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규는 기원전 370년에 태어나서

기원전 300년에 죽은 중국 전국시대 때의 사람으로,

중국에서 상업의 성인, 상성(商聖)으로 불리우는 전설적인 사업가다.

이름은 단(丹)이며, 낙양(洛陽) 출신이다.

그는 주로 농산물과 그 부산품, 특산품과 귀중품 등을

운송업으로 시작해서 행상과 대규모 물류사업을 운영했다.

한서(漢書)에 천하 사람들은 그를 ‘치생(治生)의 원조’라 했다.

즉, 무역의 경영과 생산의 효과적인 발전에 대한 이론을 확립한

상업의 비조(鼻祖)라 한 것이다.

전국시대를 살다간 백규는

치생(治生)의 기본적인 원칙으로

시세의 변화를 예측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매해마다 풍년과 흉년을 예측하여

사람들이 버리면 취하고, 사람들이 취하면 제공한다

라는 원칙을 고수했다.

사고 파는 일에 능했으며  공상(工商)의 일에 힘써

매 거래에 5%의 이익을 추구한 주나라의 상인 중 전형적인 인물이다. 

백규는 상업 이론가로 다음과 같이 후세 사람들을 위한 상업경영 이론을 남겼다.

1. 사람들이 버리면 나는 취하고, 사람들이 취하면 나는 그들에게 준다.

버린다는 것은 용도가 없어졌다는 뜻으로

어떤 일정한 시기의 소비자는 그 재화의 가치를 알아 볼 수 없거나

혹은 이미 그 상품의 가치를 낮게 평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일반 상인들은 그와 같은 상황에서는

대량으로 재화를 사들이기를 포기해서 크게 손해 보는 것을 미연에 방지한다.

2. 큰 돈을 벌기 위해서는 가격이 낮은 곡식을 취급해야 하고,

보석과 같은 고가품으로 돈을 벌기 위해서는 품질이 좋은 물건을 취급해야 한다.

만일 자가 소비를 위해 돈을 아껴서 곡물을 사들일 때는 품질은 사소한 문제이겠지만,

다음 해 농사에서 풍작을 위해 종자를 사들인다면 상등급의 품질을 사들여야 한다.

이와 같은 백규의 생각은 상인들이란 항상 고객들의 입장에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장의 추세에 맞는 합리적인 계획과 절약과 검소한 자세,

보다 많은 생산성을 갖추어야 한다는 백규의 기업경영 사상과 고객 위주의 경영관은 지금도 유효하다. 

3. 사들일 때의 기세는 맹수가 날아가는 새를 나꿔채듯 맹렬하게 해야 한다.

백규는 이재와 부국이라는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각종 시장에 대한 정보와 소식에 정통해야 하고

그 정보에 대해서 빠르게 반응해야 한다고 했다.

일단 시장의 상황이 변화하게 되면 그 즉시 과감하게 결단을 내려

사들일 때는 사들이고 팔 때는 팔아야 한다.

그럼으로써 절대로 좋은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4. 智 勇 仁 强(지용인강)

백규는 상인들은 풍부한 지식과 더불어 智 勇 仁 强을 겸비해야 한다고 했다.

지(智)는 시세의 변화에 통하는 것이고,

용(勇)은 결단력이고,

인(仁)은 사람들이 버릴 때는 취하고 취할 때는 주는 것을 의미하며,

강(强)은 기회를 잡으면 놓치지 않는 것을 말한다.

智勇仁强을 구사하기 위해서는

이윤(伊尹, 탕왕을 도와 하나라를 멸망시키고 상나라(은나라)를 세운 사람)

여상(呂尙, 강태공, 주 무왕을 도와 은나라를 멸망시키고 주나라를 세운 사람)의 지략,

손자(孫武, 원래는 제나라 사람이었으나 BC 6세기경 오나라의 왕 합려를 도와 초, 제, 진나라를 굴복시킴)의 용병술,

상앙(진나라의 변법을 확립하여 진시황의 천하통일 초석을 만든 사람)의 법 적용 정신이 필요하다.

만사에 빈틈없는 철저한 계획으로,

도래한 기회를 놓치지 않고,

결단력을 발휘하여 성사시키는 것이 사업 성공의 비결이다. 

