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분리법 코스모스펀드 11-06 19:16
금산분리 폐지, 삼성에겐 ‘복음’ 금산분리가 폐지되면 삼성은 에버랜드가 금융지주회사가 되더라도 삼성생명과 삼성전자를 동시에 휘하에 둘 수 있으며, 삼성생명과 삼성증권은 보유 중인 계열사 주식에 대해 마음껏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7호] 2007년 10월 29일 (월) 10:52:39 전성인 (홍익대 교수·경제학) 최근 금산분리 문제가 대선 가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금산분리란 산업자본이 금융자본을 지배하지 못하도록 하고, 동시에 금융자본이 산업자본을 지배하지 못하도록 구분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산업의 금융 지배와 관련해서 은행을 제외한 모든 금융기관에 대해 산업자본의 소유를 허용하고 있으며, 금융의 산업 지배와 관련해서는 금산법 제24조를 통해 일정 수준 이상의 지배를 금지하고 있다. 또 지주회사의 경우에는 산업자본과 금융자본 중 한쪽의 자회사만을 가질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 재벌 계열사의 경우에는 계열 금융기관이 다른 계열사 주식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현재 금산분리 폐지를 주장하는 쪽은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외국 자본의 은행 소유를 막기 위한 고육지책인 것처럼 포장하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이것이 진짜 이유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금산분리를 폐지해야 론스타 같은 투기자본이 우리나라 은행을 인수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금산분리 원칙을 유지해야 이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3년에 금융감독 당국이 비금융 주력자와 관련한 조항을 철저하게 적용했다면 론스타는 하늘이 두 쪽 나도 외환은행을 인수할 수 없었다. 금산분리 폐지가 우리나라 은행을 외국 자본의 손으로부터 지켜내는 전략이 될 수 없다는 점은 다음의 가능성을 되새겨보면 금방 이해할 수 있다. 금산분리를 폐지하면 모든 산업자본이 은행을 가질 수 있다. 여기에는 토종과 외국의 구별이 있을 수 없다. 우리나라 은행산업은 이미 개방된 산업이고, 현재 상태에서 더 개방하는 것은 가능해도 개방의 폭을 축소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내 재벌만 은행을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외국의 산업자본도 은행을 마음대로 살 수 있게 된다. 만일 외국의 거대한 산업자본이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은행을 사려고 할 때 과연 우리가 무슨 재력이나 논리로 은행을 지킬 수 있단 말인가. 토종 은행 지키기 위해 금산분리를 폐지하자고? ⓒ시사IN 안희태 삼성은 현재 그룹 지배구조가 심각한 위기 국면에 놓여 있다. 결국 토종 은행을 지키기 위해 금산분리를 폐지한다는 것은 정말로 어불성설이다. 그래서 필자는 금산분리 폐지 논의의 진짜 속셈은 다른 곳에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곤 한다. 금산분리에는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금융자본의 산업 지배를 금지하는 속성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금산분리가 폐지될 경우 자연스럽게 금융자본의 산업 지배가 용인될 수도 있다. 삼성을 예로 들어보자. 금산법 제24조 위반 때문에 에버랜드 주식을 매각해야 하는 삼성카드는 매각을 얼버무릴 수 있고, 에버랜드가 금융지주회사가 되더라도 삼성생명과 삼성전자를 동시에 휘하에 둘 수 있으며, 삼성생명과 삼성증권은 보유 중인 계열사 주식에 대해 마음껏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은행까지 소유한다면 금상첨화겠지만, 굳이 은행을 갖지 않더라도 3세로의 승계를 앞둔 상황을 생각할 때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정도가 되는 것이다. 삼성은 현재 그룹 지배구조가 심각한 위기 국면에 놓여 있다. 삼성생명이 상장될 경우 머지않아 에버랜드는 금융지주회사가 될 것이고, 따라서 모든 산업자본 자회사를 분리시켜야 한다. 금산분리 폐지는 삼성에 있어서 이런 파국을 막는 거의 유일한 복음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