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다른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키려면 먼저 자기 자신을 감동시켜야 합니다.
자신에게 호의적인 스스로의 마음도 움직이지 못하는데
어떻게 남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남에게 인정을 받는 것 그 것이 그렇게 중요한 것일까요?


남을 설득하는 것과 자신을 설득하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어려울까요?
아니면 남의 인정을 받는 것과 자신의 인정을 받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쉬울까요?
어쩌다 한 번 만나 짧은 시간을 통해 서로를 판단해야 하는 사람들의 관계.
남에게 잘 보이고 아름답게 말하여 좋은 평판을 얻는 것이 쉬울까요?
아니면 깊은 산속 어두운 밤길, 혼자 머무는 방 어디든지
늘 자신을 지켜보는 스스로에게 좋은 평판을 얻는 것이 쉬울까요?

그런데 나에게 인정을 받는 것이 그렇게 대단한 것일까요?




언젠가 고향 앞 칠보산 골짜기에 혼자 오른 적이 있습니다.
길도 끊기고 아무도 찾지 않는 후미진 곳에서 봄기운에 피어난
한 뼘 키의 수줍은 작은 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저는 제가 그 꽃을 보는 처음이자 마지막 사람일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꽃은 사람에게 보여지기 위해 존재하는 것일까요?
그 꽃은 자신의 의지로 그 곳에서 피어난 것이 아니겠지요.
우리가 그러한 것 처럼...



사람들이 더 나은 이름과 높은 자리를 놓고 싸울 때
그 꽃은 골짜기에서 아름답게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스스로 선택하지도 않은 자신의 출생지에 연연하며
서로 분쟁하고 반목하면서 추한 모습으로 죽어갈 때
그 꽃은 산 그늘 속에서 아름답게 시들고 있었습니다.  

그 꽃은 피어난 곳에서 시들 수 밖에 없었지만
누울 자리를 선택할 수 있는 우리는 어디에서
어떤 모습으로 눈을 감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