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G도 파산 위기…세계증시 일제히 폭락 코스모스펀드 09-16 20:16
다우 9·11이후 최대 폭락…미, 금리인하 검토 골드만삭스 등에 AIG 긴급지원자금 조성 주문 이정애 기자 » 충격의 월가…“다음 차례는 누구냐” 158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가 15일 파산 신청을 낸 뒤, 한 시민이 미국 뉴욕에 있는 이 은행의 본사 건물 앞에서 “다음 차례는 누구?”라고 쓴 팻말을 들고 서 있다. 뉴욕/AP 연합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신청과 메릴린치 매각에 이어 미국 최대 보험사 에이아이지(AIG)까지 극심한 유동성 위기에 몰리면서, 15일(현지시각) 미국을 비롯한 세계 증시가 함께 추락했다. 미국 뉴욕증시의 다우존스지수는 이날 보합세로 출발해, 장중 2~3% 하락세를 보이다가 리먼 파산과 메릴린치 매각만으로 금융위기가 끝나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면서 장 마감 30분 전 급락해 504.48(4.42%)이나 빠졌다. 이는 2001년 9·11 테러 이후 최대 낙폭이다. 이날 헨리 폴슨 재무장관은 물론 조지 부시 대통령까지 나서 낙관적 견해를 밝히며 시장을 안정시키려 했으나, 시장의 공포감을 달래지 못했다. 이날 미국 증시에선 ‘금융주’의 추락이 확연했다. 리먼 이후의 ‘희생자’로 지목되며 극심한 신용위기를 겪는 보험사 에이아이지가 이날 하룻동안 60.79%나 빠진 4.7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도 각각 12.13%(135.50달러), 5.04%(32.19달러)나 떨어졌다. 에이아이지 이후의 희생양으로 거론되는 미국 최대 저축은행 워싱턴뮤추얼( 26.74% 하락)과 소매은행 와코비아(24.95% 하락) 등 모기지 관련 채권을 다량 보유하고 있는 은행들의 주가가 20% 넘게 폭락했다. 에이아이지는 앞서 14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400억달러의 ‘브리지론’(단기차입을 통한 자금 조달)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한 뒤 급속히 도산 위기로 몰리고 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에이아이지의 장기 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낮춘 것을 비롯해 무디스·피치 등 3대 국제 신용평가 회사들이 일제히 신용등급을 낮췄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이제 구제금융은 없다’는 태도를 고수하는 미국 정부 당국은 골드만삭스와 제이피모건체이스에 에이아이지에 지원할 긴급자금 700억~750억달러를 주도적으로 조성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당국은 금융위기 확산을 막기 위해 16일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로 금리인하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9월 16일 금융지표 ‘월스트리트발’ 금융 위기의 충격은 세계 증시에 ‘후폭풍’을 몰아왔다. 상하이종합지수는 4.47% 하락한 1986.64를 기록하며, 결국 2000선이 무너졌다. 대만 가권지수도 전날보다 295.86(4.88%) 하락한 5756.59로 장을 마쳤다. 이날 종가는 35개월 만에 최저치다. 일본 닛케이지수도 605.04(4.95%)나 급락해, 2005년 8월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아시아보다 먼저 장을 마감한 유럽 증시의 경우, 영국 에프티에스이(FTSE)100지수 3.92%, 프랑스 세아세(CAC)40지수 2.74%, 독일 닥스(DAX)지수 2.74%가 떨어지는 등 3%대의 낙폭을 보였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