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열쇠 코스모스펀드 01-04 16:05
이름: [머니투데이 박창욱기자] 2004/12/1(수) 기업의 열쇠   에디슨이 전구를 발명하는 과정에서 9999번의 실험을 거듭했으나 잘되지 않 았다.또 다시 실험을 시도하자 친구가 "1만번째 실패를 되풀이 할 셈이냐"고 물었다. 에디슨은 친구에게 말했다. "나는 9999번 실패한 게 아니고, 다만 전구에 불이 켜지지 않는 9999번째 이유를 발견했을 뿐이네." 　 누구나 실패할 수 있다. 그러나 현명한 사람은 그 실패를 교훈으로 여긴다. 서민호(41) 텔레칩스 대표도 그랬다. 한번의 좌절에서 낙심하지 않고 그 실패를 성공의 발판으로 삼았다. 　 # 실패의 교훈 　 텔레칩스는 비메모리 반도체칩 전문기업이다. MP3플레이어에 필요한 디지털멀티미디어프로세서(DMP)와 발신자정보표시칩(CID)를 세계 유수의 기업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탄탄한 실적을 앞세워 코스닥시장 진입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처음부터 서 대표의 사업이 탄탄대로를 달린 것은 아니었다. 　 "삼성전자를 나와 93년 다른 분들과 공동으로 일종의 디자인하우스를 설립했죠. 처음엔 칩을 만들기 힘들어 주로 설계용역 위주로만 했어요. 그러다보니 이익도 잘 안나고 회사가 계속 힘들었지요." 　 6년을 그렇게 있다가 99년 따로 독립해 나와 현재 회사를 세웠다. "저도 그전 회사의 창업멤버 중 하나였으니 제 잘못도 크다고 생각했습니다. 곰곰히 반성을 여러가지로 했고, 궁리끝에 창업 초기 여러 혼란을 피하기 위해 몇 가지 원칙을 세웠습니다." 　 먼저 그는 힘들더라도 단순한 설계용역이 아니라, 만들어 팔 수 있는 칩을 반드시 개발해야 겠다고 결심했다. 그 결심을 흐트러뜨리지 말자고 동업자와도 서로 굳게 약속했다. 또 처음부터 회사의 문화와 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보통 벤처들은 설립 초기 사장이 자금조달부터 영업에 경리까지 `원맨쇼`를 합니다. 그러다 회사가 좀 커지면 재무책임자(CFO)를 뽑아 관리에 좀 더 신경을 쓰지요. 그런데 그렇게 크기전에 회사가 다 망가지기 일쑤입니다. 그래서 직원 몇 명 안되던 시절부터 유능한 CFO를 설득해 모셔왔죠." 　 지분관계라든가 사규 등도 꼼꼼히 만들었다. 회사 초창기엔 경력사원은 일체 뽑지 않았다. 회사의 체계가 잡혔다는 판단이 선 후부터 채용했다. "경력이 있는 사람들은 누구나 '내가 왕년에 말이지…'라는 생각을 갖고있기 마련입니다. 그렇게 되면 제가 생각하는 회사의 문화를 만들기가 힘들어지기 때문이었죠." 　 # 계획 　 텔레칩스는 특허등록한 기술이 13개나 된다. "건방지다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저희는 그동안 제품을 만들어 시장을 끌고 나갔습니다. 계속 아이디어를 개발해왔고 그것들이 다행스럽게도 시장에서 통했었지요." 　 휴대용 저장장치인 '유니버설 시리얼 버스'(USB)를 통해 음악을 바로 MP3플레이어에 다운받을 수 있는 기술에서부터 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DMB) 솔루션까지 대부분의 저장매체를 아우르는 칩기술을 갖고 있다고 서대표는 설명했다. 좋은 기술덕분에 대형 고객도 많이 확보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즐거운 표정으로자랑을 하면서도, 사실 여러가지로 고민이 많다고 털어놨다. 　 "사실 반짝 아이템 몇 가지로는 절대 100년을 가는 기업을 만들진 못합니다. 보통 칩 하나 개발하는 데 3년의 세월이 필요합니다만, 전 제품 하나하나에는 크게 걱정하지 않습니다. 대신 계속 새로운 과제를 도출해내는 기업문화를 만들어가는데 더 신경을 쓰고 있지요." 　 서 대표는 2006년까지 시장에 내놓을 기술에 대한 계획은 이미 다 세워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2001년도부터2003년까지 2년에 걸쳐 10대 과제를 선정했지요. 이후 시장상황에 맞게 차츰 범위를 줄여가면서 구체적인전략까지 만들었습니다. 지금은 2007년 이후의 과제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전략을 세우기 위해선 시장의 동향에도 민감해야 한다. "비메모리 반도체기업은 대만이 가장 강합니다. 그래서 수시로 대만증권거래소 사이트에 들어가 경쟁사들의 동향과 반도체산업의 경기에 대해 살핍니다." 　 # 기업문화 　 인터뷰를 시작할 때 그는 직접 커피를 타서 기자에게 건넸다. 의아한 눈으로 봤더니 "저도 손 있습니다"라는대답이 돌아왔다. "직원 하나하나가 중요한 사람들인데, 제 입 하나 즐겁자고 심부름을 시킬 순 없지요. 대신 저희는 관리팀 제일 어린 여직원들까지도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제안을 합니다. 세계적인 삼성도 날아가는 판에 저희 같은 작은 회사가 기어갈 순 없지 않습니까." 　 기업문화의 중요성에 관해 그는 벤처의 원조격인 휴렛팩커드(HP)를 예로 들었다. "유명한 얘기중에 'HP가 만든 최고의 제품은 바로 HP'라는 말이 있습니다. 프린터건 뭐건 간에 다 그 기업문화에서나온 산물일 뿐이지요." 　 서 대표가 내거는 경영 목표도 이와 맞닿아 있었다. 다소 특이했다. "앞으로 50년 동안 복리로 성장해 가는것이 목표입니다. 그렇게 되면 저희도 엄청난 회사가 되어 있지 않겠습니까. 전 그 모든 걸 가능하게 하는것이 바로 기업의 정신과 문화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