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한 톨이 균형을 무너뜨린다" 코스모스펀드 01-27 18:16
중학교 다니면서 십리가 넘는 거리를 자전거로 통학하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산 고개를 두 개 이상 넘는 길도 있고, 다른 쪽으로 가는 길은 신작로인데 버스가 다니고 자갈이 깔려있어서  자전가가 다니기에 힘듭니다.. 세 번째 길이 있는데 한국전쟁 때 많은 사람들을 줄세워 놓고 사살한 방죽 옆을 지나가야 합니다. 비가 내려 질퍽한 길을 갈 때, 버스가 지나가면서 흙탕물을 흠뻑 덮어 씌우는 바람에 하얀 교복을 논에서 빨아 다시 입고 등교할 때도 있었습니다. 토요일 수업이 일찍 끝나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언덕을 오르기 힘들어 자전거에서 내려 걷고 있는데 한 여름 뙤약볕에 한 아주머니께서 손수레에 짐을 가득 싣고 가파른 고개를 올라가십니다. 한 손으로 자전거 핸들을 잡고 왼손으로 손수레를 밀어 드렸더니 앞에서 끌던 아주머니께서 금새 아시고 뒤를 돌아 보시면서 고맙다고 하십니다. 왼손 하나로 미는 작은 힘도 그 분이 눈치채실 정도로 도움이 되었나 봅니다. 혼자 힘으로 세상을 헤쳐나가는 것이 정말 쉽지 않습니다. 신분 상승은 꿈도 꿀 수 없는 세상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균형을 이룬 양팔저울 한 쪽에 쌀 한 톨만 올려 놓아도 균형이 무너질 수 있듯이 어쩌면  작은 도움으로 인해 선생님의 운명이 바뀌게 될지 누가 알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