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TATSUO ITO And TOKO SEKIGUCHI

일본의 경제 상태를 가장 잘 반영하는 지수인 동행종합지수가 지난 9월 큰폭으로 하락했다. 현재 수출 부진 및 산업생산량 급감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일본에 경기침체가 임박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화요일 일본 내각부의 발표에 따르면 산업생산량과 소매매출 등 주요 지표11개로 구성된 동행종합지수가 전달 대비 2.3포인트 하락한 91.2포인트를 기록했다.

현재 일본은 엔화 절상에서부터 중국과의 영토분쟁에 이르기까지 경제활동에 악영향을 끼치는 숱한 문제들로 휘청이고 있다. 지난 9월에 발표된 경제 관련 자료들 중에서 조금이나마 희망을 주는 부분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산업생산량이  8월 대비 무려 4.1%나 하락하는가 하면, 계절적 요인을 감안한 소매매출 역시 전달 대비 3.6%나 떨어졌다.

이처럼 암울한 소식이 전해지는 가운데 결국 일본 정부는 동행종합지수에 기반한 현 경제 등급을 하향 조정, 일본이 지난달 “잠시 주춤”한 데 이어 현재 내리막길로 향하는 “터닝포인트”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일본 내각부가 정의하는 “터닝포인트”란 일본경제가 몇달 전에 이미 정점을 지나고 앞으로 하향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뜻한다.

같은 날 마에하라 세이지 일본 경제성 장관은, 현 상황에서 정부는 하나의 지표만을 가지고 일본경제가 침체기에 있다는 식의 섣부른 판단을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민간부문 경제전문가들은 일본 경제가 이미 정점을 찍고 침체기에 접어 들어가기 직전이라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일본연구소에서 수석 경제학자로 활동 중인 마츠무라 히데키는 “일본이 침체기에 진입했는지 여부는 향후 몇달간 경제지표들을 살펴본 뒤에 최종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일본 경제가 올 봄에서 여름쯤에 이미 내리막길로 돌아섰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0월에는 다이이치생명연구소의 신케 오시키 수석 경제학자가 동행종합지수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해당 지수에 기초한 현 경제상황 등급을 ‘악화’ 단계로 하향조정했다. 이는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동행종합지수가 폭락한 데에는 무엇보다 산업생산량 감소의 원인이 컸다. 지진이 발생했던2011년 3월과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었던  2008~09년을 제외하고, 올 9월 산업생산량은 최근 몇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본 경제성에서 10월 30일 발표한 제조업체 대상 조사에서 기업들은 10월 산업생산량이 전달보다 1.5%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각국이 경기둔화를 겪고 있는 데다 영토분쟁을 둘러싼 일본과 중국의 관계경색으로 중국내 매출이 추락한 것도 일본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최근 골드만삭스는 일본의 2012년(회계연도) 실질 GDP 예상치를 전달 1.9%에서 0.9%로 하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