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인 ‘유빗’이 해킹으로 코인 손실을 입고 19일 파산키로 했다. 국내에서는 가상화폐 거래소 파산이 처음이지만 해외에서는 2~3년전부터 반복되어 온 일이다.

가상화폐 거래소가 해킹으로 파산한 가장 유명한 일화는 일본의 마운트곡스 사건이다.

2014년 일본이 세계에서 가상화폐 거래가 가장 많이 이뤄지던 시절, 당시 세계 1위 가상화폐 거래소인 마운트곡스가 85만비트코인(약 4800억원)을 도난 당했다며 파산 선언을 했다. 마운트곡스 사건은 전세계적으로 충격을 줬고 비트코인 시세도 급락했다. 

더욱 놀라운 건 일본의 경찰은 비트코인 해킹을 마크 카펠레스 마운트곡스 최고경영자 자작극으로 판단했다는 점이다. 

당시 일본의 마이니치신문은 경찰이 고객 돈 가운데 11억엔(약 103억원)이 사업운영자금 등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카펠레스는 “해킹으로 도난당했다”며 결백을 주장했지만 검찰은 고객의 자금을 관리하던 회사 명의의 은행 계좌에서 거액이 외부 계좌로 빠져나간 점을 들며 횡령 혐의로 그를 기소했다. 이 사건은 아직 재판이 진행중이다.

일본은 이 사건 이후 거래소 인가제를 실시해 규제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2014년 7월에는 또 다른 가상화폐인 알트코인 거래소 ‘민트팔’이 파산한 바 있고, 2016년 1월 크립시라는 가상화폐 거래소는 2년 전인 2014년 해킹을 당했다며 갑자기 파산 선언을 해 논란을 빚었다.

그러나 모든 거래소가 해킹을 당했다고 다 파산하는 건 아니다. 비트스탬프라는 곳은 2015년 1월 해킹을 당했지만 입출금과 고객 금고를 따로 보관해 피해를 막기도 했다.

가상화폐 거래소 파산은 대부분 ‘자작극’ 논란이 빚어졌다. 거래소가 금융업이 아닌 탓이 투자자들이 소송을 가지 않는 한 해킹 여부를 확인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이번 국내의 첫 파산 사례 역시 가상화폐 투자자들 사이에서 ‘자작극 아니냐’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경향신문 - 임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