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이야! 하는 소리가 들렸어.

불난 집의 주인이 동네사람들에게 소리를 지른 거야.

그런데 그동네 사람들은 이상했어.

그 집에 불이 난 것을 뻔히 보고도 누구 한사람 도와주러 나오는 사람이 없는거야.

아니 물동이를 가지고 나오긴하는데 그걸 불난집에 끼얹는게 아니라 자신들 집에 끼얹는거야.

자기 집을 보호하려는 거겠지.

이런 매몰찬 사람들이 있나.

그 사연을 들어봤지.

그런데 애초부터 그 동네 사람들은 그 불난집에 얼마전부터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것을 모르지 않았었어.

그래서 그 주인한테 얘기했지.

혹시 그 집에 불난 거 아니요?

아니 무슨 말씀을, 그런일 절대 없습니다.

그럼 연기가 나는 건 무슨 일이요?

아! 그건, 방바닥이 차가워서 군불 좀 지피고 있는거요.

그래요? 굴뚝도 없는 집에 군불을 지펴요? 거참.

그런데 며칠후 이젠 그 집에서 불꽃이 보이는거야.

그래서 또 물었지,

그런데도 그집 주인은 불이 난게 아니라네?

아니 오히려 실실 웃으면서 그 불난집에 휘발유를 조금씩 끼얹고 있는거야.

미치지 않았냐고 물어보니까, 그게 휘발유가 아니고 물이라네, 허허, 휘발유 냄새가 진동을 하는데도 말이지.

우리가 아엠에프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잘 알고 있다.

그것은 김대중씨의 해박한 지식적 요인도 있었겠지만 그건 사실 어떤 씨앗 하나에 불과했을 따름이다.

그 씨앗이 자라서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그것을 심을 땅도 있어야하고 거름도 있어야하고 적당히 비도 내려줘야하고 여러가지 요건이 맞아야 하는 것처럼 그 씨앗만 가지고 있다고해서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아엠에프를 극복하는데 영국도 8년이 걸렸다.

때문에 김대중씨가 아엠에프를 일년반만에 졸업시키겠다고 했을 때 처음부터 그 말을 믿는 사람들은 별로 많지 않았다.

그저 몇년이 걸리든 그것을 가장빨리 극복할 수 있는 사람이 김대중씨로 여겼기에 반신반의하는 심정으로 그를 선택했던 것이다.

그러나 김대중씨는 그런 국민들에게 그 현실에 대해서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끊임없이 이해시켰고 협조를 구했다, 물론 김대중씨를 가장 믿지 않았던 기업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따라서 국민들은 그런 그에게 진심이 느껴졌고 정말 이 사람만 믿고 따라가면 이 꿈이라여겼던 이 아엠에프도 그를 믿고 따라만가면 일년반만에 졸업을 할 수 있겠구나 라는 믿음이 생긴 것이다.

누가먼저 시작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금모으기가 시작됐고 너도나도 장롱속에 감춰 놓았던 금붙이들을 들고 나왔고 심지어 돌반지는 물론 손에 끼고 있던 예물반지까지 몽땅 내놓게 된 것이다.

그땐 정말 진보 보수 구별이 없었고 부자 서민이 따로 없었다.

모아진 금은 21억불이었던가?

한번도 본적이 없는 이 기가막힌 일에 세계는 주목했다.

이 정도의 국민들이라면 충분이 극복할 수 있겠다는 믿음을 그들에게 심어 준 것이다.

한마디로 돈은 떼먹히지는 않겠다는 믿음.

그들은 한국을 위해 아낌없이 달러를 지원했고 아엠에프 또한 적극적으로 도왔다.

21억불의 믿음이 1400억불의 믿음이 되고 1400억불이 2800억불의 믿음을 낳았다.

그 방대한 10년동안의 믿음의 결과를 민주정부는 곳간이 넘치도록 이명박정권에게 넘겨주었다.

그런데 지금 이명박이가 하고 있는 짓거리가 과연 어떤 것인가.

주가 3000시대를 만들어 주겠다.

747로 국민들 호강시켜주겠다.

나도 펀드에 투자할테니 걱정하지 말아라.

그래 좋다 이거야.

그런데 집구석에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걸 국민들이 빤히 보고 있었는데도 괜찮다.

불을 끄겠다고하면서 그 불속에 휘발유를 끼얹고 있는 강만수를 보고도 괜찮다.

불이 계속 더 번지는데도 괜찮다네?

불속에 휘발유를 끼얹으며 달러를 던지고 있는 인간을 계속 믿고 놔두겠다네?

그러고는 이제와서 불이 난 것이 확실한거 같으니까 도와 달란다.

진정성도 없어, 그냥 그렇게 말하는 거야, 건설사 살리기하는 그 딴거 명분살리기나 하려고 하는 말이지.

그러니 달러를 내놓자고하면 누가 내놓겠어.

오히려 못믿으니까 꽁꽁 숨기는거지, 아니 저인간들 하는거 보니까, 달러도 얼마안가서 고갈될 거 같거든, 그러니 차라리 그때가서 돈벌자는 거야.

만일 달러 고갈되고 아엠에프라도 터지면 자국민들마저도 못믿는 이런나라를 누가 도와주겠어.

요즘 경제 전문가들이 때를 만난듯 정부나 국민들에게 조언하고 난리가 아니다.

웃기는소리지.

조언을 하면 뭐하냐고.

국민들은 이미 믿음이 떠나버렸어.

국민들보다 예측을 못하는 정권, 그 국민들을 무시하는 정권, 자신의 생각이 틀려먹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기 위해서 그 능력없는 방화범 강만수를 계속 방관만 하는 정권.

애초 씨앗부터 썪어 버린데다 그 씨앗을 심을 국민들의 믿음에서 마련 될 땅도, 그것을 믿고 그곳에 거름이 될 세계적 지원도, 지성이면 감천이라는데 그 시기에 맞춰 비를 내려 줄 하늘까지, 모두 저버린 정권이야.

불이 난 것만 불행이 아니지.

더 큰 불행은 불을 끌 수 있다는 그 희망을 갖지 못하는 것이 더 불행한것이듯 지금 경제가 어려운 것이 불행이 아니고 통장에 잔고가 쌓여있어도 미래가 불투명하다면 그것이 더 불행한 것이지.

이제 그 잔고마저 거덜나 버렸어.

달러만이 아닌 이명박 정권에 대한 믿음의 잔고를 말하는 것이다.

이 위기를 극복하는 것은 그 믿음 밖에는 없는데 말이지.

대건안드레아 (bangaje) | 10.24 08:21 한토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