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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 "리콜 계획 없어"…관리.감독기관 '솜방망이' 처벌

[대전CBS 김효은 기자]

[IMG1]지난 4월 말 인천의 한 대형마트에서 A사 소시지를 구입한 김위철(가명.34) 씨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기겁했다.

뜯지도 않은 소시지 안에 2cm 가량 사람의 체모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들어가 있었던 것.

김 씨는 "평소 3살 된 딸 아이가 즐겨 먹어 자주 구입했는데 너무 불쾌한 나머지 배신감마저 든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 "청결한 이미지를 강조하는 A사의 이름만 믿고 구입했는데 이번 일로 A사에 대한 신뢰가 완전히 무너져내렸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정작 A사와 소시지를 제조해 판매한 B업체가 해당 제품을 리콜조차 하지 않고 있어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유해성을 띤 이물질이 아니기 때문에 신체에 해가 되지 않는다는 게 업체측의 설명이다.

A사 관계자는 "금속성을 띤 이물질이나 유리, 기생충알 등이 아니면 통상적으로 제품을 회수하지 않는다"며 "피해 소비자에게 원하는 수준으로 보상해주는 것이 합리적인 조치"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제조업체의 위생상태를 점검 및 관리하라는 내용의 현장지도 명령을 지난 15일 해당 기관으로부터 받았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또 발생하지 않도록 작업자 위생관리와 제조공정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B업체 관계자는 이물질과 관련해 "작업복을 갈아입는 과정에서 들어갔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자세한 혼입 경로를 추적하고 있다"면서 "지난 16일 해당 기관인 충남 서천군청으로부터 행정 처분을 받고 이 명령에 따라 생산공정을 더욱 청결히 관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천군청 관계자는 "이번에 발견된 체모는 유리조각이나 대장균 등 인체에 유해하다고 판단돼 회수되는 대상에서 비껴나 있다"며 "소시지 하나에 이물질이 들어갔다고 해서 전체 생산라인이 오염됐다고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김 씨는 "다른 회사의 경우 이물질이 발견되면 회수 처리하곤 하는데 이번 행정처분은 너무 약한 것 같다"며 "하다못해 벌금형이나 영업정지 조치라도 취해질 줄 알았는데 이물질 발견 신고를 하기 전과 별반 다를 게 없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김 씨는 이어 "제조원의 위생관리 방식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이상 똑같은 환경에서 똑같이 만들어진 제품일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행정처분이 내려지기까지 한 달 이상 걸려 결국 해당 제품의 유통기한이 지나버렸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africa@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