만둔 뒤 민간기업의 CEO로 활동하다, 지금은 타국에서 전혀 새로운 인생을 살고 계신다. `타이거
박`이라는 그의 별명을 이야기했으니 눈치 빠른 사람은 그가 누구인지 이미 감을 잡았을 것이다. 하지만 여
기서는 그 본명만은 밝히지 않으려 한다.
`겸손하라`는 화두를 꺼낸 것은 일차적으로 이 두 분의 삶, 이차적으로는 반기문 차기 UN 사무총장의 협상가
로서의, 외교공무원으로서의 인생여력에 대한 통찰 때문이다. 반기문 장관의 협상경력을 전부 살핀 것은 아
니지만, 그의 일처리와 주변 사람들의 태도에서 그가 주어진 과제와 현안을 어떻게 해결해 나오고 있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오죽했으면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의 관계에 대해서 "그 둘 사이에는 무언가가 있다"는 말이 나오겠는가. 남
녀관계에서 오는 무언가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미국의 외교실무책임자가 한국의 파트너를 ‘각별히’ 대하
기 때문에 나온 말이다. 대단하지 않은가. 그러니 고려 시대의 서희 장군처럼 이 분이 북한의 핵문제에 대한
돌파구를 제시해주기를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
그러니 겸손하라. 주어진 일상의 작은 협상과제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기 원한다면, 겸손하라. 자신을 낮출
때 상대방이 당신을 도운다. 그와 함께 인생이라는 긴 마라톤에서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원한다면
, ‘더욱 더’ 겸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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