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治心 ::
두물머리 언덕 이기섭
02-04 14:58
삼형제와 막내딸을 둔 홀어머니는
백제군, 신라군, 고구려군으로 주인이 자주 바뀌는
남한강 북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의 언덕에 살았다.
두물머리 언덕은 남한강 북한강 한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쳐들어 오는 군사들을 잘 볼 수 있는 곳이었다.
난리통에 아버지가 죽은 뒤 가난 속에 살고 있는 다섯 식구는
전쟁이 날 때마다 두물머리언덕 뒤에 있는 부용산성으로 피난을 갔다.

삼형제는 나이가 들면서 차례로 두물머리의 주인이 되는 나라들에 징집 되어
큰 아들은 북한강 건너 고구려군이 되었고, 둘째는 한강 이남의 백제군,
셋째 아들은 남한강 건너 신라군이 되어, 원치 않는 싸움을 하게 되었다.
어머니는 딸과 함께 두물머리 언덕에 살면서 아들들을 만나기를 소원했으나,
신라 백제 고구려에 강제로 빼앗겨 서로 싸울 수밖에 없는 아들들 때문에,
평생을 눈물 속에서 살았다.

신라군이 두물머리 언덕으로 쳐들어 올 때는 셋째 아들의 신라 군사들을 피해 도망하고,
백제군이 쳐들어 올 때는 둘째 아들의 백제 군대 때문에 산에 숨었으며,
큰아들의 고구려군이 두물머리 언덕으로 쳐들어 올 때도
어머니와 누이는 눈물을 뿌리며 피난을 떠날 수 밖에 없었다.

두 줄기 강을 사이에 두고 헤어진 세 아들은
두물머리 언덕 앞에서 만나는 남한강, 북한강처럼
죽은 후에야 빗물로 흘러 내려 두물머리에서 만나
어머니의 눈에 고인 눈물처럼 반짝거리고,
두물머리 언덕 아래로 녹아 내린 어머니의 마음은
강에서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되었다.









Mahler_ Symphony No. 5 Adagietto (Leonard Bernste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