백규의 4대 상업경영 이론 중, 중계인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덕목은

사람들이 버리면 나는 취하고, 사람들이 취하면 나는 그들에게 준다 는 항목이다.

중계인이란 물품이 남아도는 사람에게서 물건을 싸게 사서

물건이 필요한 사람에게 약간의 이윤을 붙여 물건을 공급하므로 이익을 남기는 사람이며,

증권시장에서는 이러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존재를

LP(Liquidity Provider, 유동성 공급자)라고 부른다.

증권시장에서 증권사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고객들의 거래를 중계하는 일이며, 이렇게 거래를 중계한다는 것은

사고 싶은 사람들이 살 수 있게 해주고

팔고 싶은 사람들이 팔 수 있게 해주는 일일 것이다.

최근 우리 주식시장은

급락과 급등을 반복하며 선물 시장이 하한가와 상한가를 반복하고 있어

팔고 싶은 사람이 팔 수 없고, 사고 싶은 사람이 살 수 없는 일이 자주 벌어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면

선물의 상하한가 폭을 하루라도 빨리 확대하거나

아니면 상업의 비조, 백규처럼

사고 싶은 사람에게 팔아주고, 팔고 싶은 사람에게 사주는 역할을 할 존재가 필요하다. 

그러나 모두가 팔고 싶어할 때 사주거나, 모두가 사고 싶어할 때 파는 행위는

천 길 바닷물에 뛰어드는 용기가 필요하고,

또 그런 용기를 가능하게 할만큼

충분한 유동성과 확실한 정보를 가지고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우리 주식시장에서 백규의 역할을 해야 하는 존재는 증권사들이다.

그러나 상하한가 폭이 제한되어 있는 한국 증시에서

증권사들에게 이러한 역할을 요구하는 것은 너무나 가혹한 일이라 할 수 있으며

그러하기에 하루라도 빨리 선물의 상하한가 폭을 주식시장과 같이 15%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런 시장에서도 바닷물에 뛰어는 백규와 같은 존재가 있으니 다름 아닌 외국인 투자가들이다.

1시 25분 현재, 상한가를 친 선물 시장에서 유일하게 선물을 매도해 주고 있는 존재는

외국인들이며, 외국인들은 선물이 상한가를 친 이후, 대략 800 여개 가량의 선물을 꾸준히 매도해주고

콜옵션에서 405억원 가량을 순매도, 풋옵션은 오히려 252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참고로, 주가가 상승할 때는 콜옵션 가격이 올라가고, 주가가 하락할 때는 풋옵션 가격이 올라간다) 

그렇다면

선물이 상한가를 치고, 상한가 매수 잔량이 14,000계약을 넘어가고 있으며,

모두가 내일 시장이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선물을 사고 싶어하고, 콜옵션을 사고 싶어하는 상황에서,

선물을 매도하고 콜옵션을 매도하고, 풋옵션을 매수하는 외국인들은 

과연 자선 사업가들이라서 그런 것일까?

오늘 선물 상한가에서, 선물과 콜옵션을 매도하고, 풋옵션을 매수하는 외국인들..

과연 이들은 돈이 많고 인심도 좋은, 그런 자선 사업가들인가,

아니면 천 길 바닷물에 뛰어드는 심정으로, 남들이 사려할 때 팔아주고 남들이 팔려할 때 사주는

백규와 같은 능력을 가진 소수의 프론티어들인가,

그도 아니라면, 달러난에 시달리는 한국에게 미국이 원달러 스왑을 하용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고 

미국 나스닥, S&P 선물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으며

앞선 정보와 자금력으로 한국 투자가들을 봉으로 생각하는 그런 막강한 힘을 가진 존재들인가..

어제 오늘 선물이 장중 하한가와 상한가를 기록하며,

하루는 모두가 공포에 떨고,

또, 하루는 모두가 낙관적 희망에 부풀어 있는 모습을 보면서,

여러가지 잡 생각들이 떠 오르며, 또 오늘 밤 미국 증시는

과연 어떤 모습을 보일지 상당히 궁금해지는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