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에서 시험받는 우정이 있다면 이익으로 인해 시험받는 우정도 있을 것입니다. 세상에는 고난을 함께 할 수 없는 친구가 있듯이 고생은 같이 할망정 낙을 같이 나눌 수 없는 친구도 있으며 이것도 저것도 함께 할 수 없는 사이도 있을 수 있습니다.
저는 2002 년과 2003 년 그리고 작년 초까지 만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사람들을 만나 그 사람들을 신뢰한 어리석음으로 인하여 잠시 원치 않는 어려운 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 것으로부터 값진 교훈도 얻을 수 있었으며 그 과정에서 끝까지 저를 믿어주시는 진실한 분들을 식별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있어야 할 곳과 제가 신뢰해야 할 사람들이 누구인지도 알 수 있게 되었으며, 제가 진정으로 믿을 수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저를 믿어 준 사람들이라는 것과 제가 마음으로 섬겨야 할 사람들 역시 그런 분들이라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증시에서도 그와 같은 원칙은 그 가치가 빛을 발하는 것을 봅니다. 신뢰할 만한 투자원칙과 기업을 가까이 하고 그렇지 못한 대상은 멀리하는 것 그리고 증시에서 맞서야 하는 상대는 다른 사람들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며 극복해야 하는 대상 역시 자신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기업의 경영자나 대주주와 달리 직접적인 정보로부터 차단된 순수 개인투자자들에게 증시에서 가장 필요한 덕목이 겸손과 성실이라는 것도 확인하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다시 시장이 어떻게 변화하거나 투자환경과 여건이 어떠하든지 하늘과 산을 품는 호수처럼 그렇게 고요한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작은 일렁임도 없는 거울같은 호수만이 하늘과 산의 명확한 모습을 제대로 투영시킬 수 있지 않겠습니까?
2005/2/5(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