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 수법 코스모스펀드 10-08 16:10
BBK 실소유주 규명 ‘대선 뇌관’ 터지나 [한겨레 2007-10-08 11:31:48] [한겨레] 김경준씨의 귀국은 정국에 일파만파를 부를 것으로 보인다. 우선 검찰이 참고인 중지를 해놓은 비비케이 주가조작 사건과 이명박 후보의 공직자윤리법 위반 여부 수사가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국회의 국정감사가 17일로 예정돼 있어, 대선을 앞두고 상당한 폭발성을 갖게 될 전망이다. 관계없다던 이후보, 2000년엔 “창업”인터뷰‘이후보가 주인’ 진위 가리는데 수사 초점도곡동 땅까지 번질땐 대선정국 요동칠 듯 이명박 후보와 비비케이=이명박 후보와 비비케이의 관계가 ‘뇌관’이다. 이 후보는 2000년 2월부터 6월까지 30억원을 투자해 김경준씨와 함께 인터넷 금융회사 엘케이이뱅크를 설립하고, 온라인증권사 이비케이(EBK) 창업에도 참여한다. 이비케이에는 이 후보가 사장, 김씨가 이사로 등재됐다. 그러나 이 후보는 비비케이와의 관련성만은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한나라당 대선후보 검증 청문회에서 쏟아진 여러 질문에도 “비비케이는 저와 전혀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큰형 이상은씨와 처남 김재정씨가 대주주인 ㈜다스가 190억원을 비비케이에 투자한 데 대해서도 “나와 무관하다”고 부인했다. 삼성생명, 심텍 등에 비비케이 투자를 권유했다는 의혹도 부인하면서 장로회신학대 장학재단에 대해서만 “내가 소개했다”고 시인했다. 그러나 이 후보의 이런 태도는 과거 언론 인터뷰 내용과는 사뭇 다르다. 이 후보는 2000년 10월13일 이비케이가 증권업 예비허가를 받아낸 직후 <중앙일보>와의 인터뷰(10월16일치)에서 “올 초 이미 새로운 금융상품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엘케이이뱅크와 자산관리회사인 비비케이를 창업한 바 있다. … 비비케이를 통해 이미 외국인 큰손들을 확보해둔 상태다”라고 밝혔다. 또 이듬해 2월 <월간중앙> 3월호에선 “나는 어차피 정치방학이 2~3년 갈 것으로 보고 그 기간에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심각하게 고민했습니다. 새로운 금융기법을 내가 익혀야겠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이를 경험한 사람으로서 지난해 초에 벌써 비비케이라는 투자자문회사를 설립해 펀드를 묻고 있는 상태입니다”라고 했다. 김경준씨의 주장도 이런 인터뷰 내용과 일맥상통한다. 김씨는 지난 8월 <한겨레21>과의 인터뷰에서 “다스가 비비케이에 투자했다는 190억원은 엠비 리(이명박 한나라당 경선후보)의 돈이며, (이것이)비비케이·엘케이이뱅크(LKe뱅크), 이(e)뱅크증권중개 등 세 회사의 자본금으로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이런 사실을 확인해 줄 수 있는 비밀계약서가 있다고 주장하며 영문으로 ‘Stock Purchase agreement’(주식거래계약)라고 쓰인 30여장 분량의 계약서 가운데 극히 일부를 내보이기도 했다. 거기에 이 후보가 엘케이이뱅크의 지분을 100% 갖고 있고, 비비케이와 이비케이 등도 이 후보의 소유임을 밝히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했다. 삼성생명과 심텍 등 비비케이 투자자 14명의 돈을 끌어온 것도 이 후보라는 게 김씨의 주장이다. 검찰 수사 어떻게?=㈜다스가 자회사인 홍은프레닝 특혜 의혹을 제기한 이혜훈 한나라당 의원을 지난 7월5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건과 관련해 서울지검 특수1부가 다스의 실소유주가 이 후보인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혜훈 의원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에 대한 고소는 취하됐으나, 이와 관련해 이 후보의 공직자윤리법 위반 여부는 친고죄가 아니어서 김경준씨가 귀국할 때까지 참고인 중지를 해놓은 상태라 귀국 즉시 수사가 재개된다. 