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흐른다(바보 일본인 VS 바보 한국인) 펀글 12-31 22:20
새해 벽두에 바보라는 단어는 다소 어색하다. 바보 일본인, 바보 한국인이라는 제목을 선택한 이유는 일본등 우리보다 앞서간 선진국들이 걸었던 바보스러운 역사를 한국이 되풀이하지는 말자는 의미에서이다. 모든 생물이 그러하듯 국가라는 경제단위도 매우 활발하게 급성장하는 젊은 시절이 있는 반면 긴 세월이 지나면서 장년기 혹은 노년기로 접어드는 시기가 있다.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진나라는 강력한 중앙권력에도 불구하고 불과 50년을 견디지 못한 반면에, BC 8세기에 세워진 로마제국은 무려 1000년 이상을 장수하였다. AD 395년에 동서로 분열된 로마제국은 서로마제국이 476년에 멸망하였지만 동로마제국은 1453년까지 존속하였다. 국가의 흥망성쇄에 관한 여러가지 정치, 경제적, 사회학적 고찰이 있겠지만 인구학적으로 불 때는 인구의 노령화가 중요한 원인이 된다. 인구의 노령화는 생산인력의 생산성 감소라는 현실적인 측면과 창조와 발전의 원동력인 도전과 모험정신의 상실이라는 측면에서 치명적이다. 일본은 1980년대와 90년대초 극심한 자산버블을 겪었다. 90년대 중반 본격적으로 자산버블은 붕괴되기 시작하였으며 한편으로 인구의 노령화가 동시에 진행되었다. 전후 일본 경제를 실질적으로 이끌어 왔던 베이붐 세대의 노령화는 도전과 모험정신의 퇴보를 가져왔다. 한편으로 자산버블의 붕괴는 이들 베이붐세대의 도전정신을 심각하게 훼손하였다. 일본인들은 2000년대 들어 가장 안정한 자산을 선호하기 시작하였으며 그것은 일본의 국채였다. 보다 수익성이 높은 해외자산에의 투자를 포기하고 가계가 직접적으로 혹은 보험사, 연기금, 방대한 우편저금 시스템을 통해 간접적으로 일본 국채에 투자되었다. 2003년 일본의 10년만기 국채수익율은 0.5%대로 떨어졌다. 당시에 미국 3년만기 국채수익율은 3.6%대였다. 미국 국채의 1/3이상은 당시 해외투자자들이 보유하였다. 반면 일본 국채의 외국인 보유율은 불과 3%대였다. 10년만기 국채수익율이 0.5%대라는 것은 실세금리가 그 정도 수준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돈이 필요한 해외투자자들에게는 거의 횡재에 가까운 것이었다. 외국인들은 일본의 횡재에 가까운 금리를 이용 돈을 빌렸으며 그 돈으로 거의 무위험의 고금리 해외자산에 투자하였다. 환리스크도 커버가 가능한 일본의 저금리는 실질적으로 해외투자자에게는 노다지였다. 일본인들은 그들이 수십년간 고생해서 벌어들인 부로 해외투자자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한 것이다. 우습게도... 이러한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들은 왜 생겼을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일본 투자자들의 보수화에 원인이 있으며 인구의 노령화에 따른 안전선호 심리가 가장 중요한 원인이었다. 나이는 들었고 이제는 더 버는 것보다 번 것을 까먹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현재의 한국을 돌이켜 보자. 한국 역시 인구의 노령화가 급격히 진행중이다. 한국 역시 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부를 축척한 장년층의 안전선호 심리가 급격히 증가하였다.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들도 마찬가지이다. 한국의 재벌들을 중심으로한 대기업들은 사상 유례없는 유보금을 기업내부에 축적하고 있다. 부채비율은 100%를 대부분 밑돌고 있다. 한때 고성장기 은행차입을 통한 레버리지 사용이 최고의 발전전략이었던 때가 있었는데 최근에는 은행들이 대출을 사정하는 실정이다. 공격은 최선의 방어이다. 수성만 하려는 기업은 결국 망하는 길로 들어선다. 2008년에 한국에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다. 보수칼러로 무장한 정치세력의 지원을 받은 후보가 국민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되었다. 부국강병이라는 전통적인 가치가 새정부에 국민이 바라는 가치가 되었다. 무엇이 국가를 부국강병으로 만들 것인가? 국민을 잘 살게 만들 것인가? 나는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이 국민들의 도전정신의 고양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관점에서 1970년대 박정희 정권의 새마을운동은 국민들의 정신을 일깨운 매우 훌륭한 정책이었다. 물론 지금 이 시점에서 새마을운동을 다시 시작할 수는 없다. 새정부가 하여야 할 최우선의 정책과제는 국민에게 미래와 희망을 주는 일이다. 국가의 미래와 희망을 중심으로 국민들이 화합하고 단합하는 일이다. 그러한 미래와 희망을 위해서 국민 스스로가 희생할 각오를 다지는 일이다. 처칠과 케네디는 일관되게 국가의 미래를 위하여 국민들에게 희생과 봉사를 강조하였다. 그것이 국민들의 수긍과 지지를 이끌었고 종국적으로 강한 나라, 발전하는 경제를 만들었다. 2차대전후 최고의 번영을 이끌었던 미국 90년대 클린턴 대통령은 취임 초기 주요 경제정책으로 재정적자의 축소를 내세웠다. 