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클리닉 ::
프탈레이트, 어린이 뇌 직접 공격…ADHD에 악영향 코스모스펀드
11-25 17:10
자연적으로 존재하거나 인위적으로 생산된 여러 화학물질 중 인체내에서 호르몬과 같은 작용을 하는 걸 내분비계장애물질, 흔히 환경 호르몬이라고 합니다. 적은 양이 짧은 기간 동안 체내에 머물면 신체에 악영향이 별로 없지만, 오랫동안 반복해서 신체에 들어올 경우 여러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프탈레이트는 대표적인 환경 호르몬입니다. PVC를 부드럽게 할 목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주로 PVC로 만들어진 플라스틱 제품에서 검출됩니다. 플라스틱 장난감이나 착색제, 세제, 윤활유에서도 검출되고 일부 화장품과 가구에서도 나오는 게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공기 중에서도 프탈에트가 검출되는 것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이른바 프탈레이트 미세 먼지라고 합니다.

SB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최근 SBS 정윤식 기자는 '서울시가 어린이 집 공기를 점검해 봤더니 프탈레이트 성분이 검출됐는데 이를 발표하지 않았다.'는 보도를 한 바 있습니다. ( ▶[8뉴스] 어린이집 환경호르몬 검출…서울시 2년째 '쉬쉬') 이처럼 공기 중에 섞여 있는 프탈레이트를 들이 마시거나, 어린이들이 프탈레이트 제품을 입으로 빨면 프탈레이트가 체내로 흡수 됩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프탈레이트가 어린이의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와 두뇌발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잇따라 발표되면서 학계의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 ADHD 어린이의 소변에 유독 높은 프탈레이트

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붕년 교수 연구팀은 ADHD 아동 180명(비교군)과 ADHD가 아니라고 확인된 어린이 438명(대조군)에게 소변을 채취해서 프탈레이트 농도를 비교 분석했습니다. 결과는 연구팀의 예상대로 였습니다. 프탈레이트의 여러 대사물질이 모두 ADHD 아동에게서 더 높게 나왔습니다.

SB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게다가 ADHD 어린이 중에서도 프탈레이트의 소변 농도가 짙을수록 ADHD 증상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공식으로 만들어질 만큼 상관관계가 분명했습니다. 프탈레이트 대사물질의 검출 농도가 10배 높으면 ADHD 어린이의 행동장애수치는 7.5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프탈레이트가 ADHD의 여러 성향 중에서도 충동 조절을 못하게하고 공격적인 행동을 강화시키는 데 영향을 주는 것으로 새롭게 밝혀졌습니다.

● 프탈레이트 뇌를 직접 공격한다.

이번 서울대병원의 연구에서는 세계 학계가 깜짝 놀랄만한 결과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프탈레이트가 뇌를 직접 공격한다는 걸 뇌 MRI로 확인 한 겁니다. 프탈레이트가 ADHD에 악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는 많이 있었지만 직접 뇌세포를 공격해서 ADHD를 악화 시키는 과정이 영상학적으로 증명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연구팀은 ADHD 어린이 115명을 대상으로 뇌 MRI를 촬영했습니다. 그리고 촬영된 뇌 MRI 사진을 한양대연구팀에 의뢰해서 뇌 피질의 두께를 계산했습니다. 그리고 계산된 뇌 피질의 두께와 소변 속 프탈레이트 대사물질 농도와의 관련성이 있는지 분석했는데, 그게 관련이 있었습니다. 소변 속 프탈레이트 대사물이 높은 아동일수록, 그와 반비례 해서 뇌의 우전두엽과 측두엽의 피질 두께는 더 얇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논문에 보면 이 역상관관계가 그래프로 선명하게 드러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전두엽과 측두엽은 행동조절과 종합적인 상황판단을 하는 뇌 부위인데, 뇌 부위가 얇아진다는 건 발달이 지연되거나 혹은 뇌세포가 파괴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프탈레이트 소변 농도가 높을수록 행동조절과 종합적인 상황판단을 하는 뇌 부위에서 발달이 지연되거나 파괴되어 충동 조절이 어렵고 공격적인 행동이 많아진다는 겁니다.

● 프탈레이트로 공격받은 뇌 부위 손상, 회복 가능성은?

연구 책임자인 김붕년 교수는 "그 부분에 대한 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직 결론 내리기는 어렵다는 겁니다. 하지만, "ADHD의 관련 연구 논문을 살펴보면, 교육과 약물 치료 등으로 증세가 호전되고, 특히 지능 발달이 정상으로 되돌아왔다는 결론의 연구가 많아서 프탈레이트로 손상된 뇌의 회복 가능성이 있음"에 더 무게를 두었습니다.

다만, "프탈레이트의 뇌 손상이 오랜 기간동안에 생긴 일인만큼, 그 회복 과정도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도 말했습니다. 그리고, 유전적인 원인으로만 생각해왔던 ADHD의 발병 원인을 이제는 환경적인 부분까지 폭넓게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ADHD 유형 중 충동조절장애와 공격성이 주가 되는 타입은 소변 검사를 필수로 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 어린이의 프탈레이트 어디에서 왔나?

가장 궁금한 사항에 대해, 아직 답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국립환경연구원은 이에 대해 역할 조사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 다만 지난 국립환경연구원의 조사 결과를 보면 일단 지역별로 어린이 소변의 프탈레이트 소변 농도가 달랐습니다. 공기 중에 프탈레이트 미세먼지 농도가 어린이 프탈레이트 유입에 관여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소견입니다. 또 부모의 소득수준에 따라서도 달랐습니다. 저소득층 자녀의 프탈레이트 농도가 고소득층보다 더 높게 나왔습니다. 우리나라 어린이 장남감에는 프탈레이트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값싸게 들어오는 외국 장난감에는 여전히 프탈레이트가 검출되고 있습니다. 이를 생각하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 연구는 국제저명학술지인 정신의학저널(Psychological Medicine) 최신호에 게재 됐습니다.  sbs 조동찬 기자
[조동찬 기자 dongcharn@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