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  

기원전 3세기 진, 초, 연, 제, 한, 위, 조의 7개 왕국이 천하통일을 놓고 벌이는 각축전의 소용돌이 속에서 진나라 왕 은 천하통일을 향한 집념으로 한나라를 정복합니다. 그러자 연나라 태자 단은 천하 최고의 자객인 형가라는 사람을 시켜 진시황을 암살할 계획을 세웁니다. 그러나 어떻게 하면 진시황 근처까지 가까이 갈 수 있을까 고심하던 그들은, 진시황의 출생비밀을 알고 있는 번어기라는 장수를 찾아가 상의하게 됩니다. 번어기는 진나라를 탈출하여 연나라로 망명해 있었는데 진시황이 현상금을 걸고 죽이고 싶어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번어기는 형가를 보고 자신의 목이 필요할테니 가져가라고 말합니다. 형가는 천하제일의 비수를 품에 품고 연나라 군사지도와 번어기의 머리를 가지고 진시황 알현을 청합니다. 의심많은 진시황은 번어기의 수급을 보고 나서 형가로부터 연의 군사지도를 사람을 시켜 건네받지만 지도에 표기된 암호를 해석해주겠다는 형가의 제의를 받고 근접알현을 허락합니다. 그러나 가슴에 숨긴 비수을 진시황이 발견하게 되고 형가는 진시황 암살에 실패하게 되어 그 자리에서 죽음을 당하게 됩니다.

피바람을 불러일으키는 진시황을 제거하여 천하를 평안케 하겠다는 그들의 암살계획을 들은 한 은자가 말합니다. "풀잎 위에 영롱히 빛나는 아침 이슬처럼 자신을 불살라 의를 이루겠다는 생각은 가상하나 어찌하리오.영롱히 빛나는 아침이슬도 물이고 검게 흘러가는 개울물도 물이기는 매 한가지인 것을...."
수많은 사람들을 도륙하는 진시황이나 그 진시황을 죽이려는 형가 역시  
살인을 하는 것은 똑같다는  의미로 그렇게 말한 것입니다.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

한국의 성철스님이 그런 말을 했다지요.
사람들이 자신이 처한 현실을 어느정도 다르게 받아들이는 것은 가능할 것입니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볼 때 고통은 고통이고 비극은 비극이며 재난은 재난일 뿐입니다.
옳은 것은 옳은 것이고 그른 것은 그른 것이며
진리는 진리이고 거짓은 거짓입니다.
빛은 빛이고 어둠은 어둠인 것 처럼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