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지 말아야 할 일 코스모스펀드 01-04 16:02
이름: 이기섭 2004/11/19(금) 미루지 말아야 할 일   경기도 광주에 살면서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그 분들 중 한 형님 내외분이 계셨는데 두 분 모두 가곡을 얼마나 잘 부르시는지 모릅니다. 부모와 자녀들이  친구와 같이 지내는 참 멋진 가족이었습니다. 그 분은 한국 굴지의 대기업 건설회사의 전무이셨지만 참 편한 분이셨습니다. 그 형님께서 언젠가 북극에서 썰매를 끄는 개와 같은 종류의 개를 한 마리 기른 적이 있었는데 이름을 덕구 라고 지었습니다. 매주 화요일 저녁이면 그 집을 방문 하는데 하루는 늘 반겨주던 덕구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묶어 놓으면 답답할 것이라면서 그 분은 대문을 잠그고 집안에서 개를 놓아 기르셨고   어느날 덕구가 대문이 열린 사이에 골목으로 뛰어 나간 뒤 돌아오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을 보고 짖지도 않고 누구에게나 꼬리를 치며   모든 사람들을 다 공평하게 사랑하였던 개였으니 아마 누군가 안고 갔을지도 모릅니다. 몇 주 뒤에 제가 그 형님에게 여쭈었습니다. "아직도 덕구에게서 연락이 없나요?" 그러자 그 형님이 바로 말을 받았습니다. "편지 한 장 없어, 개새끼야 그지?" 그 이후 저는 먼 곳으로 이사를 오게 되어 자주 뵐 수 없게 되었는데 그 분을 내조 하시던 형수님께서 암으로 수술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 후 집으로 찾아 뵈었더니 건강해 보이셔서 잊고 살았는데 몇 일 전에 장인어른 편으로 그 분이 몸도 마르고 오래 사실 수 없을 정도로 건강이 나빠지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얼른 찾아 뵈어야겠다고 생각하였지만 불쑥 방문하는 것이 폐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집사람에게 그 집으로 먼저 전화를 해보라고 했습니다. 몇 일 동안 바쁘게 활동하다가 그 사실을 잊고 있었는데 오늘 그 분이 돌아가셔서 서울 아산병원 영안실에 빈소가 마련되었다는 장인어른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후회와 함께 다시 깨닫습니다. 소중한 사람들이 있다면 찾아가 손을 꼬옥 잡아 주는 것을 결코 미루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임웅균-그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