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날 씨잘데기없이 싸움박질이나 하고 지랄이여. 밥 처먹었으니께 "맨날 씨잘데기없이 싸움박질이나 하고 지랄이여. 밥 처먹었으니께 경제는 꼭 살려라." 2007년 대통령 선거 광고에 등장했던 욕쟁이 할머니 강종순 씨(73)의 이 한마디는 이명박 당시 대선 후보가 경제와 서민을 책임질 대통령이란 이미지를 국민의 뇌리에 각인시켰다.

성공적인 광고 덕에 강씨는 이 대통령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인물 중 한 명으로 지난 5년을 살아왔다.

쇼가 끝나고 관객도 배우도 모두 떠난 뒤의 무대처럼 가게 안은 썰렁했다.

서울에서도 가장 비싼 동네라는 `강남구 청담동`의 한 건물 지하에 있는 `욕쟁이할머니 포장마차`는 21일 밤에도 손님이 없었다.

사람들이 몰려들 시간이 한참 지나서까지 가게 안에 덩그러니 놓여있던 14개 테이블이 차는 일은 없었다. 115㎡(약 35평) 가게 벽면을 빼곡히 채우고 있는 사람들의 낙서까지 없었다면 장사를 했었나 싶을 정도다.

강씨 할머니는 저녁 9시쯤 가게에 나왔다. 사실 물어볼 필요도 없었던`요즘 벌이는 어떠시냐`는 질문에 "이놈아, 그런 거 묻지 말어"란 퉁명스러운 대답만 돌아왔다.

할머니의 지난 5년은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은 삶이었다. 광고를 찍고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되고 또 인기가 많을 때엔 포장마차도 문전성시를 이뤘다. 소설가ㆍ영화배우 등 할머니랑 다른 세계에 사는 것 같은 사람들도 몰려들었다. 또 손님들이 할머니랑 같이 사진을 찍자고 부탁하는 통에 연예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임기를 채워갈수록 할머니의 포장마차는 비어갔다.

장난처럼 "이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도와 가게 매출이 비례한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2009년엔 언론을 통해 장사가 안 된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이 대통령이 직접 방문하기도 했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

강씨는 "하루 벌이가 30만원은 돼야 이 짓도 계속할 수 있는데 요새는 10만원도 벌기 쉽지 않어"라고 했다. 월세도 밀려있는데 매출은 늘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남편이 암 투병 중이라 할머니의 삶은 더 팍팍해졌다.

기자가 머물렀던 21일 밤 9시부터 22일 새벽 1시까지 가게를 찾은 손님은 단 세 명뿐이었다. 이날의 매출도 9만원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