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목숨 걸었네요 코스모스펀드 12-22 21:34
"넵두슈. 거미도 지 목숨 걸었어" 무도리 도깨비 골 바위계곡 위에서 뛰어내리려고 온 중년 남자가 거미가 쳐 논 거미줄에 걸려 파닥거리는 나비를 거미줄에서 떼어내 살려주려고 하자 할머니가 그 남자에게 하는 말입니다. "나도 가끔은 지 정신 돌아 올 때가 있어. 나도 도깨비 골에서 몸을 던져 죽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어. 그러나 그렇게 하면 자식들 가심이 얼마나 아프겠어? 자식들 가심에 못을 박고 죽는 것이 그게 어미야? 벽에 x 칠할 때까지 자식들 곁에서 살다가 죽을 겨...." 그러고 보니 세상 사람들 모두 다 목숨 걸었네요.    무도리에 사는 구봉기 할아버지는 어느날 무도리 도깨비 골에 투신하러 온 한 청년이 자살하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사례를 기대하면서 군불을 피워 따뜻한 방에서 하룻밤 재워줍니다. 청년이 지갑에 든 현금을 모두 다 그 할아버지에게 드립니다.  구봉기 할아버지는 너무 좋아서 따뜻한 밥 한 상을 차려다 줍니다. 그러자 청년은 할아버지에게 더 드릴 돈이 없다면서 가지고 온 노트북이라도 받으라고 합니다. 다음 날 구봉기 할아버지는 그 청년이 도깨비골 절벽에서 투신하면서 벗어 놓은 신발을 청년의 시신을 운구하는 친구들에게 전해 줍니다. 그는 그 이후로 자살명당으로 알려진 도깨비골 계곡에서 투신하러 오는 사람들을 재워주고 편의를 봐주는 것으로 돈벌이를 합니다.  어릴 때 헤어진 아들을 흥신소를 통해 몇 년 째 찾고 있던 구봉기 할아버지는 몇 달 후 흥신소로 부터 아들을 찾았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훌륭한 시인으로 성장한 아들은, 결혼하여 행복하게 살았지만 불의의 사고로 아내와 딸을 잃고 괴로워 하다가 얼마전에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편지와 함께 배달된 아들이 남긴 유품 상자에는 얼마 전에 재워주고 돈을 받은 청년의 신발이 들어 있었습니다. "지발로 찾아 온 자식도 못 알아보고..."                                                                                       <영화 "무도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