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다보스포럼 10대 메시지 펀글 02-25 06:32
[다보스포럼 10대 메시지] 리버스 커플링 시대 온다 신흥국 성장이 미국 경기둔화를 해소 이번 포럼에서는 물 부족,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문제 등 각종 세계 경제 문제가 심도 있게 논의됐다. 전 세계 글로벌 리더들이 모여 한 해 경제를 전망하는 세계경제포럼, 일명 다보스포럼이 스위스의 휴양지 다보스에서 열렸다. 지난달 23~27일 열린 2008년 다보스포럼의 주제는 ‘협력을 통한 혁신의 힘(The Power of Collaborative Innovation)’. 다보스포럼은 국부와 파워가 급속도로 미국에서 신흥국가로 이동하면서 세계 경제가 요동치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이번 포럼에서 주목할 만한 10대 메시지를 주제별로 정리해봤다. ① 힘의 이동이 세상을 바꾼다 글로벌 힘의 이동이 지구촌을 바꿔놓고 있다. 글로벌 리더들은 구체적으로 △서쪽, 즉 미국에서 동쪽의 아시아로 △미국과 유럽의 멀티내셔널에서 신흥국가의 재벌기업으로 △미국 중심의 국제 질서에서 중국, 인도, 러시아, 멕시코, 브라질, 남아프리카 등 신흥국가 중심의 다극체제로 △기업과 그룹에서 개인, 소비자로 이동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이런 힘의 이동 시대 생존법칙은 협력(Collaboration). 다보스포럼은 서구의 힘이 아시아와 신흥국가로 이동하면서 △중국·아랍·힌두 문명의 부상 △중국·인도·신흥국가 파워 △점점 커지는 자원 보유국의 목소리 △국제정치 리더십 변화 등이 국제 질서를 바꿔놓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힘의 이동은 불확실성의 미래를 낳고 있으며 미국이 이끌던 글로벌 리더십의 부재를 연출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국제사회가 미국발 경제위기, 기후변화, 테러 위협, 빈곤문제 등에 대한 효율적인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촉발된 미국의 경제 불안과 글로벌 신용경색이 세계 경제 불안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② 엄습하는 ‘불확실성’에 대비하라 다보스포럼의 글로벌 리더들은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사태 여파로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이 급격히 높아졌다며 ‘불확실성(Uncertainty)’을 올해의 핵심 화두로 제시했다. 문제는 경제 위기가 어느 정도까지 확산될지 아무도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씨티그룹의 고문단 회장인 제임스 울펜손 전 세계은행 총재는 “현재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는 어둠 속에서 코끼리를 만지는 것과 같다”며 “사태가 점점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그는 해법으로 “시장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라며 시장의 신뢰가 붕괴된 상태에서 해법을 찾기란 매우 힘들다”고 지적했다. ③ 리버스 - 커플링 시대가 열린다 미국의 경제불안이 가속화하면서 미국이 자신의 경제회복을 신흥국가에 의존하는 신세가 됐다. 국제경제연구소(IIE)의 프레드 버그스텐 소장은 ‘리버스-커플링(Reverse-Coupling)’ 개념을 소개했다. 리버스-커플링이란 세계 경제의 50% 비중을 차지하는 신흥경제국들의 지속적인 성장으로 인해 거꾸로 미국이 경기둔화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논리다. 버그스텐 소장은 “신흥경제국들은 대체로 6~7%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며 “이로 인해 미국, 유럽, 일본 등 경제대국이 경기 둔화세를 보이더라도 세계 경제는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예를 들어 제너럴일렉트릭(GE), IBM 등의 실적을 살펴보면 미국 내 수요는 감소하지만 해외 시장 수요는 늘고 있다. ④ 3대 펀드가 중앙은행을 위협한다 3대 펀드 파워가 중앙은행의 파워를 흔들리게 하고 있다. 다보스포럼은 국부펀드와 헤지펀드, 사모펀드 등 3대 펀드의 파워가 세상을 바꾸고 있다며 이 펀드의 움직임에 주목할 것을 권고했다. ‘경제불안 누구의 책임인가’ 세션에서 글로벌 리더들은 국부펀드와 헤지펀드, 사모펀드의 힘에 눌려 중앙은행이 금융시장 통제력을 상실했다고 지적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셉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는 “중앙은행은 미국 주택 가격의 버블이 붕괴될 것이라는 것조차 예측하지 못했다”며 “이는 중앙은행의 시야가 인플레이션을 조절하는 쪽으로 너무 좁아진 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⑤달러 시대가 끝났다 달러의 위상이 급속도로 추락하고 있다. 