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을 즐기는 왕이 있었다.
그는 농담을 아주 잘하는 광대를 불러다가
자신의 곁에 있도록 하고
그 광대에게만은 왕에게 농담과
장난을 할 수 있도록 국법으로 허용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광대가 왕에게 지나친 농담을 하자
왕은 화가 치밀어 올라
그 광대에게 사형을 선고 하였다.

그러나 광대는 속으로
왕의 사형 선고가 농담이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정작 단두대에 끌려 나가고 보니
시퍼런 칼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아차 싶어 왕에게 용서를 빌었다.

"폐하, 저의 죄를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그러나 왕의 굳은 얼굴은 펴지지 않았다.
광대는 무릎을 꿇은 채 목을 내밀고 앉아서
운명의 시각을 떨리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왕은 광대를 죽일 마음은 없었다.
그저 겁이나 한번 주자는 뜻이었다.
왕은 미리 집행관에게

"내가 "목을 쳐라!"라고 외치면
차가운 물 한 방울 떨어 뜨려라"
라고 일러 두었다.

이윽고
"목을 쳐라!"라는 왕의 음성이 들렸고
계획대로 광대의 목에 한 방울의 물이 떨어졌다.
순간 왕은 크게 웃으며 소리쳤다.

"네 이놈. 다시는 그런 농담을 하지말거라~~
하하하~ 이제 그만 일어나거라."


그러나 광대는 영영 일어나지 못하고 말았다.




                                                                       - 이도환
                                                                         [마음을 가꾸어 주는 작은 이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