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 가격 급등(시골의사) 펀글 03-11 22:39
최근 농산물 가격 상승에는 옥수수 가격의 급등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파동은 미국에서 자동차 연료를 주입 할 때 바이오 에탄올을 10% 의무적으로 포함하는 규정을 신설하면서부터 옥수수 파동은 이미 예고된 사안이나 다름이 없었다. 그런데 suv 한 대에 넣는 에탄올을 생산하는데 무려 150 킬로의 옥수수가 사용되는데도 불구하고, 왜 미국은 이런 선택을 했을까를 생각해보면 이 문제는 그렇게 간단치가 않다. 먼저 미국의 옥수수 정책은 먹는 옥수수와 연료(사료)용 옥수수로 구분된다. 전자와 후자는 탄소구조 자체가 틀리는 품종이다. 때문에 후자의 부족으로 전자의 가격상승이 초래되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좀 더 많은 사실을 알아야만 한다. 원래 옥수수는 인디언의 식물이었다. 아메리카를 접수한 서구인들이 기존 남미대륙의 동식물종 대신 유럽에서 키우던 작물과, 동물을 아메리카에 이식했지만 옥수수만은 예외였다. 왜냐하면 단위 면적당 그 만큼의 수확을 거둘 수 있는 작물은 옥수수가 거의 유일했기 때문에, 이주민들도 옥수수에 기대지 않고서는 엄청난 식량수요를 감당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후 옥수수는 이주민들에게 배척되지 않고, 오히려 간택되어 진화하면서 모든 음식물의 원료로 사용되고, 동물의 사료로도 사용되기 시작했다. 때문에 우리가 지금 먹고 있는 모든 먹거리의 1/4 는 옥수수에서 나오고, 동물 사료의 절반은 옥수수가 차지한다. 단순히 주식으로 옥수수를 삼던 일부 지역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섭취되고 사용되는 작물이 옥수수가 된 것이다. 하지만 옥수수의 본격적인 재배는 상당한 재앙을 초래했다, 산과 들을 깎아 도시를 세우는것 뿐 아니라, 미국 농가의 재배면적들이 전부 옥수수 밭으로 변화하면서 기존작물을 키우던 농장들이 모두 사라지고 대규모 옥수수 재배를 위해 농장의 다양성이 사라진 것이다, 옥수수가 들판을 점령한 셈이었다. 그 결과 옥수수의 수요는 점점 늘어났다. 미국식 음식들이 세계의 식단을 사로잡으면서 아이스크림, 밀크 쉐이크, 코크, 소다수등이 네팔의 산간까지 침투하고, 개발도상국들의 지방과 단백질 섭취 요구가 늘어나면서 사육하는 동물의 수도 덩달아 늘어났다. 결국 기존의 건초등으로는 동물용 사료를 채울 수 없었던 개발도상국들이 닭이나, 소,돼지의 사료로 미국의 다국적 기업이 생산하는 옥수수 사료에 의존하게 되었다. 물론 이런 옥수수들은 유전자 조작 식물들이다. 결국 식용 옥수수의 수입에서 사료용 옥수수의 수입까지 세상의 모든나라들은 옥수수에 의존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런 수요에도 불구하고, 유전자 조작과 품종개량과 같은 공급측면의 기술진화로 옥수수 가격은 점점 더 떨어졌다, 1970년대 미국에서는 우리나라 추곡 수매제도와 같은 방식으로 옥수수 농가의 소득을 보전해 주었으나, 정부보조금의 점진적 감소로 인해 농가의 수익성은 점점 악화되게 된 것이다. 미국으로서도 고민에 빠진 것이다. 바로 이때 적시에 맞아 떨어진 것이 바로 석유가격의 상승이다, 먼저 석유가격은 옥수수가격을 올리는 가장 증요한 요인중의 하나다, 옥수수를 키우기 위해 들이는 석유의 양은 상상을 초월한다, 동식물은 자연계에서 질소를 가져와야 생존한다. 하지만 식물이 자연에서 섭취하는 질소는 식물의 뿌리에 사는 박테리아나, 비올 때 번개가 들이치며 질소를 고정하는 자연 현상에 담긴 빗속의 질소가 유일하다. 즉 질소가 대기중에 무한하지만 식물은 그것을 섭취하는 방법에 제한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고도의 열을 이용해서 공기중의 질소를 동식물이 사용가능한 질소로 고정하는 공정의 개발은 작물을 재배하는데는 가히 혁명적인 사건이 되었다. 소위 요소비료가 등장한 것이다. 하지만 요소비료를 얻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화석 연료를 사용해야하고, 농장을 운영하는 트랙터 역시 마찬가지로 기름을 소모한다, 그래서 석유가격의 상승은 기본적으로 수요와 관계없이 비용측면에서의 옥수수 가격 상승요인으로 잠재되어 있다. 