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소비의 유혹 ~ 디드로적 삶
얼마 전 생일을 맞이해서 지인으로부터 커피를 내리는 도자기 드리퍼(Dripper)를 하나 선물 받았다. 사무실에서 손으로 내려 마시는 커피는 향도 좋아 많은 주위 사람들까지 행복하게 만든다. 그런데 이 드리퍼를 갖고 보니 필요한 것들이 생겼다.
우선 커피를 내려 먹어야 하니까 커피원두를 사야했고, 원두를 즉석에서 갈아서 먹으려니 원두 분쇄기(핸드밀)가 필요했다. 분쇄된 원두를 그냥 드리퍼에 넣는 것이 아니라 필터지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다 준비가 됐다 싶었는데 사무실에 뜨거운 물을 원두 위에 둥글게 뿌려줄 주전자가 마땅히 없어서 사게 됐다.
멋진 도자기 드리퍼는 정작 13,000원이었지만 커피를 내려 마시려고 들어간 부대비용은 분쇄된 원두커피 38,000원, 커피필터지 100매에 8,000원, 핸드드립 서버(투명주전자) 18,000원, 드립팟(물뿌리는 주전자) 80,000원.. 이렇게 해서 총 15만원이 넘게 들었다. 앞으로 사무실에서1회용 스틱커피가 아닌 손으로 내린 커피를 마시는데는 계속해서 돈이 들 것이다. 물론 커피전문점에서 커피를 사먹는 대신 직접 핸드드립으로 내려먹는다면 절약이 될 수도 있다. 아주 길게 보면.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것은 내 의도가 아닌 것이었다. 이렇게 내 소비에 나도 생각하지 않았던 작은 선물 하나로 지출이 늘어나고 지속되는 일이 생긴 것이다.
만일 이것이 커피가 아니라 정장, 자동차 또는 집에 관련된 것이었으면 더욱 소비는 커졌을 것이다.
유럽의 중세에 ‘디드로백작’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이는 '디드로효과(Diderot effect)'라고도 불리운다.
디드로백작은 어느 날 명품 서재용 가운을 선물 받는다. 그 선물 받은 가운을 서재에 있는 옷걸이에 걸어두었는데 가만히 보고 있자니 가운에 벽지, 가구, 양탄자, 심지어 소품들까지 모든 것이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꼈다. 그래서 결국 선물 받은 가운을 제대로 멋지게 입으려고 서재의 인테리어, 가구, 소품들까지 모든 것을 바꾸게 됐다는 이야기다.
아주 오래된 무의미한 이야기 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현재를 사는 우리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서 더 많은 소비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다. 특히 결혼식을 예로 들면 사랑해서 같이 살기 위해서 하는 결혼식에 남들에게 보이기 위해서 또 자신의 만족을 위해서 결혼이라는 본질보다는 웨딩드레스, 화려한 예식장, 웨딩카, 웨딩촬영, 패물 등에 너무 많은 지출을 하고 있는 것인 아닌가 생각해 본다.
지출을 통제하지 않고는 부자가 될 수 없다. 소비를 통제하지 않고는 다가올 고령화 사회에서 우리가 독립적 경제력을 가질 수는 없다. 부디 지금 내 소비가 디드로백작처럼 또 다른 소비를 위한 소비는 아닌지 생각해 보고 지갑을 열기를 당부한다.
부자는 투자수익률이나 이자보다 원금을 잘 모은 사람이다.
원금을 잘 모으는 출발점은 소비를 통제하는 것이다. 아끼고 모아야 우리는 재테크에 성공할 수 있다. 소비지향적인 생각으로 살면서 돈을 모은다는 것은 모순이다. 절대로 잊지 말라! 아껴야 모으고, 원금을 많이 모은 사람이 부자가 되는 것이다.
액션1. 소비를 통제하고 계획하라!
액션2. 계획된 소비가 아닌 경우 새로운 소비의 시작을 막아라!
새로운 소비의 시작이 또 다른 소비를 낳는다.
계획된 소비가 아니면 과감히 단절하라!
선물 받은 것을 환불하거나 타인에게 선물로 줘버리더라도~!
원문기사:한국경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