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회의를 하면서 특별한 주제가 없어서 나는 가벼우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은 얘기를 꺼냈다.

 나는 어릴 적 시골 마을에서 살았었는데, 주변이 산으로 둘러 싸여 있었다. 당시 덫 같은 것으로 어른들은 산에서 노루나 토끼를 잡곤 했었다. 산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산에 가 봐도 별다른 느낌이 없으나 산골에서 자란 사람에게는 사람의 발길이 잘 닿지 않는 산에 가서도 여러 가지 현상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 중에 하나가 산짐승이 다니는 길을 잘 찾아낸다는 것이다.

산짐승이 다니는 길을 잘 아는 사람들이 길목에 덫을 놓아 산짐승을 잡게 되는데 제법 잡곤 하는 것을 보았다.

또한 토끼몰이라는 게 있었는데, 주로 학교 선생님들이 겨울철에 학생들을 동원해서 산에 사는 토끼를 몰아서 잡는 것이었다. 산토끼는 앞다리가 짧고 뒷다리가 길어서 산 위로 뛰는데 뛰어나지만, 반대로 아래로는 뛰기 어렵다. 그래서 산위에서 아래로 토끼를 몰면 토끼는 갈 데가 없다.

이와 같이 멀리서 보면 잘 모르지만 가까이서 가보면 산짐승의 움직임이 무작위가 아니라 특정한 경로를 따라서 움직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정한 가정을 전제로 하여 그 경로를 계량화할 수도 있다.

이러한 관점은 선거에서 아주 적절히 활용되곤 한다. 사람들의 마음 역시 특정한 경로를 따라서 움직이고 그 경로를 따라서 사회 현상이 만들어지곤 한다. 이 경로를 제대로 읽으면 선거에서 승리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고, 이 경로를 잘 못 읽으면 선거에서 패배하게 된다.

필자가 나름대로 읽어낸 역사의 경로를 보면, 현재 우리나라의 운이 왕성하게 진행되고 있고, 다음 대선에서는 ‘홍익인간’의 개념에 근접한 인물이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읽을 수 있다.

최근 안철수 교수의 움직임을 ‘여야’의 개념이 아닌, 혹은 ‘진보와 보수’의 개념이 아닌 ‘상식과 비상식’의 개념으로 해석하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이것이 사회 현상의 경로를 밝혀주고 있다.

사회 현상은 항상 특정한 경로를 형성하면서 움직이게 되는데, ‘진보와 보수’개념이 ‘상식과 비상식’의 개념으로 대체되는 과정으로의 진행이 일어나면 한동안 그 방향을 고수하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 즉, 특정 경로를 이탈하지 않고 진행되는 속성을 나타낸다.

국민들이 진보와 보수 싸움 구경만 하면서 세월을 보내는 사이에 우리 사회는 상위 1%에 의한 부의 독과점이 강하게 진행되었고, 저소득층도 아닌 매년 수조원의 이익을 내는 재벌기업이 아직도 ‘산업용 전기’를 할인된 가격으로 쓰고 있다는 엄연한 현실도 잘 모르고 지냈던 것이다. 이것이 비상식으로 볼 수 있는 지난 과거 사회의 경로를 대변해준다.

그러다가 이제는 드디어 상식이 통하는 세상으로 변화되는 과정으로 진입하고 있다. 상식이 통하는 사회로 진입하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좀 부정적일 수 있겠지만, 이제는 국민의 힘으로 상식을 바로 세워야 하는 상황으로 옮아가는 것으로 이해되며, 다음 대선에서는 그것이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자연, 사회, 역사 등이 특정한 경로를 따르거나 특정한 경로를 만들어 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 같다.

그래서 필자는 사회현상인 경제나 주식시장도 그러한 경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