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다닐 때였던 것 같기도 한데, 생물시간에 개체발생은 계통발생을 되풀이한다고 한 내용을 들은 기억이 있다.

어떤 생물이 수정란으로부터 개체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그 생물의 진화과정을 보여준다는 뜻이었던 걸로 기억된다.(기억이 틀릴 수도 있음)

이 말을 일반적인 의미로 풀어쓴다면 자연법칙은 늘 복제된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한 사람의 일생은 지구역사의 축소판이라든지 우주의 축소판이라든지 하는 것으로 빗대어볼 수 있다는 뜻이다. 요즘 말로 하면 프랙탈이라는 뜻도 되겠다.

그래서인지 주식시장도 우주 법칙의 축소판이요, 인간의 삶과 닮았다. 계절이 바뀌고 자연이 변하듯이 시장도 변하고 있다. 그러면서 어김없이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이 존재한다. 늘 변하면서 변하지 않는 것이 우주의 섭리 같다. 오르면 내리고, 산이 있으면 골이 있고, 평지가 있으면 산맥이 있다. 인생의 굴곡이 그러하듯이 사회현상도 그렇고 경제현상도 그렇게 굴곡을 지닌다.

지난 12월 하순쯤에 필자는 1200선을 합리적인 수준에서 상승 포화상태라는 점을 밝히면서 2009년 시장을 전망한 바 있다. 당시 필자는 2009년에는 몇 차례의 글을 올릴 것임을 시사한 바도 있다.

바람이 불고 비고 오고, 세월이 가듯이 우주와 자연의 섭리가 그러하다면 주식 시장에도 비바람이 불기도 하고 봄날도 오고 그럴 것이다. 그러한 과정에서 1월 15일 주가가 70포인트 넘게 하락한 것일 뿐이다. 주가는 늘 그러한 반복적인 행태를 지녔을 뿐이다. 그래서 비바람이 불면 피하고, 날이 좋으면 밖에 나와 일을 하면 그 뿐이다.

그런데 비바람은 아무 때나 부는 게 아닌 것 같다. 먹구름이 끼거나 하는 징조가 나타낼 때 비바람은 분다. 그 먹구름을 잘 알지 못하므로 투자가 쉽지 않는 것이고, 비바람이 불 때 흠뻑 젖었다가도 햇볕이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지나간다.

필자는 2월 중순 이후쯤에나 새로운 투자를 고려해볼 생각이다. 그 때까지는 비바람을 피하기 쉽지 않아서 밖에 외출을 삼가겠다는 뜻이다. 비바람이 부는데 나만 비 안 맞을 자신 있다고 버티다가 낭패보기 십상이다.

환율도 심상치 않다. 1400원을 넘길 기세다. 실물경제에 뭔가 잘못 끼워진 단추가 있음이 분명하다. 그런 문제를 정부가 풀어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어떤 분은 비바람이 부는 주기를 잘 체득하여 엄청난 돈을 벌기도 했음을 알고 있다. 돈을 벌겠다기보다는 비바람만 잘 피하면 돈은 벌리더라는 그 분의 철학은 참으로 수용할만하다.

이 우주에 속하는 모든 법칙과 사회는 인생의 축소판이다. 거꾸로 인생은 이 우주 법칙의 축소판이다. 주식에 투자를 하더라도 주가라고 하는 수치에 얽매이지 말고 느긋한 마음으로 한 발 물러서서 시장을 보면 더 잘 보일 것이다. 그래서 비바람도 피하고, 소기의 성과도 달성할 수 있겠다.

어려울 때는 잠깐 쉬면서 마음을 추스리는 것이 지혜일 것이다. 그래야만 욕심도 버릴 수 있고, 때가 오면 과감하게 행동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오늘의 주가 하락은 이미 지난 과거의 사실일 뿐이다. 마음 속에 번민이 남아있더라도 그걸 잘만 지운다면 미래는 늘 열려 있다.

잠시 쉬면서 그 동안 무심히 대했던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을 되돌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가족들에게 따뜻한 대화 한 마디라도 던지고, 주위 동료들에게 커피 한 잔 사는 여유도 가질 수 있다면 이 겨울의 추위나 주가 하락은 그냥 지나가는 사건 중의 하나에 불과하다.

나이가 한 살 더 늘면서 여유는 물질적 풍요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곳간을  비우는 데서 오는 것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