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독(愼獨). 기억이 까마득하긴 하지만 율곡선생이 강조했다고 기억된다.

누가 보지 않아도 삼간다는 뜻이니, 군자이거나 초인의 경지에서나 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 신독(愼獨)이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신독(愼獨) 실천은 확률적으로 불가능하다. 100명 중에서 신독(愼獨)을 제대로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이 1명이라도 있다면, 100명중 군자가 1명 있다는 얘긴데, 그럼 대한민국에 군자 혹은 초인이 50만명이나 된다는 뜻이다. 설령 50만명 이상 있다고 해도 확률로는 1%밖에 안 된다.

이를 투자이론의 관점에서 본다면 합리성을 제대로 구현할 수 있는 사람이 1%라는 뜻과도 같다. 나머지 99%는 불합리한 판단과 불합리한 행동을 하고 있다.

이 사회를 이끌어가는 방향성은 1%의 군자에게서 나오겠지만, 사회 현상을 만드는 바탕은 99%의 불합리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다. 1%가 방향 제시를 하고 99%는 그 방향에 따라서 확률적 행동 분포를 보이게 될 것이다.

따라서 99%의 행동 양태를 확인하는 작업이 사회를 제대로 읽어내기 위한 기본일 것이다. 물오리 떼를 보면 한 마리가 전체 무리를 끌고 가지만, 분포도는 나머지 99%의 물오리 떼가 만들어 낸다.

주식시장에서 1%의 움직임을 포착하기가 너무 어렵다. 그래서 1%의 리딩 지표를 읽어내는 것보다는 결국 99%의 방향성은 1%를 따라간다고 보고 99%의 행동양태를 읽어내는 일에 치중해보는 것이다. 그것이 훨씬 더 효율적이다.

말이 좀 어렵게 꼬였는지 모르지만, 각종 지표를 바탕으로 하여 남보다 먼저 미래를 예측하려고 노력하지만 – 오리 떼를 이끌어가는 1마리의 방향성을 찾으려 하지만 – 그것보다는 오리 떼의 일부 무리들(예를 들어 오리 떼가 100마리라고 하면 70마리의 후행하는 무리들)의 이동 양태를 파악해보는 것이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각종 난무하는 지표들로 매일 시장을 해석하는 일보다는 그냥 현재 상태에서 투자자 무리들의 행동 양태를 읽어보자는 뜻이다.

신독(愼獨)을 실천할 수 있는 1%도 중요하지만, 신독(愼獨)의 실천이 어려운 나머지 무리들을 중시하자는 것이 ‘민주주의’ 원칙에 부합될 지도 모른다. ‘민주주의’가 대단한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