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자본주의, 미지의 항로를 가다" 코스모스펀드 09-21 12:24
"美 자본주의, 미지의 항로를 가다" 연합뉴스 기사전송 2008-09-21 04:19 자본주의 기본 원칙과 신뢰 무너져 금융시스템에 대한 정부통제 강화 불가피 (뉴욕=연합뉴스) 김지훈 특파원 = "지난 20년간 자유시장 경제의 기본 정신은 `정부는 해결책이 아니라 오히려 정부가 문제'라는 것이었지만 지금은 시장이 문제고 정부는 해결책이라는 것이다." 금융사를 전공한 미 뉴욕대 리처드 실러 교수는 20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금융위기의 상황을 이렇게 진단했다. 작년 봄만 해도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은 성가신 정부의 규제가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국제무대에서 미국 금융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개탄했었다. 하지만 그는 지난 19일에는 금융위기를 진화하기 위해 근본적이고도 광범위한 정부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으며 사상 최대 규모의 시장 개입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대공황 이후 최악의 수준인 '검은 9월'의 금융위기가 정부로 하여금 가장 강력한 시장개입 방안을 마련하도록 만들었다면서 지난 주의 사태는 미국 자본주의 발전의 '결정적인 전환점(Decisive turn)'을 기록했다고 진단했다. 미 정부가 최근 수개월간 보여준 `한번에 하나씩 구제'라는 원칙을 포기하고 금융시스템 불안의 근본 원인을 직접 겨냥하는 광범위한 조치를 모색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는 것이다. 신문은 이로 인해 번영으로 이르는 최고의 길은 금융시장이 자본을 배분하고 위험을 감수하는 대신 이익이나 손실을 내도록 하는 것이라는 믿음이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또 시장이 과열됐을 때는 스스로 치유하는 것이라는 희망과 정부는 소비자와 중소기업을 보호하고 게임의 규칙을 설정하며 1987년 시장붕괴나 1998년 롱텀캐피털(LTCM) 사태 같은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시장에 개입해야 한다는 인식도 폐기됐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1987년이나 1998년 사태 때도 이번처럼 대규모로 납세자의 세금이 공적자금으로 투입되거나 정부가 주요 민간기업을 국유화한 적은 없었다. 신문은 따라서 이번 금융위기가 일단 진정되고 나면 금융시스템에 대한 정부의 통제가 강화되는 것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단지 남은 것은 새로운 통제가 얼마나 강력할 것인가, 또 이를 완화 또는 회피할 수 있게 되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 것인가 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신문은 폴슨 재무장관과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시의적절한 조치로 위기를 봉쇄했는지 여부를 말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정부의 이번 조치가 향후 시장에서 정부의 지원을 기대하는 나쁜 행동을 조장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정부가 이를 막을 새로운 규제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