더구나 중동의 석유자원에 대한 지나친 의존에서 벗어나려는 미국의 시도는 바이오에탄올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했고, 그것은 곧 의무화 되었다. 석유자원에 대한 의존도 뿐 아니라, 옥수수 가격상승을 노린 두가지 목적을 가진 것이기도 했다. 바이오에탄올은 옥수수의 줄기나 껍질을 이용하는 방식이 개발되지 않는 한 경제적으로 무용한 방식임에도 왜 그랬을까에 대한 해답이 바로 여기에 있다. 옥수수 가격이 상승하면 기본적으로 미국의 국내 압력이 높아진다. 하지만 이로서 미국은 곡물 수출과 그것을 사료로 쓰는 고기의 수출을 제한 할 수 있는 당위성을 얻게된다, 즉 옥수수 가격상승을 억제한다는 명분으로 식량을 전략물자화 할 수 있는 중요한 동기를 얻게된것이다. 결국 이런 여파는 세계 각국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가장 큰 타격은 곡물을 자체 생산 할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중동의 경우에는(참고로 우리나라의 자급율은 약 27% 수준이다) 치명적인 문제를 안게된다. 석유없이 사는게 어려울까?, 음식을 못먹는게 더 어려울까? 여기에 전략적 고민이 엿보인다. 결국 이러한 양상은 두 가지 가능성을 함축하고 있다, 양진영이 치킨게임을 하기 보다는 결국 석유생산량을 늘리고, 저가에 옥수수 공급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히건, 반대로 극한의 치킨 게임으로 서로 충돌하면서 유가와 곡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쏟건 두가지의 선택이 있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후자의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왜냐하면 마주달리는 기차가 서로 충돌하는 지점까지는 피차거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우리 투자자들은 여전히 상품에 대한 관심을 가져도 좋다. 하지만 양자간의 치킨게임이 거의 종착점에 이르고 기차가 충돌하기 직전에 이르면 현물에 대한 투자를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역사는 핵을 가진 나라들이 서로 전쟁을 하지 않듯, 결국 긴장을 해소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현재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브라질과 같은 천연자원 생산국 (특히 식물자원)과 곡물에 대한 지수투자, 다국적 곡물기업이 포함된 펀드투자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그 수익률이 정점에 이르고, 상황이 점차 악화되면 마지막 폭탄을 더 이상 돌리려 하지 말고, 적당한 지점에서 이익을 수취하고 떠나는 것이 옳다. 주식시장의 경우에도 같은 맥락에서 움직일 것이다, 약달러 기조, 미국의 경기침체등이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같은 금융부분과, 유가상승등의 실물부분에 기초한 것이라면, 전자의 경우에는 이제 거의 8부 능선을 넘고 있지만, 후자의 경우에는 아직 끝이 보이지는 않기 때문에 아직은 안심할 상황이 아니다. 하지만 시장은 이런 상황들을 선반영하고 있고, 바로 이런 시각들의 충돌이 1600 포인트 수준에서의 사자와 팔자간의 충돌로 나타나고 있다. 그래서 주식시장이 1600 포인트를 지켜내는지는 대단히 중요하다, 이것은 바로 게임의 끝이 다가오고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은지, 아니면 그 반대인지를 알려주는 지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제 가끔은 그림도 한번 씩 보자, 지금 코스피의 일간,주간,월간 가격들은 대단히 중요한 지점에 위치해 있고, 거래량 역시 치열한 격돌을 벌이고 있는 모습이다, 이 싸움에서 누가 이기는가는 최소 6개월간의 방향성을 좌우하는 중차대한 의미를 가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