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을 꿈꾸는 자들의 최선 코스모스펀드 01-05 10:34
이름: 유리공주 2006/8/7(월) 천국을 꿈꾸는 자들의 최선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뮌헨'은 1972년 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들이 인질로      잡고 있던 이스라엘 선수단을 살해한 사건 이후 이야기를 다룬 역작입니다.      분노한 이스라엘 정부가 정보기관 모사드의 정예요원 에브너에게 테러의 배후      인물들을 처단하도록 지시하면서 영화가 본격적으로 펼쳐지지요.      에브너가 하나씩 암살을 성공하자 팔레스타인 측도 곳곳에서 보복 테러를 일으켜      사태는 점점 악화됩니다.       암살자 에브너는 최선을 다해 자신의 임무를 수행했습니다.오랜 기간동안 가족조차      돌보지 않고 혼자 유럽에 머물면서 조국을 위해 목숨을 걸고 활동했으니까요.      그런데 모든 것을 바쳐 최선을 다한 것은 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들도 마찬가지      였습니다.모두들 최선이었는데,무엇이 문제 였을까요.       인류역사에서 최악의 순간을 종종 최선을 다하려는 인간들이 빚어냈습니다      이땅에 천국을 직접 건설하려던 자들의 꿈이 생생한 지옥을 구현했다고 할까요.       어쩌면 '선'의 반대말은 '악'이 아니라 '최선'인지도 모릅니다. 최선이라는      말속에는 스스로 강하다는 사실을 확신하는 오만과 자기기만이 있습니다.      최선이 위험한 것은 물러설 자리를 예비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지요.      타협하지 않는 선이라는 말은 없습니다.왜냐하면 선이란 것은 바로 조화를      뜻하는 말이니까요.       악은 선을 가장할 때 가장 악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최악의 폭군은 모든이의      가슴속에 길이길이 남으려는 사람입니다.       '맹자'에는 이런 구절이 나오지요."화살 만드는 사람이라고 어찌 갑옷 만드는       사람보다 인자하지 못하랴.그러나 그 사람은 사람을 상하지 못하게 될까 걱정하며       만들고,갑옷 만드는 사람은 사람을 상하게 될까 걱정하며 만드느니라."그저       주어진 역할이 다를 뿐, 선한 사람과 악한 사람이 어찌 그리 쉽게 나뉠 수 있겠습니까.       다만 살면서 화살을 만들기 보다는 갑옷을 만들 수 있기를 바랄 뿐이지요.       인간의 약함을 인정하는 사람에게는 삶은 '차선'만으로도 박찹니다.                                      시네마 레터 중에서-      가족과 함께 지리산 노고단 원추리를 보고 돌아오는길, 고속도로에는       수많은 차들의 행렬,그 속에 조그맣게 내차도 끼어있는 것이 보입니다.       많은 차와 그 속에서 여행하는 가족,그리고 내 차와 가족.누군가 이렇게 지긋이       관조하듯 내려 보고 있다면,나의 생각쯤은 아무 것도 아닐 것 같습니다.            지구 저편에서는 붊은 화염속에 고통도 모른체 스러지는 목숨들이 있는데       티브이에서,우리집 밥상머리맡에서 오순도순 하루가 저뭅니다.       딱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는 것도 가당치 않는데,이것이 순리인양 자고 깨는 것이       세상을 보면 참 신기하기도 합니다.      올해 일흔 넷 돼신 어머니가 몇그루 안되는 복숭아를 어떻게 따서 누구에게 팔까       손주 키만큼 되는 풀들을 어떻게 처리할까 삼백여주되는 빨간고추를 따서는       물에 씻어서 햇볏에 말리는 일에 막둥이 나를 부를까 말까.       세상 사람들의 고민이란게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죽음같은 것은 생각지도       못하는 그런 날이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