이 후보가 ㈜다스의 주식 96%를 소유하고 있음에도 이를 매각하거나 백지신탁하지 않았다면 공직자윤리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검찰은 지난 8월13일 중간수사 발표를 통해 “이 후보가 다스의 지분을 갖고 있는지를 규명하려면 회사 경영자와 회계장부 자금흐름을 정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으나 경영자들이 자료제출과 출석에 불응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다스가 비비케이에 투자하도록 한 의사결정을 누가 했는지를 중요한 판단준거로 삼을 수 있다”고 밝혔다. 김씨가 귀국하면 이 대목에 수사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비케이의 실제 주인이 누구인지, 투자금은 어디서 왔는지 등을 둘러싸고 정면으로 맞서고 있는 이 후보와 김경준씨 가운데 누구 말이 맞는지를 가려내는 것이 이 사건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비비케이 주가조작 사건 자체는 현재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에 계류중이나 김씨가 귀국할 경우 특수1부에서 병합해 수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안의 폭발성=이번 사건은 단순히 비비케이 실소유자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자칫 도곡동 땅의 실소유자 논란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폭발성이 있다. 검찰은 중간수사 결과 발표를 통해 도곡동 땅을 판 돈이 3개의 생명보험회사등을 거쳐 2000년 12월29일 157억원이 이 후보의 큰형 이상은씨 명의로 이체됐다고 밝혔다. 또 한나라당 검증 청문회에선 같은날 보험회사에서 만기가 된 150억여원이 빠져나가 사라졌다가 다음해 6월 이상은씨 앞으로 147억원이 입금된 것으로 드러났다. 앞으로 검찰 수사를 통해 비비케이 투자금의 흐름이 규명될 경우, 도곡동 땅 매각대금과의 관계, 나아가 도곡동 땅의 실제 주인이 드러날 수도 있어 보인다. 다스의 비비케이 투자금 190억원이 이 후보의 돈이라는 김경준씨 주장의 진위도 가려질 것이다. 이번 사건 수사의 또다른 뇌관인 것이다. 특별취재팀 비비케이 사건이란?=비비케이(BBK)는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에리카 김의 동생 김경준(41)씨가 1999년 4월에 세운 투자자문회사다. 김씨는 이 후보와 함께 30억원씩을 투자해 ‘엘케이이(LKe)뱅크’라는 사이버 종합금융회사를 설립한다. 비비케이는 이 회사의 자산운용 자회사로 편입된다. 엘케이이뱅크가 설립된 지 1년여 만인 2001년 4월, 금융감독원은 김씨가 역외펀드 운용 보고서를 위·변조한 사실을 밝혀내고 비비케이의 투자자문업 등록을 취소한다. 이 후보는 그해 4월18일 엘케이이뱅크 공동대표직에서 물러난다. 그러나 김씨는 뉴비전벤처캐피탈(옛 광은창투)을 인수하고 비비케이의 이름도 옵셔널벤처스코리아로 바꾸면서 주가를 조작한다. 2000년 12월부터 이듬해 11월까지 26개 역외펀드 계좌 등 총 38개 계좌를 동원해 옵셔널벤처스코리아 주식을 고가 매수하고, 외국인 투자자가 참여하는 것처럼 속여 주가를 폭등시켰다. 김씨는 그로 인해 생긴 회사자금 350억원을 빼돌린 뒤 일부는 비비케이 투자자들에게 돌려주고 일부는 미국으로 도피시켰다. 이것이 비비케이 주가조작 사건이며, 이 때문에 5200여명의 소액투자자들이 수백억원의 피해를 보았고 자살자까지 생기게 된다. 김씨는 2001년 12월 회삿돈 384억원을 갖고 미국으로 달아났다가 2004년 미국 연방수사국에 체포돼 현재 로스앤젤레스 연방교도소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