글로벌 리더들은 기축통화 역할을 해온 달러의 위상 추락에 대비한 새로운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월가의 거물 투자가 조지 소로스는 중국 경제의 부상으로 파워가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60여년간 이어진 달러우위 시대가 끝났다고 말했다. 카말 나스 인도 무역장관도 “달러가치가 더 추락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고 무하마드 알자세르 사우디아라비아 중앙은행 부총재도 달러가치가 급락해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⑥ 새로운 리스크 관리모델 만들라 다보스포럼은 위기의 유형이 복합적이라며 현재의 리스크 관리모델을 재검토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도미니크 스트로스킨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경제불안으로 인해 심각한 경기둔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리스크 관리를 통해 효율적으로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말콤 나이트 국제결제은행(BIS) 총재도 “중앙은행이 통제력을 잃고 금융위기 관리마저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며 “글로벌 공조가 필요한 상황에서 기업들은 새로운 생존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⑦ 협력 통해 글로벌 해법 찾아라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불확실성의 미래를 극복할 것인가. 다보스포럼은 지구촌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려면 협력을 통해 해법을 찾아야 한다며 협력(Collaboration)과 혁신(Innovation)을 올해 핵심 키워드로 제시했다. 5대 협력과제로 다보스포럼은 △비즈니스: 협력하며 경쟁하기 △경제와 금융: 경제불안 뛰어넘기 △지정학: 이해관계 조정하기 △과학과 기술: 자연계 새분야 개척하기 △가치와 사회: 미래변화 이해하기 등을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⑧ 창조적 자본주의로 사회공헌하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지난해 하버드대 졸업식 때 제창했던 ‘창조적 자본주의(Creative Capitalism)’를 또다시 제창, 참석자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빌 게이츠는 “이제 기업들이 이익만을 탐닉하는 전통적 자본주의 자세를 버리고 시장의 힘과 작동원리를 활용해 가난한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도와줄 수 있는 ‘창조적 자본주의’를 새로운 시대정신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의 자본주의가 부유한 사람들이 더 잘사는 그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회적 약자, 즉 가난한 사람들이 더불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쪽으로 진화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⑨ 물 문제에 관심 가져라 지난해 기후변화에 이어 2008년 다보스포럼에서는 물에 대한 중요성이 집중 부각됐다. 그동안 물 부족에 대한 우려는 기후변화 위기, 빈곤퇴치 등의 이슈에 밀려 있었지만 이번 포럼에서는 핵심 이슈로 떠올랐다. 이번 다보스포럼에서는 ‘물 세션’이 특별히 마련됐다. 또 이러한 ‘물 이슈’의 가장 중심에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있었다. ‘물 부족’ 세션에 패널리스트로 참여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해 다보스포럼은 지구온난화를 주요 테마로 다뤘는데 올해는 물 이슈를 집중 부각시켰다”고 평가했다. ⑩ 협력 네트워크를 만들라 ‘비즈니스 리더들이여, 협력 네트워크가 강한 기업이 승리한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다보스포럼은 비즈니스 리더들에게 4가지 메시지를 던졌다. 다보스는 성공하는 기업이 되려면 △회사 안팎의 최우수 조직과 협력 네트워크를 갖춰라 △현재의 일하는 방식을 파괴해 자율이 숨 쉬도록 하라 △이업종과 교류하라 △시민사회에 공헌하라고 제언했다. 다보스포럼은 이는 기업들이 ‘협력하면서 경쟁하기’를 실천하는 방법이라며 불확실성 시대에는 이를 실천하는 기업이 앞서갈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