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깨서 제 옆에서 컴퓨터 모니터를 보십니다.
그라프가 올라가는지 내리는지를....

주식 초보시절에 어머니께서는
제 표정, 제 기분으로 증시의 상황을 짐작하셨습니다.
그런데  시골에 계시다가 저와 함께 계신 몇 년 전 부터는
제 기분으로 증시의 변화를 파악할 수 없게 되시자
조용히 제 뒤로 다가와 그라프를 직접 보시면서

" 응, 오르는구나."
"주가가 빠지고 있네."

이제 그라프를 판별하실 수 있을 정도입니다.

"어머니, 저는 어머니께서 농사 짓으셨던 것처럼 그렇게 주식사업을 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왜 배추밭에 씨뿌리면 가을에 꽉찬 배추로 김장을 담글 수 있었잖아요.
저도 이제는 욕심 버리고 제 밭에서만 편안하게 농사를 짓고 있거든요."

"응, 그래..."
어머니께서는 이해가 가시는지 그리고 조금은 안심이 되는지
짧게 대답하십니다.





"자는 듯 그렇게 죽을 수 있다면 오죽 좋을까?"
여든 셋 되신 노모는 그날이 고통스럽지 않기 만을 빌 뿐입니다.

" 내 복이 많다면 크게 고생하지 않을 것이고
내 복이 없다면 어떤 사람들 처럼 오랫동안 고생하겠지..."

옆에서 듣고 있는 제 마음이 울적해집니다.
어머니 걱정하지 마세요..

" 아니다. 내 복이 아니라 너희들의 복이 있어야
내 가는 길이 수월하겠구나.
자식들이 고생하지 않을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