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입에 맞는 음식을 다 먹기로 한다면 살림이 절딴난다."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의 그 한많은 세월을 건너오신 제 어머니의 말씀입니다.
오늘 아침 오랜만에 조기 두마리가 상에 올랐습니다.
검약과 내핍생활을 80 년 이상 지속하신 어머니,
이 방, 저 방 불을 끄러 다니시느라 새벽까지 편한 잠을 주무시지 못합니다.

"어머니, 어머니께서 음식을 아끼면 오히려 우리 살림이 절딴납니다."
"아끼는데 어째서 살림이 절딴난단 말이냐?"
"어머니께서는 같은 노인들 중에서도 골밀도가 훨씬 낮은데
더 아끼면 곧 드러눕게 되실 것 아닙니까? 그렇게 되면
제가 만사 제쳐두고 어머니 시중을 들어야 할 판이니
우리집 살림이 남아 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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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자가 아니라면 여름 단풍나뭇잎을 보면 푸르다고 하고
가을 단풍잎을 붉다 하는 것이 하나도 신기한 일이 아니겠지만
계절의 흐름과 세월의 빛을 헤아리는 사람은
여름 나뭇잎에서 가을의 빛깔을 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