재정적자의 축소는 복지의 축소를 의미하며 이는 국민들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정책이었다. 클린턴은 취임초기 상원과 하원의 끝없는 반대를 무릎쓰고 가까스로 재정적자 축소의 정책을 통과시켰다. 90년대말 미국은 사상 초유의 대단한 규모의 재정흑자를 이루었으며, 상상하지 못했던 성장율과 국민소득 증가를 이룩하였다. 경제는 유례없는 호황을 만끽하였다. 진보적인 민주당 정권 출신 클린턴의 주요 정책은 재정적자의 축소, 강력한 기업규제 완화, 과감한 개방정책등 초당적인 정책이 근간이었으며, 단기적인 포퓰리즘을 철저히 배제하고 장기적인 튼튼한 경제, 안정적인 성장에 초점을 맞추었다. 한국의 새정부가 하여야할 일중의 하나는 위에 언급한 도전적인 국민정신 함양에 이어 장기적인 성장의 발판을 굳건히 하는 일이다. 결코 유권자를 의식하여서는 아니된다. 결코 지지율에 연연하는 정책을 펴서는 아니된다. 당장은 고통스럽더라도 장기적으로 잘사는 길을 택하여야 한다. 기업에 대한 과감한 규제완화가 필요하다. 더불어 정부가 직접 경제를 운영하려고 해서는 안된다. 국가가 부강해지는 것은 기업들의 몫이며 근로자들의 몫이다. 정부는 기업이 잘 돌아가도록 최선의 환경을 만들면 된다. 다시말하면 1930년대 미국의 공황을 극복한 케인즈 이론을 바탕으로 한 정책들은 시대착오적이다. 경제는 당시와 비교할 때 놀랄만큼 변동성이 커졌으며 이렇게 변동성이 커져버린 경제에서 정부 주도하의 대규모 투자정책들은 자칫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하나의 경제단위에서 자본, 노동, 기술은 제한적이다. 이러한 제한적 요소를 가장 효율적으로 배분하여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경제논리이다. 인위적인 정부주도하의 대규모 투자는 이러한 경제 요소의 분배를 비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다. IT가 가장 효율적인지, BT가 가장 효율적인지, 혹은 건설이 가장 효율적인지 하는 것은 시장이 판단한다는 말이다. 가장 효율이 높은 부분부터 순차적으로 경제의 요소들이 배분되어야 효과가 극대화 된다. 그것은 시장이 알아서 할 일이다. 결코 중앙정부가 관여하여 자원의 배분을 비효율적으로 만들어서는 안된다. 중앙계획경제의 처참한 실패를 우리는 80년대 동구권의 소멸로 정확히 보았다. 한편 시위문화의 종말이 이제는 필요하다. 일본이 60년대, 70년대 고도성장의 이면에는 노사의 화합과 시위의 종결로 인한 국민의 단합이 밑거름이 되었다. 미국은 닉슨이 권좌에서 물러나고 베트남 전쟁이 종결되면서 시위문화가 사라졌다. 그것이 80년대 후반부터 미국을 살리기 시작하였으며 90년대 번영을 만들었다. 새정부는 말로만 국민의 화합이 아닌 진정한 화합을 이끌 수 있는 강한 리더쉽을 발휘하여야만 한다. 내일이면 2008년 새해 아침이다. 새해에는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고 국민들은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이러한 기대감이 미래의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획기적인 전환이 필요하다. 바보 일본인의 뒤를 이어서 바보 한국인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획기적인 전환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국민에게 미래 비젼이 필요하다. 그러한 미래비젼을 위해 희생을 감수하는 시대정신이 필요하며 그것을 정부와 정치권이 주도하여야 한다. 고령화에 대처하는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현실적인 노동력 감소에 대처할 획기적인 이민정책등이 필요하다. 높은 청년실업율 때문에 중소기업의 노동력 부족을 외면하는 포퓰리즘이 다시 등장하여서는 아니된다. 한편 도전적인 기업정신, 모험정신이 새로운 시대정신이 되어야 한다.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가 기업과 경제의 새로운 철학이 되어야 한다. 기업부도율이 낮다는 것을 즐겨서는 안된다. 많은 창조적 기업들이 새로 태어나고 그중 몇몇 기업이 살아남아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국가의 부를 이끌고 간다. 대규모 국책사업등으로 인위적으로 경기를 부양하려고 하여서는 아니된다. 그것은 자칫 심각한 재정적자와 자원배분의 비효율성을 야기하여 장기적인 경제발전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신정부는 대단히 획기적인 기업규제의 완화와 개방화를 추진하여야 한다. 자유로운 기업활동의 보장과 개방화를 통한 세계적인 경쟁력 확보만이 진정 기업이 살고 국가경제가 사는 길이다. 한국의 생산성과 경쟁력이 다른 경쟁국보다 우위에 있어야 그것이 진정한 발전이 다. 2008년 새해에 가장 좋은 것은 희망찬 미래를 향한 국민의 공감대이다. 이러한 공감대가 잔파도에 흔들리지 않고 수년간 지속만된다면 수년후 우리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희망 그 한가운데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