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를 하면서 친구에 대하여 생각을 하고 있다면
그는 낚시를 하는 것이 아니라 친구 생각을 하는 것입니다.
나무를 하면서 어머니 계신 방을 덥힐 생각을 하고 있다면
그는 지금 땔나무를 하는 것이 아니라
어머니 봉양을 하고 있는 것 처럼....
철이 바뀌면 갈아 입는 우리의 입성 처럼 우리의 생업도 그와 같습니다.
옷이 그 사람의 인격을 모두 대변하는 것이 아니듯 우리의 하는 일 또한
그러할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복장에 속고 말에 속고 그리고
직업에 속기 쉽습니다.

어떤 이는 주식을 투기라 하고 주식을 도박이라고도 합니다.
소를 키우는 농부를 도박사라고 하지 않지만 그러나
싸움소를 키워 소 싸움판을 벌여 큰 판돈에 집착하는 사람이 있다면
소를 키우는 일은 다를 바 없으나 그는 더 이상 농부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나쁜 상품을 만드는 회사에 자금을 대주는 투자나
좋은 기업에 대한 투자일지라도 도를 벗어난 기대를 하는 마음 가짐은
어쩌면 주식투자에 대한 세상의 부정적인 평가가 마땅할지 모르겠습니다.

상생의 정당한 거래를 통해 각자 떳떳한 양심으로
어머니에게 드릴 조기 한 두름을 사들고 돌아가는 아들,
순산한 아내와 딸에게 미역과 옷 가지를 사들고
돌아가는 아버지일 수는 없을까요?
조금 더 나아가, 물가상승률과 경제 성장에 따른 실질적인 구매력을
조금 웃도는 여유로움으로, 주변의 사람들을 돌아보며
살 수 있을 정도에 이른다면 무엇을 더 바라겠습니까?

제가 두려워하는 것은 주가의 변동이 아니라
이 곳에 계신 분들의 수확이
다른 곳의 이름 모를 분들의 손실로 연결되는 것입니다.
주식으로 부터 진정한 자유는
그러한 양심의 짐으로 부터 벗어나는 것까지 포함됩니다.
제가 추천했던 사실이 부끄러운 주식들이 있습니다.
도박하는 회사나 폭력적인 게임관련주, 담배 만드는 회사들은
원래 추천하지 않았으니 마음에 걸리지 않지만,
과거 저의 추천주들 중에, 사람의 인명을 해치는 장비를 생산하는 것을
주업으로 삼는 회사들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주가의 오르내림과 무관하게 무심코 그 종목들을 추천한 것은
저의 실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