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제란 무엇인가. 노동자가 최소한의 생활을 해나가는 데 필요한 최저수준의 임금을 법으로 보장해주는 제도다. 임금은 노사가 결정하는 게 원칙이지만, 국가가 나서서 최소한 이 이상은 줘야 한다고 강제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들은 그 같은 법 제도가 없으면 보호받기 어려운 비정규직이며 사회적 약자다. 정책 결정을 할 때 이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올해 법정 최저임금은 시간당 3770원, 한 달로 따지면 78만7930원이다. 아무리 고령자, 수습 근로자라 해도 월 80만원이 안되는 수입으로는 살아가기 빠듯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여기서 더 깎으면 최소한의 생계조차 어려워진다. 노동부는 그렇게 임금이 줄어들더라도 취업이 어려운 고령자와 저숙련 근로자에게 더 많은 고용기회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주장하나, 현실과 동떨어진 탁상공론일 뿐이다. 고령층에 한해 최저임금을 깎게 허용해주면 어떤 현상이 나타날까. 기업들은 임금 부담이 줄어든 만큼 더 많은 고용을 하기보다 상대적으로 고임금이 돼 버린 50대 노동자를 해고하고 그 자리를 60대 이상으로 메우려들 공산이 크다. 일자리는 그대로인데 공연히 실업자만 유발하는 것이다. 특정 연령층에 대한 최저임금의 예외적용은 형평성 원칙에도 어긋난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임금을 깎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먼저 타격받는 사람이 비정규직이고 빈곤층이다. 전대미문의 경제 위기에는 전대미문의 복지대책을 세워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그런데 이 정부는 갈수록 그 반대로만 가니 사회적 약자들은 숨이 막힐 지경이다.







경향신문  기사전송 2008-12-10 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