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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前 사랑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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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 소리소년
2005/11/10(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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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장
유사장은 사십중반의 작은 가구업체 사장입니다.
오남매중에 셋째인 그는,
형제중에서 인물좋고 성품도 온화한 편이어서,
일찍부터 사업을 시작했고 집안의 리더역활을 했으나,
암에푸때 사업에 실패를 하였습니다.
그는 우여곡절끝에 대표이사직을 부인으로 바꾸고,
주변의 도움을 받아서 사업을 계속할 수 있었으나,
,
암에푸때부터 안고온 부채는 줄지않고 그를 계속 괴롭혔습니다.
이번주 월요일은 그의 마흔 다섯번째 생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유사장은 생일파티는커녕 빚독촉에 시달리며,
주변에 긴급히 자금수혈을 요청하고 다녀야 했습니다.
그러던 그는 해가 어둑어둑해지자 강화도로 갔습니다.
소주를 두병 사서 마시고,
차의 안전벨트를 잘라서 들고 산으로 올라갔습니다.
해가 진 월요일 강화도의 밤엔 강풍과 함께 비바람이 몰아치고 있었습니다.
다음날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챈 그의 가족들은,
케이티와 경찰의 도움으로 산속에서 겨우겨우 그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힘겨웠던 근심들을 땅에 내려놓고 목을 맨 다음이었습니다.
유사장의 빈소는 신월동의 조그만 병원에 차려졌습니다.
고1인 둘째 아들이 상주로 있었고,
영정안의 유사장은 특유의 해맑은 미소로 문상하는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회사에서 경리일을 보던 유사장의 막내 여동생은,
유사장과 가까운 친구들이나 지인들을 보자 소리내어 슬피 울었습니다.
그는 아무런 계산이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자신의 죽음으로 부채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었고,
가장을 잃은 그의 가족들은 이제 길거리에 내몰릴 처지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나 문상온 사람들중에서 누구 하나 그를 욕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거액을 유사장에게 운영자금으로 빌려줬던 류사장이 문상을 마치고 나오면서 말했습니다.
"이렇게 어이없는 일을 벌렸는데도..하옇튼 이 친구는 미워할 수가 없어.. 참 내.."
그러자 곁에있던 이씨가 그 말을 듣고 한마디 했습니다.
"죽으려고 계획을 했었다면 슈퍼에서 노끈을 샀을거여..
차의 안전띠를 잘라서 그렇게 충동적으로 명을 끊었지만,
유사장은 아름답게 살다 간 사람여...가족들에겐 참 안된 일이지만.."
유사장의 막내딸은 초등학교 5학년입니다.
학교에서 반장을 한다고 하더군요.
그러나 자기 가족에게 몰려오고 있는 불행을 알기에는 아직 너무나 어린 나이였습니다.
문상을 하고가는 아빠 친구들에게 생글거리며 인사하는 그 꼬맹이때문에,
유사장의 슬픈 빈소는 더욱 애처롭고 슬퍼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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