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런 일련의 몸부림들은 국제금융의 맥락을 잘 읽을 줄 아는 소위 금융의 패션감각이 뛰어난 이들이 유행을 몰고 다니게 됩니다. 흡사 2010년 이후의 패션 트렌드를 읽기 위해 파리 콜렉션을 방문하는 유명 디자이너들과 같이 말이죠..

기능성이나 유행감각에 있어 이런 국제적 트렌드를 간파하지 못한 상품출시는 세계 시장을 공략해야 하는 글로벌 패션 기업들이나 디자이너들에겐 무모함 그 자체일 것이며, 극히 낮은 성공확률과 힘겨운 싸움을 해야할 것입니다.

국제 금융시장도 마찬가지 입니다. OECD에 가입한 이후 빗장이 풀리기 시작한 우리 금융시장은 IMF를 거치면서 세계시장의 조류에 더욱 길들여 졌으며, 이제 다음 달 자본시장법, 가까운 미래에 한미FTA 발효와 함께 조만간 국제금융시장에 우리의 발가벗은 모습을 드러내게 될 것입니다.

이제 이 미래들이 현실화 될 것임이 분명하다면 숨가뿐 방어에 치중하던 전열을 가다듬어 우리도 세계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가져다 줄 수 있는, 패션에 부합하는 투자처를 발굴하여 우리의, 나의 자산이 줄어들거나 착취당하는 자산이 아닌, 인류의 희망과 함께 불어나는 자산으로 운용하기 위한 공격전술도 강구해야 할 것입니다.

우선 패션의 '파리 컬렉션'이 유행과 트렌드를 선도한다면, 달러화의 약세로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되곤 있지만 아직은 대안이 부상하지 않아 금융의 메카로 인정받고 있는 '뉴욕'의 컨센서스를 호흡하는 것이 순리일 듯 합니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우리가 증시의 턴어라운드에 대한 감을 확신으로 승화시키는데 있어 등대 역할을 해주고 있는 선도지표(Bellwether)들이 보내오는 사인이 점 차 강화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주택건설과 소매업종, 기술업종을 모니터링 하고 있었고 이중 통신업종에 이끌린 기술업종의 신호가 유독 강했던 것이 지난 연말까지의 컨센서스였습니다. 2009년초를 어떻게 시작하고 있는지 이어서 점검해 봅니다.

이미 지난 12월초 중기 50일 이평선을 돌파하며 '뜨는 별(Rising Star)'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통신업종에 대해 세차례나 주목할 것을 강조해 드린 바 있습니다. 그 이후 12월 중순과 하순의 악화되는 경기지표에 의한 심리약화에도 오히려 50일 이평선의 지지를 받으며 연말연시 고개를 치켜드는 모습입니다.

기술업종의 선전만이 턴어라운드의 긍정적 기운을 전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세계적으로 2009년 상반기 최악의 경기침체기가 도래할 것이란 공통된 전망하에 미국의 소비재 업종이 보여주고 있는 Performance는 증시와 경기의 6개월이란 선후관계를 깨닫지 못한 투자자들에겐 물음표만 던져주고 있을 뿐입니다.

주택건설업종과 금융업종에 대해선 지난 '미국 주택재고를 읽어라'는 제하의 브리프에서 상관관계를 자세히 소개해 드렸듯이 한 세트의 문제거리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고급 주택건설 업체인 톨 브라더스(TOL)의 주가로 확인해 보니 Bull 전환 사인인 200일 장기이평선을 가까스로 턱걸이 하고 있는 상황이군요.

이상의 상황을 종합해 보면 선행 Bellwether들은 모두 턴어라운드에 긍정적 사인을 보내고 있습니다만, 각각의 지표들이 보이고 있는 과매수(Overbought) 양상과 S&P500지수의 옵션

가격(프리미엄)을 결정짓는 변동성(Volatility) 지수가 지난 3개월간의 높은 변동성 영역에서 다시 낮은 변동성 영역으로 접어드는 과정의 지지대(37선)에 이르고 있어 현시점에서 매물소화를 증거할 거래량의 증가나 불확실성 감소의 증표인 변동성의 추가 하락을 확인하기 위해선  1월중 추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는 컨센서스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렇게 대체로 긍정적인 시장 분위기 속에 2009년, 어떤 트렌드를 쫓아야 하는지.. 즉, 어떤 투자방향을 잡아야 하는지에 대해 몇몇 신망있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투자자들이 가장 먼저 고려해야할 요소로 꼽히는 것은 '인플레이션'이었습니다.

지난 한해 국제금융의 대표적 자산형태 4가지를 한 그림안에 포개어 비교해 보았습니다. 상품(Commodity)은 검정색 실선, 주식(S&P500)은 파란색, 국채금리(Treasury Bonds)는 빨간색, 달러(US Dollar Index)는 초록색으로 말입니다.

작년 하반기 내내 상품(검정색 실선) 가격이 저렇게 곤두박질 쳤는데 무슨 인플레이션 걱정이냐고 하실지 모르지만 현지 전문가들은 미국이 금융경색을 돈(달러)으로 막기위해 이 순간에도 FRB 조폐창 직원들에게 초과근무수당 까지 지급해 가면서 열심히 돈을 찍어 대고 있는 현실을 보며 돈의 값어치가 떨어져서 생기는 인플레이션 현상이 2009년의 화두가 될 것으로 의심치 않고 있습니다.

2> 두번째 트렌드는 식량(Food) 입니다. 작년 까지의 상품시장을 석유 및 원자재가 주도했었다면 2009년과 2010년은 UN의 FAO(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가 천명한 식량 부족 시련의 기간이 될 것으로 진단하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이 예측되는 것은 세계적으로 중소 식량 생산업자들이 생산원가 상승에 따라 식량 가격을 인상하거나, 자본부족으로 원가 상승을 견디지 못하고 도산하면서 공급이 위축되는 현상이 일반화 될 것이란 전망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3> 세번째 트렌드로 꼽힌 것은 견실화(Stability) 입니다. 좋은 말로 해서 안정화, 견실화라고 표현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알고 보면 무서운 현실일 것입니다. 무슨 말이냐구요..?

극심한 경기침체는 자본과 기본체질이 약한 국가나 기업에겐 잡아먹힐 위기가 될 수 있는 반면, 유동성을 확보하고 버텨낼 체력을 갖춘 배고픈 국가나 기업에겐 허기진 배를 달랠 좋은 기회가 될 것임은 자명합니다. 인수합병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급신장시키거나, 남들이 보수적 마케팅을 할때 오히려 공격적 신상품 출시등으로 신규시장에서의 공고한 지위를 획득하는 사례들이 올해중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는 것입니다.

이 3가지 트렌드에 대한 이해를 기본으로 10가지 테마가 제시되고 있으며, 이는 과거 제가 제임스 캔턴의 '극단적 미래예측'이라는 추천서를 통해 소개해 드렸던 10가지 테마들과 크게 다르지 않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